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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세월호 참사를 기억합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함께 드리는 팽목항 기도회 참가후기

[세월호 참사1주기]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함께 드리는 팽목항 기도회 참가후기


이 글은 세월호를 기억하는 기독인 모임에서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4월 25일(토)에 팽목항에서 드린<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함께 드리는 팽목항 기도회>를 다녀와 남긴 후기입니다. * 출처 : 세월호를 기억하는 기독인 모임 



뼛조각 하나라도 찾고 싶다’는 고통과 만나다


팽목항에 다녀왔다. 4월 25일, 7시간을 달려 도착한 팽목항은 여전히 실종자 9명을 기다리는 노란리본과 잊지 않겠다는 다짐의 마음들이 나풀거렸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잠잠한 바다를 보고 있자니, 세월호 참사 이후로 지난 1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우리의 현실이 저릿하게 다가왔다.



*‘뼛조각 하나라도 찾고 싶다’는 고통 앞에서

팽목항 분향소에 들러 헌화하는데, 한쪽 구석에 노란 종이학을 담은 유리병을 발견했다. 누가, 어떤 마음으로 접었을까? 생각해보니, 지난 1년 동안 거리에서 조용히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 광장에서 숨죽여 기도하던 사람들, 뜨거운 태양 아래 커다란 피켓을 들고 국회 앞에 지키던 이들과 같은 마음이겠거니 싶었다.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과 어떻게든 한국 사회를 구조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와 닿았다. 헌화와 묵념을 마치고 팽목항 분향소를 나와 방파제를 따라 걷는데, 곳곳에 매달린 리본과 현수막들에 적힌 희망과 슬픔, 약속과 다짐들을 읽으며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들과 마음이 연결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지겹다’는 이들은 어디 있는 것일까? 여전히 ‘돈’을 이야기하는 이들은 어디 있는 것일까?


서울과 대전, 익산 등 각 지역에서 함께 온 130여 명과 함께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기도회를 드렸다. 뜨거운 햇볕아래 앉은 우리들은 정성스럽게 두 손을 모아,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고창석,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 님이 돌아오기를 바라고, 또 이 땅에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아픔과 ‘뼛조각 하나라도 찾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은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슬픔이라 여겨졌다.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드리는 기도가 모아져 진실을 밝히고, 안전한 한국 사회를 만드는 씨앗이 되기를 바랐다.


*대체 불가능한 생명은 ‘보상’될 수 없기에

예배 후, 팽목항에 남아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세 번이나 팽목항을 탈출하려고 애썼지만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들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일상을 빼앗긴 이들은 더 이상 돌아갈 일상이라는 것이 없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우리에게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아 줄 것과 진실을 밝히는데 함께 해줄 것, 그리고 가족들에게 돌아가 늦기 전에 사랑한다고 고백하라고 당부하셨다.




참사 후 1년, 달라진 것은 세월호 참사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 뿐이다. 삶의 터전을 잃었고, 일상을 잃었다. 그리고 가족이 사라졌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것이 생명이기 때문에 이들의 아픔은 ‘보상’될 수 없다. 이들의 아픔을 헤아리고 위로하는 길은 결국 진실이고, 안전한 사회일 것이다. 목소리를 잃어버린 자들에게 귀 기울이고 우는 자들의 곁을 끝까지 지키는 이들이 바로 억울한 이들을 신원 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나와 너, 우리이기를 바란다.


-글 : 박진영(기독교윤리실천운동 간사)
-사진 : 김효준(기독교윤리실천운동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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