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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받는 교회

한국 교회의 신뢰 회복, 무엇을 할 것인가?


2007. 5. 22

  지난 5월 18일(금)에는 교회신뢰네트워크(공동대표 김동호ㆍ박은조ㆍ손인웅ㆍ오정현ㆍ이동원 목사) 주최로 “한국교회 신뢰회복을 위한 대토론회”가 진행되었다. 교회신뢰네트워크는 한국 교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자 기윤실과 여러 교회 및 기독교 단체들이 함께 연합하여 구성한 단체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동호 공동대표(높은뜻숭의교회 담임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배타적인 민족인 우리 민족에게 외래 종교인 기독교가 거부감 없이 정착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기독교가 독립 운동이나 국채보상운동과 같은 사회적 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교회가 진정으로 부흥하기 위해서는 교회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바꿔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주제발제를 맡은 임성빈 교수(장신대 기독교윤리학)는 윤리적 탁월성, 전문성,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전 세 가지를 신뢰회복을 위한 기준이자 요소로 제시하였다.
  임성빈 교수에 의하면 윤리적 탁월성은 기존의 문화조류와 도덕적 상황을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반성하고 비판하고 극복하는 삶의 실천을 통하여 이루어는 것으로 개개인의 삶에서부터 교회의 행정과 재정 및 경영 전반에 걸쳐 요구된다. 아울러, 오늘날 신앙의 위기 즉, 영적 위기는 곧 한국 교회(신앙인들)가 윤리적으로 탁월성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를 뜻한다.  
  전문성이란 청지기직과 만인제사장직을 바탕으로 기독시민으로서의 최선을 다하는 삶과 교회다운 교회를 이루어가는 삶의 태도(attitude)와 행위(behaviour)를 말한다. 임 교수는 한국교회는 일찍이 근대 교육에 앞장섬으로써 근대 한국사회를 이끌어 갈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영역에서의 지도자들을 배출하였는데 오늘의 한국 교회는 사회문화적인 면에서 시민사회의 급속한 성숙을 선도할 수 있는 지도력 양성을 충실히 해 오지 못했다는 반성을 하여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전은 이 땅에서의 당파적 이익을 초월하는 공동선(common good)을 가능케 하는 소망의 근원을 뜻한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교회의 사회참여는 때로 특정한 이들과 정파적 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으로써 교회로서의 거룩성과 초월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고 임 교수는 지적하였다.
 
  이어서 임 교수는 한국 교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이 세 가지 기준에 대한 신학적 정립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윤리적 탁월성의 확보를 위해서는 신앙적인 삶의 핵심인 복음을 끊임없이 깨우치고 도전하여 회개와 구원을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의미로 묻어두지 아니하고, 사회적·우주적 차원으로 확장함으로써 신앙과 삶의 일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는 ‘만인제사장설’에 대한 신학 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통하여 성직자뿐만 아니라 모든 기독인들이 직업의 종류를 막론하고 각자의 일터에서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라는 부르심을 받았음을 인식하여야 한다고 말하였다.
  하나님나라 비전의 강화를 위해서는 이원론적 사고와 편견을 극복하고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하나님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창조하셨기 때문에 어떤 것도 그의 주권적 질서밖에 존재할 수 없으며 따라서 정치·경제·문화를 망라한 전 사회의 영역에서도 하나님의 주권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임 교수의 발제에 이어서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황우여 의원(한나라당)은 한나라당 국회의원 중에 30%가 기독교인이지만 이번 재보선 선거에서 여러 치부들이 다 들어놨다며 기독교인 국회의원들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고백하였다. 아울러 교회에 대한 신뢰는 교인에 대한 신뢰이고, 교인에 대한 신뢰는 교인들이 일하는 일터에서의 평가에 달려있다며 한국 교회의 신뢰 회복은 교인들이 일터에서 얼마나 신뢰받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하였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염재호 교수(고려대 행정학과)는 과거 교회가 신뢰를 받고 있을 때는 교회가 독립 운동, 민주화 운동 등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였고, 시대를 앞서는 문화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가치를 제공하였는데 오늘날의 교회는 엄청난 성장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고, 시대에도 뒤떨어지는 비민주성이나 세습 등의 문제를 안고 있어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이진우 목사(창성교회 담임목사)는 요즘 교회들이 도입하고 있는 교육·훈련 프로그램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충직한 교인 만들기’를 통한 교회의 성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하였다. 소금이 덩어리가 아니라 낱알로 나뉘어져 음식 속에 들어가야만 음식이 부패하지 않는 것처럼 기독교도 교인들이 뭉쳐있는 교회에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흩어져 세상 속으로 들어가 있는 각자의 신앙인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세 명의 지정 토론 이후에는 신뢰 회복을 위한 사회 다른 영역에서의 사례들을 소개하는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이인우 부실장(한겨레 신문)은 언론사로서 보도 준칙을 마련하고 시행하게 된 경위과 의의를 설명하였다. 이어서 박병옥 사무총장(경실련)은 시민단체의 책무성 회복을 위한 노력들을 소개하고 교회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좀 더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노력해 주기를 주문하였다. 마지막으로 강대선 매니저(SK 텔레콤 사회공헌팀)은 기업의 입장에서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여러 사회공헌 사업들을 소개하였다.

  이날 토론회는 ‘교회신뢰네트워크’가 한국 교회의 신뢰 회복을 위한 서포터스로서 노력해 가기 위한 첫걸음을 띤 것으로, 앞으로 좀 더 구체적인 상황 분석과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가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앞으로 한국 교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많은 기독교인들이 관심을 갖고 이 운동에 참여해 주시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