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실천하는 자발적 불편운동
▲방선기 이사 (기윤실, 직장사역연구소 소장)
직장에서 실천하는 자발적 불편운동을 생각하면 이랜드의 초창기 시절이 생각난다. 지금 이랜드는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장이 되었지만 초기의 이랜드는 근무하기 힘든 직장이었다. 화장실 청소를 따로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직원들이 맡아서 청소를 해야만 했다.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직원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손님들이나 사용했고, 무거운 짐이 있을 때나 사용했다. 여름에 에어컨이 없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선풍기에 만족해야 했다. 직장의 근무환경으로 보면 그다지 좋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렇게 절약을 해야지 정직하게 기업을 경영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절약하기 위해서 직원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했는데 별 불만이 없었던 것 같다. 그것이 바로 이랜드 정신의 정수였다. 아마도 그 당시의 이랜드 직원들에게는 자발적인 불편이 생활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요즈음 직원들에게 그런 옛날이야기는 아마도 전설처럼 느껴질 것이다. 대부분이 그런 불편을 감수하려고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해도 하지 못할 것이다. 만일 회사에서 그런 것을 강제한다면 근무여건이 나쁜 직장으로 여겨질 뿐이다. 이제는 직원들이 엘리베이터를 사용 한다. 여름에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다. 화장실 청소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 이제는 직원들이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고 이랜드의 정신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절약을 강조한다. 낭비제거는 지시경영과 인재경영과 더불어 이랜드 경영의 기본원칙들 중의 하나이다. 이랜드의 정신의 구체적인 적용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좀 변했지만 기본정신은 여전히 실천하려고 한다.
기본원리는 단순하다. 필요가 넘칠 때까지는 참는 것이다. 참는 과정이 좀 불편하지만 그것을 감수하는 것이다. 그 결과 그만큼 절약이 된다. 편안한 것 자체를 죄악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편한 것을 유지하려면 아무래도 재정지출이 많아지게 되기 때문에 절약을 위해서는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그것은 강요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불편을 강요하게 되면 근무의 질이 떨어지게 되므로 자발적으로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문화가 되어야 한다. 이랜드는 비교적 이런 문화가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동차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자동차를 무리하게 사지 않는다. 최고 경영자부터 검소한 자동차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부분이 실용적인 자동차를 사고 가능하면 중고차를 산다. 강제 규정 같은 것은 없지만 사치스런 자동차를 사는 직원들은 별로 없다. 자동차만 그런 것이 아니라 회사 내의 물품을 구입하는데도 이 원칙을 적용한다.
공간 사용을 하는데도 아주 경제적으로 한다. 사무실 공간도 쓸데없는 공간을 없애고 아주 유용하게 사용한다. 아무래도 좀 넓게 쓰면 편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다 돈이기 때문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역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임원급 직원들이 별도의 사무실이 없다. 별도의 공간이 없으니 분명히 불편할 것이다. 그래도 그것을 잘 감수하며 일하고 있다. 사무실이 있는 최고경영자들의 사무실도 무의미한 공간은 배제하고 정말 실제로 필요한 공간으로 만족하고 있다.
해외출장 시에 이코노미 좌석을 고수하며 해외에서 머물 때도 저가 호텔을 이용하도록 한다. 여행사를 통해서 좀 돌아가더라도 가능하면 싼 비행기를 사용하도록 한다. 여행을 하는데 경제적인 면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불편이 따른다. 그러나 그것이 익숙해지면 크게 어렵지 않은 것 같다.
전등이나 히터, 에어컨 사용을 절제하는 것은 기본적인 절약방안이다. 점심시간이나 기타 일로 자리를 비울 때에 컴퓨터 전원을 끄도록 하는 것도 사소한 것이지만 불편을 감수하면서 절약을 실천하는 것이 된다.
그 외에도 내가 알지 못하는 사항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직장에서 불편을 감수하는 일을 실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것은 근무환경의 질과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업무로 자동차를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다보면 업무의 성과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 겨울에 실내를 덜 따뜻하게 조정하고 여름에는 좀 덥게 지내려고 하면 근무하는데 아무래도 지장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에서의 불편을 강요하기가 어렵고, 그렇게 한다고 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그것을 자발적으로 하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기윤실에서 하고 있는 자발적 불편운동이 이랜드 뿐 아니라 많은 직장에도 확산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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