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염교회를 찾아가다!
대안경제포럼을 준비하며 자료를 조사하다보니 광염교회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에서 하는 여러 활동들이 눈에 띄었다. 대안경제 중에서 특별히 사회적 기업, 마이크로크레딧에 초점을 맞춰 준비를 하면서 지역교회의 사례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마이크로크레딧이나 사회적 기업, 공정무역의 역사적 원류를 따라가다보면 그리스도인들의 시대적 양심과 고민들의 결과인 경우가 많은데 현재 한국사회에서 이러한 활동을 하는 곳은 얼마나 될까?
박현덕 목사님, 광염교회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에서 하는 SOS뱅크나 생명의쌀은행, 그리고 나눔마켓에 대해 궁금해서 찾아왔습니다.
나눔마켓은 현재 장애인가정이 운영하시는 1호와 모자가정이 운영하는 2호가 있구요. 일종의 재활용가게라고 할 수 있지요. 다만 장애인가정과 모자가정을 직접 돕는 방식이 아닌 이분들이 이 가게를 운영해서 얻는 수익을 직접 가져가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건물세와 중고물품 공급과 수거 등은 교회가 협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월세를 수익에서 부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거리가 있다는 것 자체가 주는 기쁨이 있구요. 수익을 갖게 되니까 굉장히 열심히 일하시더라구요.
SOS뱅크 같은 경우는 2005년 한 청각장애인이 노점상을 운영하다가 적발되어 생긴 벌금 70만원을 내지 못해 자살을 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을 보신 한 재미교포분이 보내주신 5천만원과 저희교회 5천만원이 씨드머니가 되어 이 뱅크를 시작하게 되었지요. 말그대로 생계에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때 지역목회자나 사회복지사의 추천으로 100만원 한도로 대출됩니다. 그냥 드리는 것보다 위급할 때 대출을 한다고 할때 받는 분 입장에서는 훨씬 부담도 덜 되는 면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장애인분들을 대상으로 했다가 현재는 그 대상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구요.
생명의 쌀은행은 갑자기 어려움에 처해 쌀 살 돈이 없는 분들에게 쌀을 공급하는 구제사역입니다. 갑자기 남편분이 돌아가셨는데 집은 소유하고 있지만 마땅히 현금이 없고 또 아직은 일을 할만한 준비가 안되신 분들 같은 경우, 단기적으로 지원을 해드린 적도 있구요. 집을 처분하기도 어렵고 또 상황을 추스릴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기도 하구요. 요즘엔 절대적으로 빈곤한 분들이 많지 않으셔서 해외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뭐랄까. 작은 부분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하신 분의 입장을 상당히 배려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사실 섬김 자체도 중요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돕느냐 그 감수성도 참 중요한 거 같은데요. 그런 부분에서 교회 내부적인 원칙 같은게 있나요?
저희는 일명 '맞춤형 구제'를 하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한 지역의 모든 저소득층대상자들에게 일률적으로 뭔가를 나눠주는 방식이 아닌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나눠드린다던가, 또는 뭔가를 나눠준다고 받으러 오라고 하면 그게 참 자존심 상하거든요. 그래서 사랑의 택배 서비스를 통해 지원을 하는 방식도 취합니다.
광염교회 재정운영원칙을 들자면,
첫째는 하나님께 영광, 둘째는 받는 사람들에게 도움, 셋째는 헌금한 성도들에게 보람
입니다.
예를 들어 사랑의 집사역이 있는데 저희가 교회이름으로 전세를 얻어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전세집이 너무 좋아서 헌금을 하는 성도들보다 더 좋은 집에 지낸다면 성도들 중 누군가가 시험에 들 수도 있겠지요. 또 너무 시설이 안 좋거나 지하방을 구해주면 지내실 분들에게도 예의가 아니구요. 이런 부분을 모두 고려하여 적정한 수준을 정하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 절기헌금의 경우, 대부분 구제헌금으로 사용하는데 이때 택배로 배달을 하기보다 성도분들이 가는 길에 가족당 한 팀을 꾸려 조용히 배달을 하도록 합니다. 그러면 그 가족도 그냥 가기 뭐하니까 선물을 준비하게 되고 또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기회가 되기도 해서 많은 분들이 참여하시게 된답니다.
또 이런 물품을 살 때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사오지 않습니다. 그 지역의 신뢰를 받으려면 그 지역 수퍼마켓에서 인심을 얻어야지요^^ 그래서 좀 번거롭고 조금 돈을 더 주어야 하더라도 지역에 있는 상가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교회, 마을경제를 돌아보다'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이런 작은 실천도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관계를 맺는데 중요하다고 봅니다.
광염교회 박현덕 목사님과 2시간 조금 안되게 사역소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사역의 창의성 뿐만 아니라 섬세한 감수성이 전해져 왔습니다. 교회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나눔을 받는자나 나누는자 모두를 생각하고 진행하는 이 과정 자체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 이번 포럼에 함께 참여하시지는 못하지만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한국교회와 함께 나눌 좋은 나눔사례를 배웠습니다. 귀한 시간 내주신 광염교회 박현덕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인터뷰 일시 : 9월 2일(수) pm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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