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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청년이 희망이다

불금의 '사회적경제' 모임을 마무리 하며 - 청년TNA 3기 소감 나눔

불금. 불타는 금요일의 줄임말. 바쁜 일상에 찌든 현대인들이 일주일의 업무가 끝나는 금요일만큼은 작정하고 놀아보겠다는 의지의 표현. 그런데 2013년 상반기 불금의 절반을 내어놓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사회적 경제"라는. 다소 낯설은 이유 때문이었죠.

기윤실 청년TNA 3기가 막을 내렸습니다. 7명의 청년들이 격주 금요일마다 한데 모여 "사회적경제"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고, 어떻게 하면 사회적경제를 널리 알릴 수 있을까 고민했었습니다. 
그동안 수고했던 청년TNA 3기의 소감문을 여기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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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연 


TNA 모임을 시작한지 약 4개월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사회적 경제라는 두루뭉술하게 느껴졌던 낯선 개념이 어느덧 제 삶 속에 친숙하게 들어와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동안 정형화된 개념으로만 박혀있던 사회적 경제를 논하고, 공부하고, 기획 강좌를 통해 배우고, 알리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더욱 확실하게 인지하게 되었고 왜 사회적 경제여야 하는지를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돈보다 사람과 공동체가 중심이 되는 사회적 경제가 이제야 그 가치를 차츰 인정받고 있는 시기라는 것이 슬프기도 해요.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이 멀기에 한숨이 나오기도 하구요. 하지만 느리게만 보여도 조금씩 스며드는 이 과정 또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TNA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이 참 아쉽습니다.

저의 부족한 짧은 지식을 채워주신 친구, 언니, 오빠들과 용기 부어주시고 막막할 때마다 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지혜를 더해주셨던 간사님들께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이 시점이 그동안 걸어왔던 시간들의 연장선상에서 또 하나의 시작점이 될 것임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돌아보면 아쉬움과 죄송스러움이 가득하네요.

3기 모임은 오늘로서 마무리가 되지만, 계속해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던 이 시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너무 멀지않은 시간 내에 모두 사회적 경제의 현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라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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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선
 

기윤실 텐에이 활동을 마무리하며. 1년 남짓한 휴학을 마치고 돌아온 학교에서는 마지막 학기. 학생때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낼지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와 걱정이 앞섰던 시간가운데, 텐에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

기윤실에 오는 날은 정말 신나고 설레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ㅎ 한달에 두번이라는 시간과 그 외에 함께했던 시간들, 제주강정, 그리고 인터뷰를 위해 찾아갔던 사회적 기업, 수원의 우리동네... 되돌아 보니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갔던 것 같아요. 마무리를 하는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애써주신 기윤실 간사님께 넘 감사하고, 어쩜 그렇게 잘 이끌어주셨는지... 감사 감사... ㅠㅠ 

또 함께한 텐에이 동생, 오빠들께 감사합니다. 이곳에서 배우고 경험한 사회적 경제를 앞으로의 제 삶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막연하기도 하지만. 만나게되는 순간 순간마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잊지 않고 기억해간다면- 어떤 이론과 지식이 아닌, 그 순간 순간이 사회적 경제를 살아내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한사람 한사람 더 많은 이야기 나눠보지 못한것이 아쉽지만, 또 한사람 한사람의 고민과 짧은 이야기를 통해서 저를 비춰보고, 서로의 고민을 돌아보며, 나눌 수 있었던 시간들이 가장 기억에 남고 소중한 시간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또 각자의 다음 발걸음을 찾아 떠나겠지만- 그때마다 함께 만나서 이야기하고 고민했던 이 시간을 기억할게요. 4개월동안 모두들 너무 감사하구 수고많으셨구~~ 올라오는 소식들 가운데 종종 연락하면서 지내길 바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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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로


알송달송, 갈팡질팡.

 

사회의 첫 발을 내딛은 순간, 어느정도 단단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산산히 부서지기 시작했다. 옳다고 생각한 가치들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 할 수 없는 내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고, 발전적인 미래를 이야기 하는 것 조차 알맹이 없는 알곡으로 보일까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조금 더 깊이 알아가고 싶었다. 그 때 사회적 경제라는 주제로 청년 TNA 3기를 모집하는 기윤실의 얼굴책 공지를 보게 되었다. 주저할 이유가 없었고, 그렇게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었다. 
 

지난 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 공부하고, 조사해보고, 연기도 하고, 종이오리기도 하고 맛난 것도 먹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만 하면 웃느라 숨이 넘어가는 아연, 정말 열정적인 영민, 우리의 채플린 에녹도사 그리고 모든 멤버들과 같이 한 시간들이 떠오른다. 금요일 밤을 함께 보내면서 늘어난 건 정이였을까. 이제 마지막이라고 하니 아쉬움이 밀려온다. 종이를 오리고, 판넬을 만들던 모습 그리고 대본을 구성하고, 준영감독의 사인에 따라 혼신의(?) 연기를 펼치던 모습이 생각난다. 그리고 매 번 우리가 집중하며 고민했던 사회적 경제를 다시 떠올려본다.
 

우리가 계속 고민했던 것은 사회적 경제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사회적 경제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에 대한 것이었다. 답은 변화의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답을 얻었는지 생각해보니 아직은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정답이 아닐지라도 내가 얻게 된 소중한 것은 분명히 있다. 
 

실천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다는 것, 변화가 필요한 순간이라는 것, 그리고 헌신이 필요한 과제라는 것. 언젠가 각자의 자리에서 지금과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함께 헌신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제민, 효준, 이든 간사님, 함께여서 행복했어요. 중간부터 일을 시작해 멤버들만큼 노력하지 못한 저를 이해해주시고 끝까지 즐겁게 함께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모든 TNA 3기 친구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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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선


시작은 페이스북의 글 하나였다. '사회적 경제'라는 거대한 주제를 담은 모임이 있다고. 함께 이야기할 사람을 찾는다고. 당시 나는 한참 크로포트킨에 매료되어 그의 사상을 읽고 있었다. 왕정의 대안이 되기에는 자신들이 증오했던 왕정의 폐쇄적인 권위주의와 '인간에 앞선 이데올로기'로 인해 백 여년의 장정을 마치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맑스주의자들과 조금은 궤를 달리했던 사람. 인간이 우선이며 연대 없이 평화도 없다고 외쳤던 크로포트킨에게 빠져있을 즈음 '사회적 경제'는 마찬가지로 매력적이었다. 별 망설임없이 클릭클릭, 몇 자의 짧은 소개들을 보내고 TNA가 시작되었다.


돌이켜 보건대 썩 충실했던 활동이 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물론 그 가운데는 이런 저런 사정도 있었지만 엄연히 따지자면 열과 성을 다하지 못한 나의 부족함이 원인일 것이다. 때로 나의 게으름과 성의없음을 탓해야 했고 다른 모든 분들에게 미안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어찌어찌 마무리한다는 이름으로 다시 이 자리에 올 수 있게한 것은 다른 이들의 수고로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였던 것 같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마지막까지 함께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밖에 전할 것이 없다.

청년이 가져야 할 것은 거창한 슬로건보다 지금 옆 사람과 나에 대한 열정과 연대임을 조금 더 배운다. 학부 시절 어느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사도행전 1장 8절의 '땅 끝'은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돌고 돌아 결국 우리의 옆자리라고 하셨다. '사회적 경제'라는 이름으로 모였지만 우리에게 남겨진 재산은 곧 사람이고, 나 스스로 누군가와 손잡을 수 있다는 신뢰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변화의 씨앗이 되기에도 정말 작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끊임없이 모이고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것이 아닐까. 손잡을 누군가를 기다리고 찾아나서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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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세상을 향해 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함께 한다면 의외로 쉽게 가능 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 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으로 마음이 침체되어 있었고 세상과의 조화도 이루지 못한 채 시들하게 살아가다가 TNA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유쾌했고 진지했으며 세상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 하려했다. 사실 나 역시 주체이긴 하였지만 그저 옆에서 보고 배운 것들이 대부분이라 생각이 든다. 
 

이번 주제는 ‘사회적 경제’로써 우리는 협동조합 및 사회적 기업을 탐방했고 공부했다. 나에게는 생소 하였고 처음 대하기엔 어려운 주제였다. 그러나 다방면의 조사와 탐방 이 후 개괄적으로나마 자본주의의 폐해를 느꼈고 그 해결의 실마리를 어렴풋이나마 보게 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와 닿았던 것은 이러한 일련의 시도들이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사고에 문제 제기를 하게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예수는 개인의 영달을 위해 살라 하지 않았다. 이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해진 자본주의 시대와는 상당부분 받아들이기 힘든 말씀이다. 함께 잘 살아가는 세상을 소망하고 노력 하고자 한다면 우리가 사회적 경제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깨달았다. 
 

봄에 시작한 우리의 만남은 격렬한 계절이 지나 여름까지 왔다. 그간에 세상은 많이 시끄러웠다. 신이 만든 이상의 세계와는 아주 멀어져 있는 모습 속에 많은 사람들이 무심히 살아간다. 그러나 이 여름 파초 같은 우리 청년들은 가물어 있는 세상에서 소낙비를 그리는 정열 여인처럼 뜨거웠고 흥겨웠다. 서른을 앞둔 나에게 작은 훈장이 되어 줄 잊지 못할 기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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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에녹


TNA 3기의 끝자락에서 다시금 우리의 모습을 기억해 냅니다. 어색한 첫 만남이 생각납니다.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아직 다 알지 못한 채 우리는 한 배를 타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분명 다른 사람들이지만, 하나의 가치를 위해서 모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번 3기 주제인 사회적 경제는 친숙한 주제이기도 했지만,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파면 팔수록 낯선 주제였습니다. 배우고자 하는 자세, 함께하는 사람들과 교재하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세상을 변화하고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은 저를 TNA로 이끌었습니다. 나는 잘 모르고 나는 약하지만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되고 힘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공부하기 시작하자 실마리가 조금씩 보였고, 그 실마리가 조금 다르기에 격렬한 논의와 토론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탐방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겨자씨들이 많이 뿌려져 있다는 것. 개인적으로 탐방을 통해서 선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굳건하게 살아가는 것이 큰 위로와 힘이 되었습니다. 어느 책의 제목처럼 착하게 살아도 망하지 않고 오히려 그 안에서 물질과 돈으로 누릴 수 없는 것들을 누리는 것이 더욱 부요하게 보였습니다.
 

강좌를 활동 기획을 위해 몇 달간 머리를 쥐어싸며 토론하고 논의했던 우리의 시간들이 기억에 남고,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인 것 같습니다. 함께 걸었던 길들 보냈던 시간들이 귀하고 4개월의 시간을 뒤로하고 우리의 삶에서 우리의 운동이 뿌리내리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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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영


‘사회적 경제’라는 주제를 보자마자 기윤실 페이지에 들어가 등록한 게 벌써 4개월 전이다. 처음 보는 사람들, 말로만 듣던 기윤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활동들이 마음을 들뜨게 했다. 대한민국 사회에 살아가며 함께 공감하고 느끼는 바들을 풀어놓으며 그 대안으로 ‘사회적 경제’를 꿈꿔보는 청년들. 그 열정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어떻게 그 열정을 표출할지 이야기하는 과정이 때로는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길 같다가도 속이 뻥 뚫리는 고속도로 같기도 했다.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던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마을 공동체...’와 같은 개념들을 강의를 통해 정리하고 TNA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답답함을 풀기도 했다. 직접 사회적 경제를 실천하고 있는 삶의 현장에 방문해 그들의 실제적인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하고 직접 나의 언어로 정리도 해보며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른 ‘사회적 경제’의 실체를 보기도 했다. 
 

반년동안 생각해본 나름의 결과로는 ‘사회적 경제’는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원래 자본주의가 가야할 길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죽비와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뢰와 협동. 물론 현재 주류자본주의 시장이 조직되는 것과는 다른 방식(협동조합)을 사회적 경제가 추구하지만 재화를 소비하고 자본을 획득하는 그 일련의 경제활동이 인간의 탐욕에 의해 어그러지지 않도록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정신을 회복케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함께 살자. 잘 살자. 이웃이 죽는 모습을 지켜만 보지 말자. 함께 행복했을 때 너 또한 행복해질 수 있다. 앞으로 내가 살면서 추구해야 할 마음가짐이 아닐까 한다. 삶의 현장에서! 내가 돈을 벌고 소비하는 그 곳에서! 예수를 따르는 제자로 산다는 것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겠다는 두려움과 함께, 그래도 실제적인 제자도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리스도인들을 기윤실에서 만나 든든하고 많은 힘이 되었다. 
 

그동안 수고하신 기윤실 간사님들 감사합니다. 함께 수고한 청년 TNA 3기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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