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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받는 교회/창의 여성

여성들의 소통과 연대의 장-[기독교와 여성]성경공부 후기


2007. 4. 30

창의여성리더십 위원회에서 개최한 제 1회 [기독교와 여성]과정을 은혜 가운데 잘 마쳤습니다.

성경공부모임이 궁금하셨던 분들을 위해서 두 편의 생생한 후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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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소통과 연대의 장>
- 기윤실 여성성경공부 모임을 마치고

안정인 (청어람아카데미 간사)

1. 성경 속의 여성들과의 소통

모태신앙으로 자라오면서 교회에서 가르치는 여성상은 늘 복종하고, 수동적인, 남자를 보조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늘 "드세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싸우긴 했지만, 성경의 여러 본문들을 들이대면서 놀리는 남자아이들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그 때마다 억울하고, 하나님이 좀 얄밉기도 했습니다.

이번 성경공부를 통해서 성경 속의 여러 여성들과 만났습니다. 모세와 아론과 함께 이스라엘의 지도자였던 '미리암', 군 사령관의 역할을 한 사사 드보라, 요시아 왕 개혁시대에 하나님 말씀을 풀어주었던 선지자 훌다 등 구약시대의 여성들을 보면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must have 용기, 내면의 힘>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본래보다 억울한 평가들을 받는 여성들도 만났습니다. 대표적으로 밧세바는 다윗을 유혹하려고 보이는 곳에서 목욕했느니, 결국 왕비가 되어서 잘 된 거 아니냐는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그녀는 유대교의 정결의식에 따라 목욕한 것이었고, 다윗왕이 왕궁 옥상을 거닐다가 그녀를 발견하였던 것입니다. 당시 왕의 명령에 불순종할 수 있었을까요? 밧세바는 평생 남편 우리아를 그리워하면서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아기 예수를 안고 평온한 미소를 띄고 있는 마리아도 유관순과 같은 민족의식, 사회의식을 가진 여성이었다는 것, 사마리아 여인도 예배의 유전과 메시아 사상을 알고 있는 여인이었으며, 전도자의 삶을 살았다는 것, 마르다는 베드로와 동일하게 "주는 그리스도시요 세상에 오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줄 내가 믿나이다 (요11:27)"라는 고백을 했다는 것도 신선했습니다.

2. 그래도 여전히 억압적인

그래도 여전히 사도바울의 몇 몇 가르침은 마음을 불편하게 합니다. 에베소서 5장에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하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라’는 본문이라든지, 아니면 고린도전서 11장의 ‘머리를 가리고 기도와 예언을 하라’, 14장에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등의 본문이 바로 그 것입니다. 그러나 갈라디아서 3장28절에  "남자나 여자 없이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와 같은 자유의 대헌장, 에베소서 5장 21절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와 같은 대전제에 따라서 성경을 읽는 편이 더 본질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성경에서는 "남편이 자기의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 그 아내가 한다 (고전 7:4) "는 혁신적인(!) 가르침도 있다는 것입니다.

성경도 그 시대의 맥락에 따라 쓰여졌으며, 사도바울의 편지도 '수신자의 특수한 상황'에 따라 쓴 것을 감안해서 읽어야 한다는 것을 배우면서 앞으로는 좀 더 넉넉한 시선으로 성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자매애, 좋지 아니한가

이번 성경공부모임에서의 가장 큰 수확은 여러 "언니"님들을 만난 것입니다. 사근사근한 목소리에 딱 부러진 주장을 담으신 윤나래 간사님과 이틀에 한번씩 잘 정도로 바쁜 삶을 사시면서도 이 시간을 떼어놓으신 최정은 대표님, 한국교회의 미래를 책임지는 목회자 심경미, 김초희, 신은정 전도사님, 열의 하나로 참여한 저와, 혜미, 혜은언니, 민영주 님 등 20,30,40대 여성들이 매주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결혼, 육아, 성, 교회 등을 넘나들던 우리들의 "거침없는" 수다는 언제나 유쾌했습니다. 언제나 저는 "남자들이랑 노는 게 더 재밌어. 여자들은 삐치고 더 어렵기만 해!"라고 쿨한 척(?) 했었는데 이번 모임을 통해서 여성들간의 우정이 얼마나 깊은지, 자매애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재발견하게 되었습니다. 6주로 끝나면 서운할 뻔 했는데, <기독교와 페미니즘> 책 스터디로 심화편이 이어진다니 아즈 그냥 너어무 좋습니다. 계속 기대하고 눈 반짝거리면서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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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여성들이 제게 말을 걸어 옵니다...>

박혜은

저는 30년을 여성으로 살아왔습니다. 십대까지는 솔직히 여성이라는 인식이 별로 없었고, 여자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세상을 여성이라는 창으로 보는 법을 훈련받았습니다. 그러다 신기하게도(?) 교회를 다니면서 여성이라는 잣대는 사라지고 오직 성경 속 관점...알고 보면 사회 기득권 남성들의 시선으로 과장된...만으로 살아가야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 성품상 옆에서 지원해 주는 역할이 잘 맞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여성들을 순종적으로, 부차적으로 보는 교회 속 이야기들은 내심 마음을 불편하게 했는데도 말이죠. 그렇지만 이런 얘기들은 자칫 불손(?)한 발언이 될까봐 그냥 혼자서 넘기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여성성경공부를 했는데 말이죠...

하나님의 말씀대로, 예수님의 모범대로 사는 것이 여성들을 숨죽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여성들을 살리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러면 그렇죠...

제가 믿는 하나님은 외모로 차별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진정으로 자유케 하는 참 좋으신 분이거든요.
그동안 왜 몰랐을까요? 왜 이상하다고 소리내지 않았을까요?

성경 속 여성은 창조부터 남성과 함께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습니다.
그리고 함께 타락했고, 함께 타락의 결과를 받아들여야했죠.
여성들은 남성들의 불합리한 억압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거죠.
이런 가부장적인 사회 속으로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여성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예수님은 순종적일 뿐만 아니라 용기있고, 사회와 민족을 생각하는 마리아를 통해 이 땅에 오셨고, 마르다를 통해 신앙고백을 들으셨고, 여제자들을 삼으셨고, 부활 후 첫 모습을 여성들에게 보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초대교회 속에서도 여성들의 활발한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성경 속에는 여성들을 남성들과 동등하게 대하지 않는 모습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성경 속 여성들이 제게 말을 걸어 옵니다.
하나님과 함께하는 우리들을 보라고, 예수님이 세워 주신 우리들에게 집중해 보라고...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생각된 성경구절들이 새롭게 보일 것 같습니다.

몇 주간의 모임이었지만, 좋은 자매들과 성경을 이야기하고 삶을 이야기하면서 자유해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 안에서 책임과 권리를 사랑 안에서 함께 나눠야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의 가장 사랑하는 친구이자, 동반자인 남편에게 그 첫 혜택을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혼자서 너무 무거운 짐을 짊어지지 않도록, 각자의 영역을 인정하면서 함께하는 영역은 꼭 함께 할 수 있도록...

창조 때의 하나님과 남자, 여자의 관계를 이 땅에서 완벽하게 회복할 수는 없겠지만
예수님이 우리 가정 속에, 우리의 사회 관계 속에 오시면 이제 천국이 시작되는 거 아닐까요.
하나님 안에서 남자와 여자가 동등하게 서로를 사랑하며 서로를 섬기며 서로를 세워 주는 그런 모습...

여성성경공부 모임을 통해 이 멋진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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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회 [기독교와 여성] 성경공부에 참여하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김초희 서둔교회 전도사, 민영주 사회복지사, 박혜은, 신은정 영락교회 전도사, 신혜미 한빛누리 간사, 심경미 바른교회 아카데미 간사/전도사, 안정인 청어람 아카데미 간사, 최정은 wing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