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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함께 가고 싶은 교회] 새문안 교회

[아기와 함께 가고 싶은 교회] 새문안 교회_"탁아부 아기도 예배드려요"

누군가 말했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과정은 제 2의 탄생이라고...나는 여자다. 그래서 제 2의 탄생을 당연히 경험할 줄 알았다. 그렇게도 당연한 인생의 과정이라고 여겨졌던 임신이 나에게는 당연한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우리나라 불임 통계 수치로 위로 받을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님을 4년 동안 배웠다.

아이와 함께 하는 삶에 대해 꿈도 많이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나와 커플룩을 입은 예쁜 여자아이와 알콩달콩, 티격태격했고, 한 눈에 봐도 의젓한 남자 아이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걷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무엘상 1장을 읽는 일은 고통이 되어갔다. 한나의 심정을 알겠기에 눈물 없이는 넘어갈 수가 없었다. 사무엘의 출생을 바라보며 나에게도 ... 이런 기쁨을 주소서 주소서... 수없이 기도했었다.

그러던 내게 일이 일어났다. 2007년 10월 14일 6주 소식과 함께 나는 예비 엄마 딱지를 붙였다. 감사함이 넘쳐 성경을 읽고 또 읽고 이것으로도 성이 안차서 쓰고 또 쓰고, 한글로도 성이 안차서 영어로 잠언을 6번을 썼다. 그렇게 출산을 기도하며 충만한 가운데 10개월을 보내고 기도대로 나는 세 번 힘주고 순산을 했다.

그런데 아이가 세상에 나온 후 엄마의 삶은 내가 생각했던 삶이 결코 아니었다. 도대체 잠이 없는 우리 아이는 이 엄마를 15개월 동안 하루에 3시간 이상 재우지 않았다. 이 기간을 지나면서 나의 상태는 체력적으로도 영적으로도 밑바닥을 치고 있었다. 나의 삶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감사함과 충만함은 체력적인 버거움과 자지 못해 예민해진 신경때문에 온데간데 없어졌다.

주일에 교회에 가도 자모실에서의 전쟁은 또 하나의 스트레스였다. 소란한 자모실 상황보다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아이를 편하게 둘 수 없는 현실이었다. 아이가 갓난 아기일 때는 뒤뚱뒤뚱 걷는 아이들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느랴, 아이가 뒤뚱뒤뚱 걷기 시작하자 뭣도 모르고 형들 장난감 건드려 자모실을 울음바다로 만들어 버리는 사태를 경계하느랴 신경이 곤두섰다. 이렇게 아이 쫓아 다니기에 급급하니 엄마의 예배 생활에 무얼 기대할 수 있으랴...

교회에 탁아부가 있다는 것을 진작 알고는 있었지만 아이를 떼어놓는 일이 여간 부담이 아니었다. 아빠한테만 가도 우는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는 것은 엄마로서 내리기 힘든 결정이었다. 게다가 친정에 2-3주씩 가 있게 되면 탁아부에 결석하게 되니 이 또한 사역자 체면이 서지 않아 탁아부에 보내는 일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아이 15개월때 탁아부 전도사로 임명 받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아이와 나의 탁아부 생활은 시작되었다. 나와 똑같은 문제로 고민하던 엄마들이 탁아부에 와서 맘의 짐을 벗고 예배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았다. 깜짝 놀랐다. 아이를 맡겨 놓고 당당히 본당으로 입성해 목사님 코 앞에서 예배 드리고 감사함에 넘쳐 웃는 얼굴로 아이를 찾으러 오는 부모들의 모습을 보는 일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믿음의 결단을 하여 엄마의 삶을 회복해 나가는 지혜로운 엄마들을 바라보며 나의 어리석은 몇 개월을 회개하게 되었다. 엄마가 데리고 있다고 해서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 오히려 엄마가 회복되어 나머지 시간들을 영적인 힘으로 아이를 양육해야 함을 우리 아이가 24개월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매 주일 느끼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나의 신념이 되었다.

새문안 교회의 탁아부는 이런 강점이 있다. 보통의 교회의 탁아부(영아부)는 엄마와 함께 예배를 드리는 시스템이다. 이것은 엄마의 대예배의 기회를 앗아가기에 엄마에게는 또 다른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새문안 교회는 아이를 전적으로 탁아부 교사들에게 위탁하고 엄마는 대예배에 들어간다. 아이들은 나와 함께 10분 가량의 탁아부 예배를 드린다. 엄마가 올 때까지 간식을 먹고 놀잇감을 가지고 놀거나 낮잠에 빠진다. 엄마의 손에서 떨어져 있으면서 아이들은 자기들의 살 길을 찾는다. 이것은 내가 밖에서는 결코 몰랐던 부분이었다.

엄마들이 어린이집을 믿고 아이를 맡기듯, 탁아부를 믿고 맡기기만 하면 엄마와 아이들의 자모실 전쟁은 종결될 수 있다. 탁아부에 있다보면 엄마와 떨어지는 것에 유독 힘들어 하는 아이가 있다. 우리 아이도 그랬다. 이 아이들을 엄마와 헤어지는 연습을 시키는 탁아부 교사들은 아주 노련했다. 문제는 엄마다. 엄마가 미련이 있어 자꾸 뒤돌아보며 아이를 힘들게 한다. 이 모습을 보면서 나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았다. 나도 그런 엄마였으니 말이다.

탁아부 생활들을 통해 나는 분명히 배웠다. 이것은 탁아부의 존재이유이기도 하다. 개 교회에서 탁아부가 있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아이와 함께 드리는 예배는 결코 엄마를 집중하게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를 두고 다른 일에 집중하는 엄마는 없다.

둘째, 엄마들의 교회 봉사를 돕기 위해서다.

우리 탁아부 첫번째 등교생은 보민이다. 9시 10분이면 어김없이 들어오는 15개월된 아이이다. 이 아이는 2개월부터 왔다. 아빠, 엄마가 모두 2부 찬양대를 서기 때문이다. 보민이는 9시 10분에 와서 엄마 아빠의 봉사가 끝나는 12시 40분에 집에 간다. 부부가 나란히 봉사하고 행복해 하며 퇴근하는 이 가족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나의 또 다른 행복이다.

셋째, 엄마들을 교회의 영적 일꾼으로 키우기 위해서이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3년은 소위 묶인 몸이라 하는데 둘째, 셋째 아이가 있다면 최소 5-6년동안은 교회생활에서 소외되게 되어있다. 교회가 엄마들을 주일에 예배만 드리는 sunday신자로 만들어놓고 어떻게 이들이 교회의 일꾼이 되기를 기대할 수 있는가? 아이를 맡겨 놓고 예배, 봉사, 성경공부에 임하는 새문안 엄마들을 바라보면서 이 생각이 더욱 확고해 진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이가 아이들을 위해 탁아부는 꼭 필요하다. 1~30개월의 아이들이 예배를 드린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부모들이 많다. 부모가 기대를 안하니 교회에서도 그 필요성을 간과해 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탁아부에서 확실히 보았다.

우리 아이(23개월)는 탁아부에서 배운 율동 뿐 아니라 말씀 전할 때 나의 몸짓을 따라 한다. 그 몸짓을 하고는 나보러 말하라는 싸인을 준다. 자기가 말은 못하지만 내가 하는 말이 맞으면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자기가 원하는 답을 하지 않으면 계속 칭얼댄다. 그리고 답이 나올때까지 나를 몸으로 설득한다. 나는 내 아이를 통해서 매주 본다. 그리고 아이들의 부모를 통해 매주 격려받고 있다.

교회에서 탁아부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엄마와 아이, 나아가 교회를 위해서이다. 엄마와 아이가 모두 영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첫걸음이 바로 탁아부이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에 이런 첫걸음들이 교회마다 생겨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 글은 새문안교회 탁아부 담당 김성경 전도사님께서 써주셨습니다.
좋은 글을 주신 김성경 전도사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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