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에 대한 기독교적 답변
- 동성애를 긍정하진 않지만, 동성애자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교회
노영상 외 지음 / 기윤실 부설 기독교윤리연구소 편
13,000원 / 예영커뮤니케이션
2011.6.25 발행
<목차>
머리글 _ 노영상 / 기윤실 기독교윤리연구소 소장
추천의 글 _ 강영안 / 기윤실 이사
제1부 오늘의 문화 속에 나타난 동성애 문제
제1장 매스미디어 속의 동성애 _ 송해룡 / 성균관대학교 교수(신문방송학과)
제2장 동성애와 춤추는 영화 _ 강진구 / 고신대학교 교수(컴퓨터영상선교학)
제3장 동성애, 그들의 고원(高原) _ 김호경 / 서울장신대 교수(신학과)
제2부 동성애에 대한 성경적이며 신학적인 반성
제4장 구약성서에서 바라본 동성애 _ 배정훈 /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구약학)
제5장 동성애와 신약성서 : 바울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_
소기천 /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신약성서신학)
제6장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윤리학적 반성 _ 정원범 / 대전신학대학교 교수(기독교윤리학)
제7장 동성애의 친밀성 구조 내 배려 및 치유 윤리적 성찰 _
박성관 / 장로회신학대학교 강사(기독교와문화)
제8장 동성애와 배려의 윤리학 _ 김진 / 울산대학교 교수(철학)
제3부 동성애 문제와 교회의 법제적이며 목회적인 실천
제9장 성전환자 관련 법률 제정의 필요성과 방향 _ 박종운 / 법무법인 소명 변호사
제10장 동성애 차별금지법안 문제점과 입법반대운동 _ 장헌일 / 국가조찬기도회 사무총장
제11장 동성애 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목회적 대응을 위한 내러티브적 설명과 제안 _
곽재욱 / 동막교회 담임목사
제12장 동성애자를 위한 돌봄의 목회미학 _ 이상억 /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목회상담학)
제13장 최근 논쟁이 된 「차별금지법안」 내의 "성적 지향" 삽입 문제 논란에 대한 분석 _
노영상 /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 (기독교와문화)
<추천의 글>
강영안 _ 기윤실 이사,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
네덜란드 철학자 반퍼슨(C.A. van Peursen)은 우리가 문화의 변화를 물결의 흐름에 비유해서 보았습니다. 깊은 산 속 옹달샘에서 물이 나올 때는 소리 없이, 천천히 흘러나오다가 실개천을 이루고 이 골짝 저 골짝을 돌면서 점점 물결은 세어지고 흐름은 속도를 더하게 됩니다. 물결을 따라 뗏목이나 배를 타는 사람은 물결을 따르거나 거슬러 올라 갈 때 방향을 잡지 못하면 낭패를 당하고 맙니다. 균형과 방향, 그리고 이를 위한 관찰과 숙고, 신중하고도 신속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물결의 흐름은 항상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문화의 흐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문화를 반퍼슨은 ‘흐름이 가속화되는 문화’(cultuur in stroomversnelling)란 말로 표현하였습니다.
문화의 흐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관찰과 숙고에 근거한 판단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방향을 잡지 못하고 균형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균형과 방향에는 윤리적 판단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주어진 상황과 적절하게 상호 작용하면서 그 상황 속에서 책임 있게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지침을 성경과 교회 전통, 건강한 상식과 합리적 판단을 통해 찾는 윤리가 필요합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부설 기독교윤리연구소는 이런 정신을 가지고 연구서를 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펴내는 책은 지난 번 간행한 안락사 문제에 관한 책에 이어 우리 사회에서 이제 핫 이슈의 하나로 등장한 동성애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동성애가 죄다, 죄가 아니다,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단정적인 답을 쉽게 하자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 아닙니다. 신구약 성경을 통해서, 교회의 역사를 통해서 동성애가 어떻게 이해되었는지 왜 금지되었는지 그 배경을 소상하게 다룰 뿐 아니라 동성애가 안고 있는 심리적, 법적, 철학적, 윤리적 문제도 함께 다루었습니다. 필자들에 따라 생각의 차이나 판단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모든 생각을 통일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각자 자신의 학자적 판단과 양심을 바탕으로 여러 학자들이 집필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하나의 결론이나 하나의 목소리를 찾으려고 하기 전에 문제를 깊이 숙고하고 건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지침으로 이 책을 사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편집 책임을 맡은 기독교윤리연구소 소장 노영상 교수님과 집필에 참여하신 분들, 기윤실 간사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머리글>
(기윤실 기독교윤리연구소장,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와문화 교수)
본 책은 국가인권위원회가 2006년 권고한 차별금지법안에 대한 종교계의 반대 표명으로 야기된 격론에 대해, 차분히 반성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논의는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3년 1월 인권단체 관계자 및 전문가 등 17인으로 구성된 차별금지법제정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2004년 8월 추진위 안을 마련한바 있었다. 인권위원회는 이 안을 보강하여 최종적으로 2006년 7월에 권고법안을 내놓았다. 그 후 2007년 7월에는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 업무가 법무부로 이관되었으며, 법무부는 이 법안에 대한 여론을 수렴한 후 각 관계부처 간의 협의를 통해 차별금지법안을 만들어 입법예고와 규제심사 등을 거쳐 2007년 12월 13일 정부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정부 법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은 인권단체들은 2007년 11월 28일 ‘올바른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반차별 공동행동’을 결성하고 여러 차례의 토론회와 공청회를 진행한 끝에 자체로 새로운 차별금지법안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이상의 반차별 공동행동은 2008년 1월 28일 당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을 통해 별도로 마련한 차별금지법안을 국회에 발의한바 있다. 이렇게 하여 차별금지법안은 세 개가 되게 되었다. 인권위가 2006년 7월 만든 권고법안, 2007년 12월 13일 정부가 내놓은 정부법안, 그리고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를 중심으로 한 반차별 공동행동 측의 차별금지법안 등이다. 이 같은 찬성과 반대의 양자 의견 사이엔 여러 부분에서의 이견이 있지만, 그 중 논란의 핵심이 되었던 부분은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 문제 곧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의 문제였던 것으로 본 책의 목적은 이 문제를 정돈하려는 데 있었다.
본 책은 이 같은 최근 우리 사회의 동성애 문제에 대한 논란에 대해 기독교계의 다양한 입장들을 정리하려는 취지에서 구상되었던 것이다. 이 같은 최근 우리 사회의 동성애에 대한 논란의 분위기는 송해룡 교수와 강진구 교수의 및 장헌일 사무총장의 글들에서 잘 드러나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제1부에서는 "오늘의 문화 속에 나타난 동성애 문제"를 언급하였다. 제2부는 "동성애에 대한 성경적이며 신학적인 반성"의 내용을 담았다. 마지막 제3부는 "동성애 문제와 교회의 법제적이며 목회적인 실천"이라는 제하에서 동성애 문제에 대한 교회의 실천적 대응의 문제를 다루었다.
여러 원고들을 모아 책으로 묶으며, 우리는 기독교계의 대강의 입장을 정리할 수 있었다. 본 책의 제목에서와 같이, "동성애를 긍정하지 않지만, 동성애자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교회"가 본 책의 전체적인 주제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먼저 동성애에 대한 성경의 내용을 검토하였다. 배정훈, 소기천, 곽재욱, 정원범 교수 등이 이 일을 맡아 수행하였는바. 그들이 주장하는 핵심적인 내용은 성경이 동성애를 긍정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물론 동성애를 찬성하는 쪽의 학자들은 동성애 반대에 대한 성경구절들을 자신들의 견지에서 해석하지만, 여러 가지 성경의 맥락에서 볼 때 그러한 주장이 타당성이 없음을 필자들은 언급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동성애를 긍정하진 않지만, 동성애자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려 하고 있음에 대한 입장이 여러 교수들의 글에서 발견된다. 이상억 교수와 박성관 교수의 글들은 이 같은 입장을 잘 반영하였다. 우리 교회는 동성애를 찬성하진 않지만, 동성애적 성향을 가지는 사람들에 대해서 목회적이고 치유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이 논문들은 잘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가 동성애자들을 약자 및 소수자로 생각하여 보호해야 하는지를 김호경, 김진 교수가 잘 설명하였다. 김호경 교수는 여성신학적 입장에서 동성애 속에 내재하여 있는 힘의 논리를 분석하며 동성애 논란의 본질을 파헤치려 하였으며, 윤리학자인 김진 교수는 덕윤리학의 한 부류인 배려의 윤리학의 입장에서 동성애를 관찰하려 하였다. 동성애를 규범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배려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나, 그 배려의 범위를 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가 필요함을 김 교수는 말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동성애 관련법의 논의를 위해 기반이 되는 문제들이 검토된 다음, 박종운 변호사와 노영상 교수는 작금의 동성애에 관한 법제화 논란의 문제를 추적하였다. 박종운 변호사는 성전환자 관련 법률 제정의 문제에 대해서 논구하였으며, 노영상 교수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차별금지법안 상의 "성적 지향"이란 단어를 삽입하는 문제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정리하였다. 이 두 논문은 모두 동성애를 긍정하진 않지만,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법제적인 방안이 무엇인지를 모색하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되고 있다. "동성애자라고 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괴롭힘을 당하거나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는 찬성하지만, 동성애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교육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법안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의 의사를 분명히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성적 지향과 같은 논쟁적인 개념을 차별금지 대상이 되는 다른 리스트들과 함께 별 검토 없이 넣었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으로, 이에 대한 시정이 필요함을 기독교계는 주장하는 것이다. 우리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성적 소수자로서의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정해진 범위 내에서 보장하고 그들을 국민의 일원으로 보호하는 약자 차별금지에 대한 글로벌 스탠다드를 세우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하는 바이나, 동성애를 바른 일로 옹호하며 그것이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교육하지 못하게 하는 일들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것이다. 이에 필자는 종교계 및 경제계 등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반대하는 본 차별금지법을 무리하게 통과시킬 필요가 있는지를 다시 질문하고 싶은바, 이에 대한 국회 차원의 신중한 검토를 요청하는 바이다."
금년 5월 본 책을 만드는 중 미국장로교회(PCUSA) 헌법의 '치리형식'(The Form of Government) G-6.0106-.0108의 b항에 대한 수정이 찬성 373표, 반대 323표 기권 4표로 통과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부분은 동성애자의 교회직분 임명에 대한 규정인데, 기존의 헌법 내용 중 남자와 여자 간의 결혼 언약 안에서 충실하게 사는 자에게만이 교회의 직분이 주어질 수 있다는 부분을 삭제함으로써, 동성애자가 교회의 직분을 맡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게 된 것이다. 향후 이러한 미국장로교회의 결정은 미국의 한인교회들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거니와 이 부분에 대한 토론이 활발히 진행될 것이 예상되는 바, 이 책의 그러한 논의들에 큰 참고가 되길 기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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