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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세월호 참사를 기억합니다

[성명서] 세월호 사태를 참회하며 모인 우리의 소리

세월호 사태를 참회하며 모인 우리의 소리


먼저 세월호 참사로 희생당한 분들께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그리고 구조는 되었으나 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분들에게 모든 진심을 담아 참회와 위로의 마음을 드립니다.

2014년 4월 16일, 우리는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세월호 참사를 당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무려 3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소중한 생명을 잃고, 지금 이 시간에도 여전히 20여 명이 넘는 실종자들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이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선박안전을 책임진 선장과 선원은 물론, 구조와 대책을 담당한 해경, 군, 관계당국의 무책임으로 인해 구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을 놓쳐 대다수가 청소년들인 희생을 더욱 키웠다는 것입니다. 또한, 적지 않은 언론들이 윗사람과 여론의 눈치만 보며 진실 보다는 흥미위주의 보도로 일관하여 희생가족들과 국민의 마음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더구나 국정을 책임진 박근혜 대통령은 본인의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기 보다는 관계 공무원들의 문책만 언급할 뿐 실효적인 구조와 사후대책 마련에 대해서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분노한 유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고, 같은 또래 청소년들도 거리로 나와 촛불을 밝히지만, 여전히 실종자들이 언제쯤 구조될지, 과연 진실은 밝혀질지, 이에 합당한 책임과 재발대책은 정말 만들어질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러므로 한 달이 지나가는 이 시점에서 더 이상 이러한 가슴 아픈 참극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도 이제는 애도와 조문을 넘어 좀 더 책임 있는 행동들이 나와야 할 때라 믿기에 오늘 우리 기독교인들도 그 일념을 담아 이 자리에서 간절한 기도와 함께 이렇게 호소합니다.


첫째, 여전히 충격과 비통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정치성, 순수성 운운하며 다시 대못을 박는 무책임한 언동은 누구든 멈춰야 합니다.

둘째, 이 사건은 전적으로 인재이므로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숨기거나 조작해서는 안 됩니다. 유족들의 요구대로 특검과 청문회를 실시하여 숨겨진 진실을 명백하게 밝히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합니다.

셋째, 특히 대통령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 혼란으로 인명피해를 더 키운 점을 분명히 인정하고, 유족과 국민 앞에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넷째, 언론은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단 현장 책임자들의 잘못만 부각하여 서둘러 매듭지으려 할 게 아니라, 문제의 근본구조와 그 책임자들을 철저히 드러내고 합당한 대책마련에 앞장서야 합니다.

다섯째, 우리 국민 모두는 여전히 가족들과 만나지 못한 실종자들이 수십 명에 달한다는 이 아픈 사실을 명심하여 실종자 수색과 진실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대책 마련에 더 한층 마음을 모으고, 특히 한국교회는 우리 모두가 왜곡된 성장주의를 벗고 생명존중의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여 함께 노력할 것을 촉구합니다.


2014년 5월 15일
세월호 사태를 함께 아파하고, 참회하고, 다짐하는 모든 그리스도인 일동

▲ 본 성명서는 지난 5월15일(목) 개최된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촛불기도회”에서 발표된 성명서입니다. 기윤실은 이 촛불기도회에 참여단체로 함께 했습니다.
▲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촛불기도회” 순서지 보기


2014/06/09 - [함께 드리는 기도]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촛불기도회
2014/06/09 - [세월호 참사 추모시] 잊지 말아주세요 / 정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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