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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그리스도인/자발적불편운동

[자발적불편운동] 자발적 가난, 그리고 불편 [국민일보]


[자발적불편운동] 자발적 가난, 그리고 불편 [국민일보 2014년 1월 18일(금)]


기윤실은 이웃과 약자를 위한 자발적불편운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로 오신 예수님을 본받아 가정과 교회, 사회에서 '나부터, 지금부터, 작은것부터' 자발적으로 불편과 손해를 감수함으로써 복음의 합당한 윤리적 삶을 이루어가는 운동입니다. 


결혼 25년차 이명임씨는 대형할인 마트 대신 재래시장에서 장을 본다. 차를 타고 가서 할인된 물품을 잔뜩 구입하던 방식을 버렸다. 주로 퇴근길에 시장에 들러 필요한 먹거리를 구입한다. 값도 저렴한 데다 꼭 필요한 물품만 사게 돼 과소비도 줄였다.


서울 봉원교회 박용권 목사는 여름에는 교회 내 음료자판기 운영을 중단한다. 2년 전엔 에어컨 사용도 줄였다. 이들은 모두 “불편하고 힘든 게 많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실천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스스로 불편을 선택하는 삶이 확산되고 있다. 장기 불황과 경제 위기를 타개할 뿐 아니라 낭비와 무절제한 삶이 만연한 한국사회에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먼저 나선 것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정직윤리운동본부장 신동식 목사는 17일 “자발적 불편의 삶은 무기력하고 궁상맞게 살라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공동체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며 “크리스천은 세상의 방식이 아니라 복음의 방식대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 성장 원동력 ‘가난’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경험한 세대는 가난과 고통을 겪으며 하나님을 찾았다. 한국교회의 고유한 신앙 형태가 된 새벽기도와 부흥사경회는 이때부터 활발해 졌다. 고난의 시절을 살아온 이들은 60∼70년대 보릿고개를 겪으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신앙생활을 이어갔다. 60대 이상 세대들은 과거의 고난을 반추하면서 하나님을 향한 신앙을 다잡는다. 세월은 흘렀지만 자발적 불편을 좇는 삶은 이 같은 흐름과 연관이 있다.


은준관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명예총장은 교회 공동체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역사적 기억’을 꼽았다. 그는 “역사적 기억이란 고난 속에서 함께 했던 하나님에 대한 기억”이라며 “이스라엘 민족에게 역사적 기억은 출애굽 사건으로 그들은 출애굽을 기억하며 하나님을 붙잡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즉 한국교회에게 역사적 기억은 일제강점기나 6·25 전쟁 등이다. 이 역사적 기억은 오히려 한국교회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가난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어려운 이웃들의 필요를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역사적 고난을 모르는 오늘의 세대는 무엇으로 이 기억을 반추하며 하나님을 찾을 것인가.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 스스로가 불편을 감수하고 나선 것은 하나의 희망을 던진다. 가난과 결핍이라는 한국교회의 남은 ‘그루터기’를 승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경기도 안양시 기독교연합회가 주관이 되어 실시한 ‘십자가 불끄기 운동’ 역시 불편을 자처한 시도였다. 교회의 상징인 십자가에 불을 끈다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네온사인 십자가에 불을 켜는 것이 복음의 본질이 아니라고 판단해 당시 교회 100여 곳이 밤 11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 불끄기 운동을 전개했다.


한국교회 ‘힐링 커뮤니티’ 돼야


전문가들은 가난하지 않은 오늘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이전 세대의 역사적 기억을 계승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정서적으로 메마르고 결핍된 오늘의 사회를 치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한데 사회는 물질로 채울 수 없는 정서적 결핍을 안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들이 늘고, 학교폭력이나 자살 등이 끊이지 않는 데는 정서적인 결핍이 주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제 교회는 사랑의 결핍을 채워주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


경기도 과천교회와 과천중학교에서 함께 운영하는 상담공간 ‘힐링센터’는 정서적 결핍을 함께 채워나가는 대표적 사례다. 학교 안에 센터를 두고 상담 전문 전도사가 상주해 학교폭력이나 왕따 같은 학생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해결한다. 신자유주의 무한 경쟁 시대 이후 경제·정서적 결핍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사랑의 부족을 호소하는 이 세대들에게 교회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근 교회 소그룹 모임 형태가 지역에서 취미나 봉사활동 중심으로 변화하는 것은 시사하는 게 많다”며 “비슷한 연령대나 관심별 모임을 통해 정서적 욕구를 해소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 교회로서 셀 교회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인 안산동산교회(김인중 목사)는 ‘굿파트너즈’라는 NGO와 연계해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셀 모임에서 형성된 친밀감과 연대의식을 지역사회 청소년이나 불우이웃 등을 돕는 데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담당 이평강 목사는 “셀 모임은 교회 내 신앙 모임일 뿐 아니라 교회 밖의 필요를 위해서도 봉사와 섬김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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