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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실, 소박한 일상

도덕은 무엇으로부터 오는가?


2006. 11. 21

칸트하면 떠오르는 것은 어릴적 위인전에서 읽었던 ‘칸트의 산책’이야기이다.(칸트는 매일 오후 정확한 시간에 산책을 했는데, 어떤 사람들은 칸트의 산책시간에 시계를 맞추기까지 했다고 한다.) 비록, 고등학교 윤리시간과 대학교 교양철학시간에도 칸트에 대해 배웠지만, 너무 어렵게만 다가왔던 칸트의 철학은 잘 기억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강영안 교수(공동대표, 서강대 철학과)님께 듣는 칸트의 철학은 어렵지 않고, 귀에 솔솔 들어오는 것이 단지 정확한 시간에 산책하던 사람으로만 기억되던 칸트를 내 생활의 중심으로 이끌어 주었다.(물론 이러한 준칙이 보편적 입법으로 타당한지는 모르겠다.^^)

칸트의 도덕철학은 ‘어떤 행위를 도덕적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에서 출발한다. 즉, 무엇을 도덕적 행위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칸트는 어떤 행위를 하는데 2가지 동기(의지, 하고싶은지, 하고싶지 않은지의 욕망의문제)가 있다고 설명한다. 첫째는 마땅히 해야 하고, 싫어도 해야 하는 의무(duty)이고, 둘째는 하고 싶어서 하는 경향성(inclination)이다. 의무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도덕적이고, 경향성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자기사랑이므로 비도덕적이라 보았다.

의지를 강제하는 의무(duty)는 “법칙에 대한 존경심에서 나온 행위의 필연성”에 의해 행해지는 것인데, 여기서 법칙은 선에 대한 호소 또는 명령을 나타내는 정언명령(categorical imperative, 조건이 없는 명령)을 나타낸다.

정언명령은 ‘모든 준칙의 보편적인 입법 형식의 원칙’과 ‘목적 자체로서의 인간에 관한 원칙’ 두가지 정식으로 설명된다.
1. 너의 의지의 준칙(어떤 행위를 할 때 암묵적으로 수용하는 주관적 규칙)이 항상 동시에 보편적 입법(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객관적인 규칙)으로 타당할 수 있도록 그렇게 행위하라.
2. 너는 네 자신의 인격(등가물이 없는, 도덕법칙의 주체)과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에 있어서 그 인간성을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고 결코 단순히 수단으로서만 사용하지 않도록 그렇게 행위하라.

칸트는 이러한 도덕법칙을 통해 행복과 의무가 균형을 이룬 최고선이 가능하다고 보았고, 주관적 규칙인 준칙이 객관적인 규칙인 입법이 되기 위해 어릴적부터 도덕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강영안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칸트가 고민했던 정언명령의 원칙이 단순히 하나의 공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 타자성에 종속된 존재(p.10)인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