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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청년이 희망이다

기대위, 역사의 현장에서 통일을 준비하다


2006. 8. 21

기윤실 대학생위원회는 8월 14일(월)부터 8월 19일(토)까지 5박 6일의 일정으로 중국 연변 지역의 기독교 항일 유적 및 백두산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연길, 용정, 명동, 삼합, 방천, 도문, 백두산 등의 지역을 답사하고 돌아온 이번 일정은 대학생들에게 신앙을 가지고 국가적 난국을 타개하려고 노력했던 선배들의 신앙을 재 조명하고, 분단의 현실을 이해하며 통일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8월 14일에 인천공항을 출발해 심양을 거쳐 저녁 늦게 연길에 도착한 일행은 전체 탐방 일정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이후 다음 날 일정을 위해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8월 15일에는 용정, 명동, 삼합 지역을 답사하였습니다.

먼저 최성원 장로를 중심으로 한 현지 사역자들과 LA 기윤실이 함께 전개하고 있는 ‘북한 젖염소 보내기 운동’의 사역 현장을 방문하였습니다. 젖염소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쉽게 기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유의 성분이 사람의 모유와 90% 이상 흡사하여 고가의 상품가치를 지닌 가축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의 삶에 실재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가축입니다. 현지 사역자로부터 구체적인 진행 내용과 어려움들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다 함께 이 사역이 귀하게 열매 맺을 수 있도록 하나님께 마음을 모아 기도하였습니다.

이후, 일행은 항일운동의 요람인 용정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용정은 1870~80년대부터 우리 동포들이 이주하여 정착한 곳으로 항일독립운동의 중심지 역할을 담당하였던 곳입니다. 용정에서는 선구자의 배경인 된 일송정, 대성중학교, 용정지명의 유래가 된 용두레우물 등을 답사하며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희생한 독립 투사들의 발자취를 되새기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역사적 책임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시 명동으로 이동한 일행은 명동촌 역사관으로 활용되고 있는 명동교회와 윤동주 시인 생가를 방문하였습니다. 명동촌은 1899년 규암 김약연 선생을 중심으로 다섯 가문이 집단으로 이주하여 개척한 마을로 이주 이후 민족 독립을 위해서는 기독교 신앙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명동교회를 세우고 마을 전체가 기독교를 신앙하게 되었습니다. 명동촌은 기독교 신앙과 민족 교육을 바탕으로 문익환, 윤동주, 나운규, 송몽규 등의 수많은 애국지사들을 길러낸 곳입니다.

명동을 거쳐 삼합으로 이동한 일행은 망강각(望江閣)에 올라 바로 아래 두만강 건너 손을 뻗으면 닿을 것처럼 가깝기만 한 북한의 회령시를 관망하였습니다. 삼합과 회령을 잇는 다리 뒤로 솟아 있는 북한 지역의 산에는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길이 없어 연변 지역의 친척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중국으로 들어가는 상인들에게 무작정 쪽지 하나를 건네주고 하염없이 연락을 기다리다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위령비들이 촘촘히 세워져 있었습니다. 북한의 어려운 현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일행은 답답한 마음을 하나님께 고백하며 북한 지역을 위해 기도한 후 다시 연길로 이동하였습니다.

8월 16일에는 백두산에 다녀왔습니다.

새벽 일찍 출발해 백두산에 도착한 일행은 백두산 내에서 운행되는 셔틀 버스를 타고 장백 폭포 아래까지 올라갔습니다. 셔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일행 모두는 눈 앞에 펼쳐져 있는 장엄하고 신비한 백두산의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장백 폭포를 따라 천지로 올라가는 돌계단을 통해 천지에 다다른 일행은 천지의 장엄한 풍경에 다시 한번 감탄하면서도 관광객들에 의해 조금씩 오염되고 있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천지 건너편 북한을 통해 이 아름다운 자연을 경험하지 못하고 타국을 통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하였습니다. 일행은 천지에서 다시 한번 북한 지역을 위해 기도한 후 백두산을 내려와 숙소로 이동하였습니다.

8월 17일에는 연변과학기술대학과 여명농민대학을 방문하였습니다.

연변과학기술대학은 한중 합작으로 설립한 대학으로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남북 통일과 민족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세워진 학교입니다. 경영정보학과 김한수 교수께서 일행을 반갑게 맞아 주었고 연변 과기대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사역의 내용과 앞으로의 비전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강의 이후에는 학교 전체를 둘러 보았는데 특히, 화장장을 개조해 사용하고 있는 채플과 성경 속의 주요 사건을 소재로 제작한 조각들로 꾸며진 조각 공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삶을 포기하고 낯선 연변지역에 와서 조선족 동포 학생들을 자식처럼 섬기고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연변 과기대 교직원들의 사역을 통해서 많은 배움과 도전을 받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일행은 여명농민대학을 방문하였습니다. 여명농민대학은 1958년 조선족 농민인 김시룡씨에 의해 설립된 중국 최초의 농민대학으로 연변과 길림성 지역의 농업 발전과 조선족 교육에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산업화의 진전으로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감소하면서 한때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지만 최성원 장로를 중심으로 한 한국인들의 도움으로 영어, 회계, 컴퓨터 등의 학과를 설치하여 현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명농민대학과 여명유치원을 방문한 후 이 대학과 현지 사역자들이 운영하는 농장을 방문하여 농장을 통한 앞으로의 사역 계획과 농장 앞쪽 멀리로 보이는 북한 지역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였습니다.

8월 18일에는 방천과 도문 지역을 답사하였습니다.

방천은 두만강이 동해와 만나는 동쪽 끝에 있는 지역으로 중국과 러시아와 북한 3국 국경이 접해있는 지역입니다. 망해각에 올라 내려다 본 풍경은 그저 드넓은 평야와 유유히 흘러가는 두만강 푸른 물에 고요함과 평온함만이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평온한 이 곳에서 유일하게 소외되고 있는 것은 사람뿐이었습니다. 어색한 철망을 세우고 국경이란 개념을 만들어 스스로 소외를 자처하고 있는 사람의 욕심과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치열하고 복잡한 국제 관계가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하였습니다.

방천에서 도문으로 이동하는 길은 두만강을 따라 계속되어 있어 이동하는 내내 두만강 너머 북한 지역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쉽게 볼 수 없는 북한 지역을 눈 앞에서 내내 볼 수 있다는 것이 우리를 흥분시키기도 하였지만 확연히 구분되는 중국 지역과 북한 지역의 자연 환경은 또 다시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만 하였습니다. 푸른 나무들로 울창하게 가꾸어져 있는 중국의 산과 달리, 북한의 산에는 나무 한 그루 없이 들풀만 무성하거나 혹여 나무가 있어도 듬성듬성 작은 나무들만 자라고 있어 분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권하에서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 전 기거하며 의거를 준비하던 유적지를 답사하고 도문에 도착한 일행은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구분되어 있는 국경 다리 너머의 북한을 바라본 후 연길로 이동하였습니다. 전체 일정의 마지막 밤인 이 날에는 특별히 북한에서 외화획득을 위해 직영하고 있는 류정식당에 방문하여 식사를 하였습니다. 가격이 좀 비싼 편이었지만 북한의 사람들과 잠시나마 함께 하며 통일 이후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숙소로 돌아와 밤이 늦도록 이번 탐방을 통해 느끼고 배운 것들을 서로 나누고 현지의 조선족과 북한을 위해 기도하며, 기독 청년으로서 살아갈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새롭게 결단하는 시간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8월 19일에는 새벽 일찍 기상하여 모든 일정을 마치고 연길 공항을 출발해 장춘을 거쳐 인천 공항으로 귀국하였습니다.

이번 중국 기독교 항일 유적 및 백두산 탐방은 준비하는 과정에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하나님의 큰 은혜와 주위의 귀한 섬김과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정이었습니다. 준비하는과정에서 여러 모습으로 도움을 주신 분들과 현지에서 전체 일정을 안내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무런 사고 없이 일정을 마치게 하시고 일정 내내 많은 배움과 은혜를 부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 기윤실은 앞으로도 대학생위원회와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청년 대학생들이 하나님의 헌신된 일꾼으로 자라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배움과 훈련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진행될 기윤실의 청년 대학생 운동에 많은 회원들의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