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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받는 교회

[특집] 목회자의 경제윤리

목회자의 경제윤리

 

신기형 목사(이한교회 담임목사)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 목회자에게 요구하고 기대하는 바는 그들이 얼마를 받고 얼마를 사용해야 하는가의 액수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바로 신뢰에 대한 것이라고 본다.

목회자들이 성도들의 경제 활동을 함에 있어 본 받을 만한 모델이 되는 것, 성도들이 낸 헌금을 목회와 사역에 책임감 있게 사용하는 것. 그리고 이 과정 가운데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실제적으로 작용함을 성도들에게 증거 하는 것이 목회자의 경제 윤리의 가장 본질적인 내용이다.

 

그렇다면 돈과 관련해서 성도들이 목회자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이고, 이에 대해 목회자는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으며 준비가 되어 있는가?

 

경제학은 돈에 세 가지 기능이 있다고 설명한다.

첫째 돈은 교환의 매개 수단이다(medium of exchange).

둘째 돈은 가치 척도의 기준이다(unit of account).

셋째 돈은 가치 저장의 수단이다(store of value).

이와 같은 돈이 갖는 기능으로 인해, 돈이 선택과 동일시되고, 가치 역시 돈으로만 평가하게 된다. 돈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주는 힘과 모든 가치를 평가하는 규범이 되었다.

돈은 그 특성상 하나님과 너무도 닮았다. 돈은 어디서나, 어디에 있든지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

또한 돈은 어디서나 동행한다.

 

성경은 돈에 관하여서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

첫째, 돈은 필요한 선(good)이다. (good)이란 사람의 기본적인 필요를 채우는 요소이다. 나아가 돈은 하나님의 일에 도움을 준다. 그 가장 대표적인 예가 헌금이다.

둘째, 부요함은 하나님의 축복이다. 경제적 풍요가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생각은 구약에서 특별이 강조된다. 그렇다고 해서 성경은 가난 자체를 하나님의 저주로 보지는 않는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자로 임하심으로 가난한 자의 친구가 되셨으며, 어떠한 형편에 처하든지 자족하며 주님의 뜻을 그 가운데서 행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임을 발견케 하셨다.

셋째, 돈에는 부작용이 있다. 성경은 돈의 선한 용도와 축복의 증거임을 인정하면서도 돈에 대한 부작용을 아주 강조한다. 돈이 하나님을 대신할 수 있고, 돈이 있을 경우 가난하고 배고픈 자의 형편을 잊을 수 있으며, 하나님보다 돈을 더 사랑하고 의지케 한다.

종합해서 본다면, 성경은 돈을 우리의 필요를 채우는 선으로 보면서도, 돈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 인간의 본성을 직시하여, 돈에 대한 경계와 바른 사용을 강조하고 있다 하겠다.

 

그러면 목회자는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

첫째, 교회적인 재정 마련과 집행에 있어서 목회자는 성도가 헌금과 교회 재정에 있어서 매우 민감함을 알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신뢰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교회나 목회자가 그동안 보여준 재정에 대한 투명성과 도덕성이 분명했다면, 그동안 교회에서 집행하고 결정하는 과정이나 결과가 약속대로 집행되었다면 교인들의 참여는 좀 더 적극적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서 교인들의 형편과 이에 알맞은 교회 예산이나 사역에 맞는 준비들, 그리고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확신들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도들 앞에 보고함으로써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야 한다.

 

둘째, 목회자 개인의 경제생활과 관련하여서는 권리보다는 믿음을 주장해야 한다. 사도바울이 고린도 성도들에게 자기에게 있는 권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렇게 권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복음을 온전히 전하기 위함이며 또한 복음을 전한 다음에 버림을 받지 않는길이기도 하다.(고전9:27)

또한 재량권의 한계를 분명히 정한다. 인간은 죄인이며 스스로 자기를 제어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재량권과 동시에 견제의 수단을 반드시 구비해 놓아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입장이 늘 되어 본다. 목회자는 늘 양에게 관심을 갖고, 양을 소중히 여기며 양들의 생각을 알아야 하고, 그 안에서 재정을 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목회자는 종교인 세금 납부에 있어 더욱 적극적이 되어야 한다.

 

지도자는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주의를 받고 있다. 따라서 목회자는 찰스 스펄전이 말한대로 공중 시계와 같다. 각 개인들이 자기 시계를 점검하고 수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공중 시계가 목회자이다.

목회자의 경제 윤리는 바로 이 역할에 있다. 돈의 사용에 있어 성도들에게 본이 되는 것. 성도들이 경제적 결정을 하려고 할 때 모델이 되며 또한 산 증거가 되는 것. 이를 위해 본인의 경제적 필요와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교회의 형편을 먼저 생각하고, 돈의 가치와 순기능을 알면서도 돈보다 더 크고 위대하신 하나님으로 기뻐하며 소망을 그분께 두고, 행정과 집행에 있어는 성실성과 정직함을 가지면서도 영혼과 은총과 약속을 일관되게 붙잡는 것, 성도들은 목회자의 이런 노력과 모습을 보며 목회자를 신뢰할 것이며 이 신뢰 가운데 하나님의 일들은 영광 가운데 진행되어 나갈 것이다.

 

 

이 글은 2017년 기윤실 열매소식지 9-10월호 특집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