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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받는 교회/교회의 사회적 책임

교회, 협동조합과 만나다! (2012 교회의 사회적책임 심포지엄 "협동조합과 교회" 후기)

하루를 꽉 채워 열심히 살지만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무한경쟁과 승자독식 그에 따른 양극화 심화와 같은 자본주의 폐해에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럴 때 협동조합을 대안으로 꼽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UN이 정한 ‘세계 협동조합의 해’이며 우리나라에서는 ‘협동조합 기본법’이 공포되고, 시행되는 원년이기도 합니다.

 

교회는 ‘영혼 구원’은 물론이거니와 이 땅에서 정의롭고 평화로운 하나님 나라를 일구어 갈 책임이 있습니다. 무한경쟁, 승자독식, 양극화 심화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교회는 세상 속에서 사회적 책임을 감당해야 합니다.

 

기윤실은 11월 23일(금) 오후 2시, 기독교회관에서 "협동조합과 교회"라는 주제로 <2012 교회의 사회적책임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국내외의 다양한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협동조합 정신과 교회의 시대적 역할의 공통점을 모색해보고자 했는데요. 약 150여명이 참석하는 등 아주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2012 교회의 사회적책임 심포지엄 "협동조합과 교회". 왼쪽부터 이원돈 목사(부천새롬교회), 김현대 기자(한겨레신문), 정재영 교수(실천신대원), 신성식 대표(아이쿱생협), 박상규 목사(감리교 사회적기업지원센터 사무국장)가 발제 및 토론자로 나섰습니다.





첫 번째 발제는 "교회와 협동조합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종교사회학)님께서 해주셨습니다. 정 교수님에 따르면 이미 1920년대에 국내에서 협동조합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그 중심에는 YMCA를 비롯한 많은 기독교 단체와 기독교인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여러 가지 이유로 세력이 많이 약화되어 기독교인들에게 매우 낯선 개념이 되어버렸지요. 

하지만 협동조합은 돈보다는 사람을, 경쟁보다 협동을 추구하는 점에서 기독교 정신과 일맥상통합니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창조 질서의 회복과 생명 가치를 보전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초대교회 공동체와 같이 나눔과 섬김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마지막으로 온전한 인간회복을 이루어가는 희년사상(구약성서 레위기 25장)의 측면에서 성경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님은 다양한 기독교 생활협동조합의 모습을 소개하며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협동조합에 대한 논의들이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



그러면 이제 실무를 잘 아는 분의 발제도 들어봐야겠죠? 아이쿱생협의 경영을 맡고 있는 신성식 대표님이 "협동조합이란"이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해주셨어요.


신 대표님의 발제는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협동조합 하지 말라는 말씀도 하셨어요. 협동조합운동에 산전수전을 다 겪으신만큼, 협동조합이 결코 만만하게 보고 덤벼들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시겠죠.

특히 신 대표님은 협동조합의 성패는 어쩔 수 없이 '상품'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협동조합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상품력을 높이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아이쿱생협은 현재 품질 높은 우리밀 라면을 일반 기업제품과 같은 가격으로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신 대표님은 교회나 목회자가 직접 나서기 보다는 뒤에서 잘 지원해주는 역할을 감당하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경영자 입장에서의 냉철하게 말씀해주신 신 대표님 덕분에 협동조합에 대해 좀 더 자세하고,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아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신성식 대표(아이쿱생협)



마지막으로 농업전문기자이신 김현대 기자님(한겨레신문)께서 "왜 협동조합인가"라는 주제로 발제해주셨습니다. 김현대 기자님은 협동조합에 관심을 갖고 탐방도 많이 하시고, 관련된 기사와 글을 꾸준히 쓰신 분이신데요.

협동조합이 세계적으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기업'의 한 형태임을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다양한 협동조합 기업들을 소개해주셨죠. 그리고 한국에서 이런 저런 협동조합을 상상해보면 어떨까 하시며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을 공유해주셨습니다. 

또 김 기자님은 협동조합이 잘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동체'와 '신뢰'가 필요한데, 교회는 이미 이런 것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와 협동조합이 잘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하신답니다.

김현대 선임기자(한겨레신문)



발제 후 토론시간에는 감리교 사회적기업지원센터 사무국장이신 박상규 목사님과, 실제로 부천지역에서 협동조합을 준비 중이신 이원돈 목사님(부천새롬교회)께서 패널로 참여해주셔서 발제자들과 활발한 토론을 진행했는데요. 장장 4시간이 넘는 시간에도 참가자들이 자리를 뜨지 않고 경청하고, 때로는 날카로운 질문도 던지면서 활기찬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



2012 교회의 사회적책임 심포지엄 <협동조합과 교회>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고요. 이 뜨거운 관심을 어떻게 이어갈 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특히 많은 협동조합에 대해 많은 기독교인들이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공부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더 좋은 자리에서 다시 만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