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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그리스도인/자발적불편운동

[자발적불편운동 레터12]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가족자원봉사(조흥식 이사)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가족자원봉사

조흥식 이사(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1. 더불어 사는 사회를 다시 회복시켜야 한다.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국가사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특히 현대와 같은 산업기술사회에서 개인은 독립된 개체로서보다는 다른 사람과의 상호의존성에 의해 살아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더불어 살아가자는 공동체의식에 입각한 연대책임과 상부상조는 바람직하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데 매우 중요한 기반이 되는 것이다.

우리민족의 전통적인 미덕이었던 공동체의식은 지난 40여 년간의 고도 경제성장정책과 이에 따른 불평등 요인의 증대, 물질만능주의, 인간경시풍조 및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의 만연으로 크게 파괴되었다. 그러는 가운데 빈부문제, 각종 사회적 위험 즉 공해, 교통, 범죄, 주택문제 등과 청소년, 노인, 장애인, 여성문제, 그리고 가족해체 등 여러 사회문제들이 야기되었다.

또한 과거의 전통적인 대가족제도가 붕괴되고 그 결과 가정의 역할은 크게 축소되어 가정이 담당했던 기능은 대부분 국가사회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더구나 우리사회에서 개인은 더욱 기능적 인간으로 되어 전체사회에 대한 의존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는 다양해져 가고, 복잡해져 가는데 비해 대처해야 할 개인과 가족의 능력은 오히려 축소되어 오고 있다. 다시 말하여 빈곤과 여러 가지 사회적 위험 및 불행은 개인이나 가족의 힘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워졌고, 국가사회적인 연대책임에 의해서만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이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가 바로 오늘날의 사회가 갖는 중요한 성격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더불어 사는 사회란 한마디로 사회구성원 모두가 서로 합심 협조하여 ‘함께 잘 살아가는 사회’라 할 수 있다.

2. 더불어 사는 사회건설의 기초는 자원봉사활동이다.

오늘날 더불어 사는 사회는 정부의 정책에 의한 복지제도 마련이나 어느 특정인, 특정 집단의 노력만으로 이룩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전 국민이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실천해 나갈 때에 달성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 생겨난 빈민이나 소외자들은 예전과 같이 국가와 종교기관에만 맡겨둘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근대적 자선기관 또는 사회복지단체들이 태어났으며, 이러한 기관과 단체들은 대부분 의식 있는 시민들, 자원봉사자들에 의해서 설립되었다. 즉 사회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틈새가 있고 이 틈새가 메꾸어지는 사회는 안정되고 살맛나게 되는데 이 틈새를 메꾸는 작업이 바로 자원봉사활동이다. 최근에 와서 자원봉사활동은 사회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가정의 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가족단위 자원봉사활동도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오늘날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구조가 종전과는 매우 달라지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발생하는 사회문제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더불어 사는 공동체 사회는 자신들이 지키고, 창조하고, 자신들의 권리로서 쟁취해 나가는 복지, 즉 ‘참여하는 복지‘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강력히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참여하는 복지‘의 대표적인 형태가 바로 자원봉사활동이며, 이러한 자원봉사활동을 행하는 사람을 자원봉사자(볼룬티어: volunteer)라 한다. 다시 말해 자원봉사자란 각종 사회복지 분야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순수한 열정을 갖고서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이라 하겠다.

그리고
1) 생명을 존중하며 이웃과 더불어 사는 가치관에 바탕을 두고 공동체를 건설한다는 자각에서 출발하여 끝까지 이를 지켜가는 특성인 복지성, 2) 다른 사람에 의해 의무로 강제되어서는 안 되는 자발성, 3) 정신적인 보람과 만족 외에 어떠한 물질적 보상도 기대해서는 안 되는 무보수성, 4) 꾸준히 활동을 해 나가야 하는 지속성, 5) 말과 생각 보다는 직접 현장에서 활동해야 하는 실천성 등을 자원봉사자가 갖는 기본적인 특성으로 들 수 있다.

따라서 자원봉사자는 단순한 종교심이나 자선심에서 나오는 구빈사업이나 자신의 여가선용을 통한 봉사라는 개념을 한 차원 넘어서 복지측면에서의 체계화된 의미 있는 활동으로 ‘함께 참여하는 복지’로의 접근을 꾀해야 할 것이다.

3. 가족자원봉사활동은 봉사활동의 꽃이다.

자원봉사활동은 개개인이나 친구들 모임, 그리고 학교나 기업 등 각종 조직체의 봉사단을 통해서 할 수도 있지만 역시 우리사회에서 근간이 되는 가족들이 함께 하는 가족자원봉사활동이야말로 봉사활동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모든 자원봉사활동이 갖는 가치는 지대하여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지만 적어도 가족자원봉사활동은 다음과 같은 가치를 더 지니기 때문이다.

첫째, 남과 더불어 봉사하는 것을 통하여 가족 개개인의 잠재능력을 발휘하기 위한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둘째, 잊고 지내 온 보편적인 가족일체성을 회복시켜줌으로써 가족생활 속에서 윤택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한다.
셋째, 건전하고 정상적인 가정의 기능을 보호, 육성해주며, 나아가서 가족구성원들 간의 포근한 정을 잘 나누게 한다.
넷째, 사회 전체를 잘 구성하기 위해 귀중한 가족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잘 엮어가는 활동이 된다.
다섯째, 가족자원봉사활동은 가족구성원 개개인들로 하여금 가족 내에서 소속감과 안정감을 갖도록 한다.
여섯째, 가정의 비인간적 분위기를 보다 인간적 분위기로 전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마지막으로 학교나 가정에서 하지 못한 민주시민의 자격을 익혀가는 평생교육의 못자리판이 될 수 있는 가치를 갖게 함으로써 성 평등적이고 조화로운 민주적인 가족을 갖는데 도움을 준다.

우리들은 마음만 먹으면 가족과 함께 하는 자원봉사활동을 주위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부모와 함께 쓰레기를 주워 공원과 집 주변을 깨끗하게 하는 일, 노인들과 장애우들을 도와주는 일, 가족과 함께 마을의 복지지도를 만들어 지역문제에 관심을 갖는 일, 휴가를 이용하여 행락지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가족들이 함께 줍는 일, 쓰레기 줄이는 생활을 가족이 공동으로 토론, 연구하는 일, 일회용 종이제품은 사용 안하는 일, 가정에서 음식을 아끼는 일 등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은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항상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으며, 함께 인생을 걸어가는 그 자체가 사랑의 참된 실천임을 생각할 때 가족자원봉사활동은 바로 이러한 가족 사랑을 실천하는 기본이 된다고 하겠다. 사랑은 결코 ‘홀로서기’에 있는 게 아니라 ‘함께 서기’에 있음을 자각할 때 가족이 함께 하는 가족자원봉사활동이 갖는 의미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으로 여겨진다.

* 본 글은 <가족자원봉사 가이드북  "더 큰 가족만들기"(생활개혁실천협의회)> 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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