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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실, 소박한 일상

[2014년 일본연수 - 소감문] 뜻하지 않은 의미의 발견

2014년 기윤실 간사 일본연수

●연수기간 : 2014년 6월 17일(화)~6월 20일(금) (3박4일)
탐방지 : 일본 간사이 지역(고베, 오사카)
방문기관 : 고베대지진기념관, 주식회사 나이스(N.I.C.E), 에스코프 오사카, 가가와 도요히코 기념관, 기타노 공방, CS고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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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일본연수 소감문]
뜻하지 않은 의미의 발견

 

1. 뜻하지 않은 기회로 기윤실 사무처 간사님들과 함께 일본을 다녀오게 되었다.

몇 주 전부터 미리 간사님들과 탐방할 기관에 대해 사전조사를 하고 참고자료도 보며 공부하며 기대함이 생겼고, 아주 어렸을 때 가족여행 갔던 것을 빼면 해외 출국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일단 들뜨고 설레는 마음으로 오사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일본 연수는 실천신학대학원 목회사회학 박사과정에 있는 목사님들과 교수님들과의 동행이었다. 모든 일정의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다 준비해주시고 기윤실 사무처 간사들까지 챙겨주셔서 정말 감격스러울 정도로 감사하고 안전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2. 공식 일정에 있던 탐방 기관은 모두 네 곳이었다.

 

2-1. 둘째 날 오후에 방문했던 ‘주식회사 나이스’. 오사카의 니시나리(Nishinari) 지역에 위치한 이 기관은 고령자와 경제적 취약층 등 정부의 보조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빈곤 주민들을 위해 마을 곳곳에 주택을 건설하여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살 집을 제공하고, 약국, 식당, 목욕탕 등의 시설들을 운영하며 마을 전체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해주며 지역 내 자원순환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특히 목욕탕 사업이 인상적이었는데, 주민들이 한 곳으로 자연스럽게 모여들며 공동체적 일상을 나누고 있다는 것, 번외로 인문학교실을 운영하며 무료할 수 있는 노인 분들에게 계속해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것이 좋아보였다.

 

 

 

2-2. 역시 둘째 날 오후에 방문했던 ‘에스코프 오사카’. 오사카 남부에 위치한 생활 협동조합이다. 인상 깊었던 것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소비자가 곧 생산자라는 것, 또 다른 하나는 결과보다 공정에 더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18,000여명의 조합원을 둔 작은 규모의 생협이지만, 지속가능한 순환형 사회를 목표로 건강한 먹거리와 환경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 업과 전력자급 사업도 전개할 예정이다. 지역별로 정기적인 조합원과의 모임으로 직접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며, 생산과정을 공개함으로써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에 많은 생협들이 있지만, 다른 일반 기업들처럼 이윤추구와 대량화로 기울어지면서 생협의 취지가 약해져간다고 하는데, 에스코프 오사카의 경우는 초심을 잃지 않고 생협이 가지는 장점과 좋은 의도들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2-3. 셋째 날 오후에 방문했던 ‘기타노마치 공방’. 첫날에 기타노공방이 위치한 기타노이진지를 들렀었다. 이곳은 18세기 고베 개항 이후 서양 무역 상인들이 거주했던 지역인데, 이국적 풍경과 건물들로 매년 수십만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특히 기타노마치 공방은, 87년의 역사를 가진 소학교가 1995년 대지진 이후 폐교 위기에 처했을 때, 마을주민들과 시 관계자가 협의하여 체험형 공방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아이스크림, 초콜릿, 수공예품등을 취급하는 21개의 작은 상점들이 입주해있고, 물건을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체험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어 어린이와 주부들에게 인기가 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시대에 결여되어 있는 ‘제작자의 얼굴이 보이는 믿을 수 있는 따뜻한 물건‘을 만들어 사람간의 교류가 가능하도록 하며, 지역상권의 활성화와 역사성, 문화특수성의 측면에서 꽤 매력 있는 마을 관광지로 보여졌다.

 

 

 

2-4. 역시 셋째 날 오후에 방문했던 ‘CS(Community Support)고베’. NPO를 돕는 NPO를 표방하며 활동하고 있는 CS고베는 대지진 이후 재건을 위한 지역 네트워크 형성을 돕고자 설립되었다. 직접 하고 있는 사업은 크게 두 가지인데,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해 주는 것과, 고베 시의 위탁을 받아 자전거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거리를 다니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가 자전거가 정말 많다는 것이었는데, 그 자전거를 지하철역 근처에서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관리하고 있고, 이것은 자원봉사자들, 특히 노인 분들의 참여로 운영되고 있었다. 또한 주민조직과 지역 활동단체를 위해 상담 및 지원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민과 지역을 섬기는 단체들을 위한 역사와 규모가 있는 중간조직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2-5. 이렇게 각각의 기관들이 지역사회의 가난한 자, 환경문제, 건강한 상권, 시민사회운동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활동들을 생생히 접하고 돌아왔다. 이미 세계가 도시화, 대량화, 개인주의 등으로 물들어 간지 오래 된 이 시점에, 지역공동체, 소량화, 공정하고 공개된 상거래 등의 모습을 보니,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 같고 낯설었지만, 사실 사람은 이러한 연결망, 소통, 정직함, 나눔이라는 키워드를 그리워하고 바라고 있진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안경제, 대안공동체라는 것이 마냥 멀고 이상적인 그림만은 아니겠다는 작은 소망과 왠지 모를 흐뭇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3. 그 밖에 기억에 남는 것은

 

- 비교적 일정이 여유로웠던 첫째 날, 숙소에서 바라본 고베항의 야경은 다시 발길을 바깥으로 이끌었다. 시원한 바람과 탁 트인 풍경에, 조금 긴장하고 있었던 마음이 확 열렸고, 서울에서 쳇바퀴 생활을 하다가 좋은 기회로 여행 겸 연수를 떠나온 것이 감사하고 기분전환이 되는 순간이었다.

 

- 고베동부교회 목사님의 선교강의도 인상적이었다. 일본 단기선교의 목적은 직접 복음을 전하는 것보다는 영적으로 육체적으로 소진되어 있는 선교사부부의 케어에 있다는 것과, 겨울연가의 최지우, 배용준이 외교차 방문한 대통령의 100배의 역할을 해낸다는 것, 종교는 깰 수 있으나 문화를 깨기는 어렵다는 것(일본의 천황, 신사에 대한 발언 주의), 일본인의 무죄의식 등등의 이야기들. 강의 뿐 아니라 3박4일간의 시간동안 일본에 대해 이해하고, 편견을 깨는 순간들이 있었다는 것이 큰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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