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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받는 교회/창의 여성

[아기와 함께 가고 싶은 교회] “작은 실천으로도 쉽게, 어느 교회에서나, 당장 시작할 수 있어요“


[아기와 함께 가고 싶은 교회] “작은 실천으로도 쉽게, 어느 교회에서나, 당장 시작할 수 있어요“

‘아기와 함께 가고 싶은 교회’ 캠페인을 하면서 염두에 두었던 것은, 이러한 실천은 일정정도 규모가 있는 교회들만이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이었다. 실제로 지난 6월 17일, ‘아기와 함께 가고 싶은 교회 포럼’ 질의 응답 때에도 작은 교회에서는 실천하기 어렵지 않겠느나는 의견이 나왔다.

공간이나 인력, 돈에 대한 큰 부담 없이 아기와 함께 예배드릴 방법은 없을까? 기윤실 주부회원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를 참고하면, 아기 부모들은 교회에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구비해주기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교회 안에 소외된 사람은 없는지, 아기부모들이 아기를 데리고 교회에 다닐 때 불편한 점은 없는지 배려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간단하고 창의적인 수유공간 

많은 것들이 구비될수록 아기와 함께 교회 가기가 쾌적해지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을 꼽자면 먼저 아기들이 누워있거나 기어다닐 수 있는 방과 모유수유를 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을 들 수 있다. 모유수유를 할 수 있도록 한 교회들을 살펴보면, 독립된 방을 운영하는 곳도 있고, 칸막이(파티션)를 설치하여 공간을 분리하거나 ‘자바라’라고도 불리는 홀딩도어를 설치한 곳이 있다. 이때 유의할 것은 바깥에서 수유공간이 전혀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아기엄마는 교회의 수유공간 파티션이 반투명하여 자신의 실루엣이 드러날까 염려, 길 건너 백화점에 뛰어가서 수유를 하고 온다는 이야기를 했다.

교회 내에 따로 수유공간을 둘 여유가 없다면 홀딩도어를 사용한 방식을 제안한다. 기윤실에서 좋은 사례로 소개한 내수동교회를 탐방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성년부 공간 맨 뒤쪽에 홀딩도어로 만들었던 반원형의 공간으로, 모유수유를 할 때는 주름문을 닫고 소파에 앉아 수유를 하고 평소에는 주름문을 걷어내어 일반 공간으로 쓰는 것이었다. 이 공간은 수유뿐 아니라 아기들의 기저귀를 갈아줄 때도 요긴하며 큰 비용이나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아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주 이야기했는데, 얼마 전 한 후배의 경험담을 듣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식개선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후배는 자신의 교회에 홀딩도어 수유시설 설치를 제안했는데 ‘수유모도 별로 없는데 당회장실에서 모유수유하라’는 통보를 듣고 교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홀딩도어 이미지 출처: http://blog.naver.com/kdanial?Redirect=Log&logNo=150082082629)

작년에 휴대용 유축기를 들고 다니며 유축을 했던 나는 모 지하철역에 수유시설이 있다는 안내문을 보고 찾아갔다가 역장실을 내어주는 바람에 당황했던 적이 있다. 나로 인해서 누군가가 한동안 업무의 방해를 받는다는 생각과 문을 잠그기는 했지만 사무실에서 몸을 드러낸다는 부담감에 유축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러한 불편 때문에 올해는 여유공간이 있는 몇 개 지하철역에 제대로 된 수유실을 갖춘 것으로 알고 있다. 지하철 뿐 아니라 대학이나 지역도서관에 수유실이 없는 것을 보면서 공공시설이 효율성과 공공성을 어떻게 추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아기를 위한 시설은 기존 시설을 활용해서

아기가 먹는 시간과 예배시간이 적절히 맞지 않을 때에는 분유나 이유식을 준비해서 교회에 가져오게 된다. 유아실 공간이 있고, 그 안에 전기포트, 냉장고나 전자렌지가 있다면 가장 좋지만, 기존에 교회에서 쓰던 물품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주일 예배시간에는 전기포트를 유아실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구비해놓는다든지, 냉장고의 경우에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냉장고 안에 아기 먹을거리를 위한 자리를 따로 만들어서 눈치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아기 엄마도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아기엄마 중에서도 직장에 다니는 엄마와 전업주부 엄마들의 필요가 다를 수 있다. 일주일 내내 전담해서 아기를 돌보는 엄마가 주일 예배만이라도 혼자 제대로 드리고 싶어할 수 있는 반면, 직장 다니는 엄마는 예배시간에도 아기와 함께 있기를 원할 수 있다. 핵심은 지체들의 필요를 살피고 채워주자는 것이다. 주일 예배 때 아기를 맡아주기를 바라는 엄마들을 위해 탁아부를 갖추는 것이 쉽지 않다면 부서를 만들기보다 1:1 결연을 맺는 방법이 있다. 주일아침에 1,2부로 나누어 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많은데 1부에 먼저 예배를 드린 사람이 2부 때 아기 엄마가 예배를 드리는 동안 다른 방에서 아기를 맡아주는 것이다. 이 방법이 여의치 않다면 아기 엄마끼리 품앗이를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만약 교회의 주일 예배가 한 번 뿐이고 예배공간도 제한적이라면 아기도 우리 공동체의 일원이라고 생각하여 아기울음과 부산스러움을 감수하고 함께 예배를 드리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전에 다니던 교회에서는 목사님께서 아이들이 예배시간에 왔다 갔다 하는 것을 금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매우 불편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졌던 기억이 난다.

무엇보다 인식개선을

위에서 제안한 몇 가지 방법이 모든 교회의 상황에 일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더 창의적인 방법들도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소간의 차이는 있겠으나 아기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공동체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고 실천하여 풍성한 교회 공동체를 맛보길 소망한다.


유형

필요

교회 시설

넉넉한 공간, 의자가 아닌 온돌방, 임산부를 위한 소파, 유아용 화장실,

기저귀 갈이대, 모유수유할 공간, 보온병, 물티슈, 유아도서, 잘못한 아이를 훈육할 수 있는 독립 공간, 청결한 청소상태, 식수대, 놀이방 매트,

공기 청정기, 기저귀, 전자레인지, 냉장고, 청결한 이부자리, 아이가 많은 경우 차를 가지고 가야 하기 때문에 주차시설, 장난감의 필요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림,

시스템

아기를 돌볼 훈련된 교사 또는 자원봉사자, 자모실에도 돌보미가 있었으면,

탁아부, 영아부, 아기부모를 케어하는 모임, 눈높이 사명자

인식개선

아기도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인식 필요, 소란하더라도 이해해주기를. 아기 부모에 대한 정서적, 영적 배려 필요, 아기부모도 예배에 집중해야 함. 예배에 늦는 사람들이 예배실의 후문 개념으로 영아부로 들어와 예배드려선 곤란. 교회봉사를 하기 어려운 아기부모들에게 교회봉사를 강요해선 곤란.

(* 기윤실 설문조사때 나온 필요사항들.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들을 굵은 글씨체로 강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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