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윤실 청년TNA 6월모임 후기
TNA, 손봉호 선생님을 만나다.
"고민하는 것은 젊음의 특권입니다"
기윤실 청년TNA 6월 주제는 "기독청년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었습니다. TNA 기획단1기가 모여 손봉호 선생님을 찾아 뵙고, 우리시대 기독청년들에게 필요한 기독교윤리가 무엇인지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바쁘신 일정 중에도 시간을 내주신 손봉호 선생님께서는 기획단청년들에게 “그래, 고민이 무엇인지 말해보세요”라고 말씀하시며, ‘고민해결’도사님의 포스로 친근하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윤리, 기독교윤리]
Q1. 6월주제가 기독청년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인 만큼, 기독교윤리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먼저 윤리를 정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간은 자연과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과학의 발달 결과 자연이 주는 위협은 상당부분 극복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는 남아 있는 것이죠. 사람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관계입니다. 이해관계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부당한 해를 끼치면서까지 욕심을 부리고, 이 욕심이 경쟁을 발생시키고, 서로 공격하게 되고, 또 그것을 막기 위해 방어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사회가 불안해진 것이죠.
결국 이 문제를 조절하는 것이 법과 윤리인데, 법은 국가가 강제하는 힘이고, 윤리는 인간이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행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회마다 규범을 만들어 놓았는데, 예를 들면 ‘도둑질 하면 안된다’, ‘거짓말 하면 안된다’ 등 오랜 시간동안 민간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규범을 지키면 ‘윤리적’이라고 하고. 지키지 않으면 ‘비윤리적’이라고 하는 것이죠.
구체적으로 기독교윤리는 기본적으로 십계명을 지키는 것이고, 예수님은 계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계명은 ‘사랑’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즉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을 말씀하신 것이죠.
Q2. 신앙과 사회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고민해왔습니다. 87년 당시 기독교윤리실천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당시 상황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80년대 민주화운동 당시 복음주의청년들이 굉장히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 교회에서는 사회운동에 참여하지 말라고 하고, 민주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친구들 이야기 들어보면 옳은 일 같았던 것이죠. 그런 상황에서 서울대학교 교수들이 모여서 성경공부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탈출구를 만들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교수들도 많이 고민했습니다. 기독교수들과 의논을 많이 하면서 뜻을 모았습니다.
교회가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려면 먼저 교회가 도덕적인 권위를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그런 노력을 시작해보자 해서 강령초안을 만들었고, 학생들, 교수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만들어 갔습니다. 그 때 시작한 것이 정직운동인데, 별로 성공하지 못한 것 같아요. 전반적으로 그 때에 비해 한국사회는 훨씬 정직하게 되었으나, 교회는 훨씬 부정직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교회]
Q3. 교회 내부 구조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교회 내 민주주의 문제는 우선 다수결의 원칙이 적용되면 안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성경해석문제, 교리문제, 윤리문제는 다수결의 원칙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외에 것은 다수결로 해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 문제가 있다면 성도들과 함께 의견을 모아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 노력해야 합니다. 그 교회에 남아서 잘못된 것을 고칠 자신이 있면 교회에 남아 있고, 아니면 떠나야합니다. 그런 교회에 남아 있는 것이 잘못된 것입니다. 그런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 교회를 떠나는 것이 큰 죄로 만들고 있는데, 목회자 개인의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교회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Q4. 교회 내에서 사회참여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청년들 사이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아무도 동의하지 않고, 오히려 이상한 사람으로 바라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 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인지 고민이 됩니다.
그 고민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구체적으로는 동지를 찾는 일밖에 없어요. 같이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불의를 보고 눈을 감는다... 그렇게 하고 하나님의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것이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의로우신 분이기 때문이죠.
공동체가 불의하게 행동한다면, 바르게 살고자 하는 본인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그 불의에 동참하는 것이 되어 버립니다. 발버둥이라도 쳐야 하는 것이지요. 비록 힘들지만 그래도 양심을 바르게 가진 친구들과 규합하고 함께 고민이라도 하고, 울분이라도 터트려야 합니다. 젊었을 때 타협해버리면, 나이 들면 더 쉽게 무너집니다. 나이 들수록 책임을 질 것이 많아지면 사람이 할 수 없이 약해지게 되는 것이죠.
적어도 괴로워라도 해야 합니다. 안주하면 안돼요. 고민하는 것은 젊음의 특권입니다.
[청년, 기독청년]
Q5. 요즘 청년들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돈, 명예, 권력은 제로섬 게임입니다. 내가 가지면 다른 사람은 적게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욕심을 너무 많이 차리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다른 사람에 피해가 갑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해만 안 끼쳐도 훌륭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해를 끼치며 살아가기 때문이죠.
Q6.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당부하시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의감과 이상 모두 반드시 필요한데, 그것을 구체화시키려면 실력을 쌓아야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됩니다. 공부 열심히 하는 게 하늘나라 가는데 도움 되는 건 아니지만, 세상에서 이상을 펼치기 위해서는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정말 양심 있고 하나님 뜻대로 살아보려고 하는 사람들은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인간관계도 실력입니다.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하라는 것은 타협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외유내강 하면, 자기에겐 엄격하고 타인에겐 부드러울 수 있어요. 그것이 곧 실력이 되는 것이죠. 공부뿐만 아니라 건강도 실력입니다. 음식도 절제하고, 운동도 적당히 하고, 결국엔 이런 것들이 다 실력이 됩니다.
타인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이해하려고 하고 경청하는 것도 실력이고, 모임에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것도 실력입니다. 자기 능력 개발(달란트 개발)은 젊을 때 해야 됩니다.
시간을 아껴야 합니다. 시시한 팝송, 노래, 드라마, 영화, 배우들을 보는 데 시간 쓸 여유가 없습니다. 기독인은 10배 더 공부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칼 마르크스는 다른 학생보다 20배 더 공부했다고 써 있습니다. 남들 시시한 책 읽을 때 고전을 읽으세요. 기독교고전으로 <천로역정>, <참회록>(쉬워보이지만 굉장히 깊은 책입니다), <기독교강요>등이 좋습니다. 기독교고전뿐만 아니라 그리스신화처럼 고전으로 알려져 있는 책들을 읽어야 합니다. 수백년동안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검증된 책을 읽으면 확실합니다. 나는 지금도 지하철에서 킨들(e-북)로 책을 읽어요. 그 시간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절제, 자기훈련이 필요합니다. 성경에도 경건은 ‘훈련’이라고 기록되어있는데, 유혹이 왔을 때 물리치고, 욕을 하고 싶을 때 참고, 화를 내고 싶을 때도 절제해야 합니다. 이렇게 절제 하면서도 악에 대해서는 화를 낼 줄 알아야 합니다. 절제하면서 분노해야 하는 것이죠. 다른 젊은이들이 못할 때, 이것을 할 수 있어야 기독청년들이 리더가 될 수 있어요.
기독학생들끼리 토론하는 것도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토론은 서로의 생각을 전하고 교환하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고, 두뇌에 자극이 되기 때문입니다. 서양 사람들은 토론을 많이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주제까지도 토론을 합니다. 예를 들면, “여름이 좋으냐 겨울이 좋으냐”를 토론합니다. 그런데 이런 토론에서도 온갖 재밌는 생각들이 나와요. 너는 여름편, 나는 겨울편. 그럼 평소에 계절에 대해 아무 생각도 안 했던 사람들이 겨울에 대하여 좋은 점을 계속 생각해보고, 말하게 되면서 두뇌에 자극이 됩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TV토론은 진짜 토론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고집만 부리고, 들어갈 때하고 나올 때 생각이 똑같은 게 무슨 토론입니까? 열린 마음으로, 누가 옳은 말을 할 때는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토론이라고 생각합니다. 네덜란드 유학시절, 같은 연구실 친구와 산책하며 나눴던 많은 대화와 토론이 수업에서 배운 것과 비교할 수 없이 많은 것을 나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서로에게 상대방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얼마나 유익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끼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통하는 사람과도 마음이 통하도록 서로 알아가려는 것이, 공부하는 태도라고 생각해요.
[그 밖에]
초등학생 자녀의 학급사회 적응기, 어떻게 조언해야 합니까?
정직해서 손해 볼 수 있습니다. 정직해서 본 손해라면 괜찮습니다. 그것을 부모가 격려하고 지지해줘야 합니다. ‘나는 네가 옳다고 생각한다.’ 정직해서 본 손해를 지지해주는 것이 손해 보지 않도록 가르치는 것보다 낫습니다. 손해보지 않도록 가르치는 것은 어리석은 교육(부모)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런 상황에 대해서는 선생에게 항의하는 대신, 정중하게 얘기해볼 필요는 있어요. 억울하면 문제를 일으켜야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아이도 일방적인 입장에서 말했을 수 있으니, 선생에게 공정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 겸손하게 교사와 이야기해보는 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교육받는 청소년들에게는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청소년들에게 정의, 정직, 불의를 미워하는 것을 가르쳐야합니다. 우리 아이가 중학교 다닐 때, 훈육선생이 한 학생을 몽둥이로 몹시 때렸는데, 그걸 보고 온 아이가 집에 와서 굉장히 분노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말은 안했지만 속으로 굉장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억울하게 매질 당하는 친구를 보면서 분노할 수 있는 정의감을 느꼈던 것이지요. 잘못된 건 잘못되었다고 인식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4.19혁명도 고등학생 때문에 시작 된 것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어요.
지난 3월부터 시작한 기윤실 청년TNA 모임은 7~8월동안 방학을 갖고, 9월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4개월동안 주제선정, 기획, 진행 등으로 수고해주신 기윤실 청년TNA 기획단 여러분들 - 김효준, 권순창, 백소망, 안지현, 이진영, 임준홍, 정현학, 황재민 님- 께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감사합니다. : )
*7월 중, TNA 2기 모집을 할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추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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