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윤실 간사들이 선정한 2014 기독교윤리 10대뉴스》 2. 송파구 세 모녀의 죽음
기윤실 간사들이 선정한 《2014 기독교윤리 10대 뉴스》
유난히도 많은 일들이 있었던 2014년.
무 엇보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하여 우리의 마음을 침통하게 만드는 사건사고들이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율리히 벡의 “위험사회”와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하인리히 법칙 등이 대중적으로 확산되면서 위기의식과 함께 신뢰에 기초한 안전하고 안정된 사회를 향한 갈망이 더욱 커졌습니다.
기 윤실 간사들은 올 한해를 갈무리하면서, 기독교윤리 측면에서 한국사회와 교계에서 주요했던 이슈 10가지를 되짚어보았습니다. 순위는 간사 개개인이 올해 중요하다고 판단한 이슈에 가중치를 부여한 것을 종합해 순위를 매긴 것입니다. 모든 이슈를 기독교윤리적으로 해석할 수 없고, 전문가의 의견이나 대중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정리한 것은 아니지만,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를 돌아보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윤실 간사들이 선정한 《2014 기독교윤리 10대 뉴스》가 다원화된 사회속에서 그리스도인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행동해야 할지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우리의 기도제목이 되길 소망해 봅니다. 올 한해도 변함없는 후원과 기도로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순서
1. 세월호 참사, 한국교회에도 책임이 있다
2. 송파구 세 모녀 죽음
3. 끝나지 않은 전병욱 목사 성추행 사건
4. 교회세습방지법 후퇴... 진화하는 교회 세습
5. 군인권 유린 ‘참으면 윤일병 되고, 못 참으면 임병장 된다’
6. 문창극 총리후보의 ‘하나님의 뜻’
7. 프란치스코 교종 방한
8. 카카오톡 검열논란, 사이버 망명
9.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열풍
10.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
※ 그 외 순위로는 ▲4대강 사업 논란 ▲경주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윤창중 성추행 의혹' 파문 ▲조세피난처 계좌 명단 공개 ▲미생열풍 등이 있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2. 송파구 세 모녀의 죽음
지난 2월 26일, 송파구 석촌동의 주택에서 박모(60,여)씨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되었다. ‘주인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쓰인 현금 70만원이 든 봉투가 함께 남겨져 있었다.
미안한 죽음이라는 것이 있을까?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럴듯한 경제성장 뒤에 생활고로 죽음을 선택하는 복수의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주는 충격. 곧 이 충격을 뒤로하고 왜 그들이 죽음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기존 정책의 미흡한 점들에 대한 보도가 이어졌고, 전문가들의 대안들도 쏟아졌다.
기윤실은 송파구 세 모녀의 죽음이 사회양극화에서 기인했다는 문제의식으로, 세 차례의 연속포럼을 진행했다. 정치, 법과 제도, 그리고 사회복지 차원에서 다뤄진 양극화 문제는 우리사회에서 중요하고 시급한 사안임을 다시 확인했다. 정재영 교수(실천신대원 종교사회학)는 법과 제도를 다루는 포럼에서 ‘신빈곤’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을 내놓기도 했다.(가난한 사람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법과제도편>(2014.06))
빈곤 문제가 절대적 빈곤에서 상대적 빈곤의 문제로 전환되면서, 빈곤은 단순히 경제 차원의 결핍만을 의미하지 않게 되었다. 절대적 빈곤 상황에서는 물질의 결핍이 빈민 생활 전반을 규정짓기 때문에, 취업이나 사회적 부조 등을 통해 물질의 결핍 상황을 벗어나면, 곧바로 빈곤상태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상대적 빈곤 상황에서는 사회적 관계의 단절, 문화·심리적 소외 등이 경제 차원의 결핍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사회적 배제나 문화·심리적 소외가 완화되지 않고는 경제 차원의 결핍 상황에서도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 신빈곤의 문제인데, 이번 송파 세모녀 사건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슬픔의 사건을 통해 주목하고 싶은 것은 화려한 경제성장이 담보하지 못했던 인간존엄성과 행복한 삶이다. 더욱이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했는가? 질책 섞인 자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김기석 목사는 《아슬아슬한 희망》(2014, 꽃자리)에서 송파구 ‘세 모녀의 죽음은 자기 확장 욕망에 사로잡힌 교회에 대한 기소장인지도 모른다’라고 말한다. 단순히 돈이 없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없는 것이 ‘죄송’한 일이 될 때, 인간 존엄성과 행복은 훼손당한다. 이런 사람들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것은 만인에게 깃든 하나님의 성품을 바라보는 우리의 몫이다. 아울러 얼마 전 있었던 압구정 S아파트 경비원의 분신사망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레 미제라블의 절절한 절규와 외침이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들 귓전에 울리는 하나님의 엄중한 경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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