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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

[특집]기독교윤리의 관점에서 본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_정병오 본부장

[특집] 2016년 기윤실윤리이슈 되짚어보기 


기독교윤리의 관점에서 본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정병오 본부장(사회정치윤리운동본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전말이 언론과 검찰에 의해 점차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표출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그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날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정상적인 국정시스템을 마비시키고 국가 정책을 최순실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의 치부 수단으로 전락시켰을 뿐 아니라 남북관계와 외교까지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 이 일은 왕정체제에서도 일어나기 힘든 망국적 행동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가고 최순실이 사법적 처벌을 받으면 이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것일까요?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 사회와 교회는 어떤 반성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박근혜-최순실 사태는 공적권한의 사유화 현상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직자가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공적인 섬김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지 않고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는 우리 사회에 편만해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 공적 영역이 더 강화되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해 공직자는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의 공적의식과 윤리가 강화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불신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 한국 교회가 앞장서서 기독교인부터 공적의식과 윤리를 강화하는 교육과 운동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청탁금지법(김영란법)과 같은 공직자의 공적의식과 윤리를 강화하기 위한 장치 마련을 위해서도 기윤실이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우리 사회의 불투명성과 견제 기능의 상실이 박근혜-최순실 사태를 더 곪게 했다는 것입니다. 만약 박근헤-최순실 관계가 선거 전에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졌다면, 그리고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국회와 검찰,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했다면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청와대와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정보공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국회는(특히 여당은) 대통령에 대한 견제 기능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검찰은 대통령의 권력에 예속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우선적으로 많은 권력이 주어질수록 더 투명해져야 한다는 원칙에 의거 정보기록과 공개를 더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원칙에 의거 모든 권력간의 견제와 균형을 더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검찰에게 부여된 기소독점권을 분산해 검찰 권력도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지게 해야 합니다.

 

끝으로 이번 사건은 JTBC와 손석희 사장의 언론윤리가 없었다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는 공영방송을 비롯한 대부분의 언론들이 권력이나 자본에 예속되어 자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더욱 빛났습니다. 이는 언론인 뿐 아니라 우리 사회 각 분야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직업에 올바른 소명감과 전문성을 가지고 충실하게 임할 때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정의롭고 살기 좋게 변할 수 있을 것인가를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기에 교회는 모든 교인들이 자신이 부름받은 직업의 영역에서 일할 때 하나님 앞에서(Coram Deo) 일을 하도록 교육하고 훈련하는 일에 진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기윤실도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각 직업의 영역에서 어떻게 윤리적으로 살 것인지에 대한 지침 마련과 제도 개선에 힘쓰겠습니다.



이 글은 2016년 기윤실 열매소식지 11-12월호 특집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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