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6년 기윤실윤리이슈 되짚어보기
목회자들의 성범죄
조성돈 본부장(교회신뢰운동본부)
교회에 여자가 많아서일까, 목회자들의 성범죄 이야기는 끊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여자와 남자라는 관점에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남자의 모습이 권위적이고 부인들의 마음에서는 차지 않는 남자의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사들은 또 영적인 권위내지는 카리스마적 권위를 가지고 여성도들 위에 군림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때론 다정하고, 때로는 이상적이고, 때론 범접할 수 없는 권위를 가지고 여성도들과 만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적 문제는 교회 내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목회자를 중심으로 하는 성범죄의 문제는 공동체의 관점에서 접근해 볼 수 있습니다. 목회자가 교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성도들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의 문제가 근본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목회자가 교인들을 교회성장의 수단으로 볼 때 성적 문제는 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교인이 한 공동체의 지체로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대상으로 보이고 그렇게 여겨질 때 교인은 그 때부터 여자로 보입니다. 그러면 여느 남자처럼 범하고 싶고, 정복하고 싶은 대상으로 여겨지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대표적인 성범죄자는 다윗입니다. 다윗은 자신의 신실한 장군 우리야의 아내가 목욕하는 장면을 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여자에 대한 음심이 생긴 다윗은 그 여인을 범하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그 시대에 왕으로써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여느 여인이 아니었습다. 바로 자신의 신실한 장군 우리야의 아내였습니다. 그것도 전쟁에 나가서 자신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 신하가 아닌가요. 그런데 다윗은 이 관계를 잃어 버렸습니다. 자신의 욕망을 따라 이 관계를 깨뜨리고, 심지어 우리야를 전쟁에서 죽도록 했습니다. 그것도 그의 상관인 요압에게 은밀한 지령을 내려 그를 함정에 빠뜨려 적의 손에 죽게 했습니다. 다윗은 공동체를 깨뜨렸습니다. 우리야와 자신의 관계, 그리고 장군의 아내인 밧세바와의 관계, 우리야와 밧세바의 가정, 요압과 우리야로 이어지는 군대를 모두 깨어버린 것입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한다면 다윗은 이러한 공동체를 자신의 성공에 따른 도구로 여겼기 때문에 장군의 아내를 이렇게 불법, 탈법적으로 취했고, 그 남편도 전쟁에서 적에게 내어준 것입니다.
이런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예수님도 이성의 유혹을 받으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기에 따라 다르게 보겠지만 나는 사마리아 우물가에서 여인과 함께 예수님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보면 이성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쉽게 이해하기 쉬운 로맨스와 스캔들의 장소인 우물가에서 시작됩니다. 아무도 없는 우물가에서 예수님은 한 여인에게 마실 물을 청하십니다. 여러 과거가 있었던 이 여인은 이 부탁을 물이 아니라 자신으로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남녀간에 일어날 수 있는 농담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 여인을 여자로 보지 않았습니다. 농담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점점 진지해지더니 이제 예배의 자리에 대한 질문으로까지 이어집니다. 결국 이 여인은 남자가 아니라 메시아를 만납니다.
진정한 공동체 안에 있으면 여인이 안 보입니다. 그냥 성도이고 내가 목양해야할 양으로 보입니다. 그냥 예뻐 보이고 좋아 보입니다. 솔직히 목사의 입장에서 성도들은 사랑해 주어야 할 대상입니다. 그러니 좋게만 보이고 사랑스럽게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거기에 남자가 있고, 여자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냥 한 공동체 안에 지체로서 보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강조하고 싶습니다. 솔직히 항상 그러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나다. 내 마음에 여자가 보이고 여인이 보이는 때도 있는 것입니다. 이걸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도들 역시 목회자가 연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어느 한 순간 다윗과 같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는 연약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목회자의 도덕은 혼자 지켜지는 것이 아닙니다. 공동체가 함께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공동체 안에 건강하게 머물러 있을 때 목회자는 영적 지도자로 바로 설 수 있습니다. 범죄의 줄타기를 하고 있는 목회자들이 다윗이 아니라 예수님의 모범을 쫓아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 안에서 바른 자리를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글은 2016년 기윤실 열매소식지 11-12월호 특집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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