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윤실 청년 TNA(Talk&Action)는 복음에 합당한 윤리적 삶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청년모임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성도로서의 시민, 시민으로서의 성도인 청년들이 함께 모여서 토론하고 그 결과를 삶에서 실천합니다.
지난 11월 13일에는 TNA6기로 활동 중인 독서모임 <잉클리즈>북콘서트가 있었습니다. 100여명의 참가자와 8명의 게스트들의 참여로 풍성한 모임이 되었는데요. <잉클리즈>모임의 성상현대표님께서 직접 후기글을 남겨주셨습니다.
우리네 청춘들에게 전하는 아슬아슬한 ‘희망’
독서모임 ‘잉클리즈’의 북콘서트(김기석 목사의 <아슬아슬한 희망>) 이야기
성상현(청년TNA6기 잉클리즈)
“아슬아슬한 희망.. 오늘처럼 냉랭한 세상, 메마른 인생, 사나운 세상인데, 이 세상 살아나가는 것 힘겹죠. 그래서 아름다운 뜻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서롤 북돋아주고, 격려하는 이런 일들이 필요하고, 바로 그것이 희망을 키워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1월 13일 북콘서트에서 <아슬아슬한 희망>의 저자 김기석 목사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들에게 전한 말이지만, 우리네 청춘들에게 하는 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한 권의 책 이야기로 풍성했던 지난밤, 따뜻한 이야기와 멋들어진 노래가 어우러진 행복한 시간이었는데요. 잠시, 지난 북콘서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난 13일 목요일 저녁 7시 숙대입구 앞 효창교회 카페에서는 김기석 목사의 신간 <아슬아슬한 희망> 북콘서트가 있었는데요. 이번 북콘서트는 꽃자리출판사와 잉클리즈가 주최하고, 기윤실의 후원으로 마련됐습니다.
저녁 7시가 되자, 카페 안은 100여 명의 손님들로 가득 들어찼습니다. 가수 홍순관 씨의 사회로 진행된 북콘서트에서는 민영진 박사(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조현 기자(한겨레), 손석춘 교수(건국대), 백소영 교수(이화여대), 장동석 편집주간(기획회의), 정수복 박사(사회학자),구미정 교수(숭실대) 등 8명의 게스트가 나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백 교수는 <아슬아슬한 희망>에 대해 “이 책은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 지를 너무나도 명료하게 드러내는 책”이라면서, 당장 배울 수 있는 것으로 ‘화살기도’를 예로 들었습니다. “화살기도 부분을 읽자마자 생각했어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동안에, 그리고 너무나 빨리 스쳐 지나갔던 그 시간에는 왜 그 생각을 미처 못 했는지 말이에요.”
장 편집주간은 <아슬아슬한 희망>의 저자 김기석 목사에 대해 “글에 관해 내가 질투하는 요주의 인물”이라면서, 김 목사가 사용하는 알맞은 단어와 적확한 묘사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장 편집주간은 글을 정말 잘 쓰고 싶은 사람을 위한 조언도 덧붙였다.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세요. 도대체 주어를 어느 시점에 쓰는지, 서술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확인해 보시라. 그러면 정확한 단어와 정확한 문장을 구사하는 방법을 알게 될 거다. 사실, 저도 김 목사님의 책을 한 곳에 꽂아두고, 시시때때로 제게 필요한 단어를 찾곤 하지요”
다른 게스트들도 김 목사의 글에 대한 아낌없는 칭찬을 쏟아냈습니다. 손석춘 교수는 <아슬아슬한 희망>을 쓴 김기석 목사를 향해 “한국어로 하는 가장 아름다운 설교를 하는 사람”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고, 민영진 박사는 김 목사의 글쓰기 특징 중에 “우리가 잊고 있던 우리말을 아주 재치 있고 적절하게 활용한다”며 ‘신산스러움’, ‘잠포록한’, ‘지싯지싯’ 등 책에 나온 다양한 토박이말을 예로 들었습니다.
이에 사회자가 “언어에 대한 특별한 훈련을 하는지”라고 묻자, 김 목사는 “언어 하나가 사라지는 건 문화가 사라지는 것”이라 답하며, 자신만의 단어기억법을 소개했습니다. “저는 낯선 말들이나 단어를 보면, 굉장히 반갑게 수첩에 적어놓고, 수첩에 적힌 그 단어들과 서른 번 눈맞춤을 하면서 ‘이 단어는 내 단어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낯선 단어들은 수첩에 빨간색으로 쓰고, 사전에서 찾아쓴 의미는 검은색으로 적습니다. 그래서 수첩을 팔랑팔랑 넘기더라도 빨간 부분이 나오면 눈맞춤을 한 번 더하고, 그렇게 서른 번이 목표입니다.(미소) 그 언어가 아니면 담아낼 수 없는 정서도 있고, 생각도 있기 때문에, 이 일에 애쓰는 편입니다.”
사회자는 한편, 책의 한 꼭지 ‘팽목항의 피에타’를 언급하며, 김 목사에게 세월호와 관련해 김 목사에게 위로의 말씀을 부탁했습니다. 김 목사는 “세상의 어떤 말로 위로가 되겠어요”라면서, “사실은 시간이 흐른다고 이야기하지만은, 흐른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답했다. “평탄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4월 16일 세월호에서 희생당한 300명이 넘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의 시간은 거기에서 멈춰버리고 말았습니다. 물론 살아남겠지요. 살아야 하지요. 그러나 그 고통은 해소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 목사는 ‘이만하면 되지 않았냐’는 말은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라고 지적했고, 이어 “함께 애도해주지 않으면서 이만하면 됐다고 말하는 사회는 너무 무정한 사회이고, 그런 사회는 또다시 그런 사고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목사는 또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이 부둥켜 앉고 가야할 우리의 원죄라고도 말했다. 그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방법 두 가지를 언급했습니다. 첫째는 진상이 낱낱이 규명해 사실이 드러나는 것. 둘째는 또 그런 희생자가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제도를 만들어내는 일. 김 목사는 “교회야말로 기독교 정신을 가지고 있는 교회가 가장 힘써야 할 것이 그 대목이 아닐까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제가 신나게 풀어놓은 북콘서트 글을 읽다가, 혹시나 참여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이 끝은 아닙니다. ‘잉클리즈’는 매달 한 두 번씩 모두에게 열린 북콘서트를 열고 있고, 기독 청년들이 매주 토요일에 모여서 한 권의 책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독서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신영복 전작을 읽고 있고, 오는 29일에는 <더불어숲>을 가지고 나누려 합니다. 특별히, 12월 4일(목)에는 <하느님 몸 보기 만지기 느끼기>의 저자 곽건용 목사를 초청해 효창교회 카페에서 북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내달인 12월 7-8일에는 지리산에서 독서모임 송년회도 가지려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이상, 청년TNA 6기로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 ‘잉클리즈’의 대표 성상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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