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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실, 소박한 일상

[회원모임] "우리들의 방"

우리 사회의 많은 시민운동이 '시민없는' 운동이 되었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모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대안 중의 하나로 풀뿌리 민주주의 운동이 거론되고 있는데 기윤실에서도 회원들이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참여를 할 수 있는 자리를 계속 마련해나가고자 합니다.

오늘 처음 시작한 모임은 그야말로 '회원에 의한, 회원을 위한, 회원의'운동을 표방합니다. 이슈나 성과 중심이 아닌 운동, 사람이 중심이 되고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운동이라는 인식은 아직 좀 낯설지만, 과감하게 시도해 봅니다^^

  "우리들의 방", "life stylist", 또는 "여백을 통해 중심 바라보기"......

3월 12일 오전 9시 30분, 노원구 김주영회원님의 집에 한 두 명씩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믿음대로 살아가려면 '나만의 방'뿐 아니라 '우리들의 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 5명의 젊은 엄마들이지요. 


(두번째 줄 사진, 왼쪽부터 김양미, 이가영, 김주영, 정성진님. 마지막 사진은 김주영님과 남편 이재환 목사님, 목사님은 점심시간에 오셔서 식탁에 음식을 날라주시고, 우리들이 점심을 먹는 동안 아기를 봐주셨답니다. 유후^^)

같은 교회 청년부를 다닌 경험이 있지만 5명 모두 함께 모인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 서로 근황을 묻고 이 모임의 이름은 무엇으로 하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 그 전에 먼저, 자연스럽게 들고 온 보따리들을 풀어 자기 아이의 작아진 옷들을 물려주었어요. 얼마 전 호주에서 잠시 귀국한 이가영님의 생일을 축하하기도 했고요. 우리끼리도 작아진 옷이나 안 쓰는 물건들을 나누었는데, 이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을 경험해보신 분들은 아실거예요. 진로찾기나 아이키우기 같은 문제 뿐 아니라 '새로운 스타일의 구두 신어보기'도 지지해줄 수 있는 곳^^ 모임 이름 중의 하나로 'life stylist'가 나온건 바로 이때랍니다. 풀뿌리 운동은 더디기 때문에 즐겁게 지속가능해야 한다지요.  

이 모임을 통해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각자의 경험을 통해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나누었습니다. 가능하면 익숙했던 관점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을 가져볼 것을 제안하기도 했고 새로운 실험도 해보기로 했습니다. 영어교육, 수학교육, 사회복지, 사회학, 여성학, 국제관계 등 전공과 관심사도 다양하기 때문에 한동안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조율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우선 '제 2기 기윤실 창의여성리더십 아카데미'때 강의를 해주셨던 백소영 교수님의 <엄마되기:아프거나 미치거나>(대한기독교서회)를 읽고 책나눔을 하면서 가닥을 잡아가기로 했습니다. 취학전 아동들의 보육방식과 보육교사 처우 개선을 교회와 연결하는 방안을 자체 R&D사업으로 잡았고요. 자기 삶에서 나오는 문제의식을 전공을 살려 믿음으로 실천해보는 건 정말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얼만큼 윤곽이 잡히면 기윤실에도 도움을 요청하거나 사업 제안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주 후 다음 모임에서는 다목적 친환경 세제로 쓸 수 있는 EM(Effective Micro-organisms 유용 미생물군)을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해보고 싶었지만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던 일들을 함께 해볼 예정이고요. 늘 가족을 돌보고 살림을 하느라 자신을 돌볼 여유가 별로 없는 주부들이다보니 같이 전시회도 가고 소풍도 가볼 참입니다.

모임이름은 정하지 못했지만,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지지해주는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시작이니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됩니다.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