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경영을 읽고
- 무한경쟁 시장의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
무한 경쟁 시장의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이라는 부제가 붙은 ‘상생경영’은 프롤로그에서 한때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은 하루 1톤에 가까운 나뭇잎을 먹으며 자신들의 생존기반인 숲을 황폐케 함으로 결국에는 멸종하고, 공룡보다 훨씬 미약한 존재였던 곤충은 자기들에게 꽃가루, 꿀 등 먹이를 공급하는 현화식물을 자기들의 ‘생존기반’으로 인식하고 이들을 번성시키기 위해 가루받이(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함으로 지속적으로 살아남았음을 설명하며, 대기업과 중고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상생만이 21세기 최고의 기업 경쟁력이라는 화두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아울러 상생이란 것을 WTO 체제에 의한 글로벌 경영 시대에 믿을 수 있는 ‘사이’가 만들어내는 경쟁력의 관점에서 분석하며, 이 능력을 사회적 자본이라고 부르고 있다.
『1부 왜 상생협력인가』에서는 프롤로그에서 공룡과 곤충을 비교했듯이 한국호랑이가 멸종한 이유는 자신의 경쟁력 저하가 아닌, 먹이사슬 파괴에 따른 결과였다며 기업 생태계 또한 다르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아무리 빠르고 강한 기업이라도 핵심 부품에 문제가 생기면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고, 그로 인해 연결되어 있는 기업 생태계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 생태계를 튼실히 하고 기술 개발에 기업 생태계군의 역량을 집중해야하는데, ‘한 사람의 이익은 다른 사람의 손실을 의미하며,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고 이익을 볼 수 없다’는 몽테뉴적 사고를 벗어나, 사용할수록 그 가치가 마모되는 물질적 자본과 달리 사용할수록 그 가치가 증가되는 선순환적인 사회자본으로의 체제변화가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
『2부 상생협력,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에서는 지금까지의 협력은 실패의 역사인데, 협력은 사람이 하는 일인데, 협력당사자의 마음 상태를 서로 정확히 알 길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협력 실패의 전형적 요인으로 기업간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발생되는 역선택의 문제와 도덕적 해이, 죄수의 딜레마를 언급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품업체의 역량을 키워서 명품의 신화를 만들어가는 역량진화, 명품 부품이 대기업의 최종 제품에 최소의 거래비용으로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신뢰구축, 기술사슬의 가닥을 키워 기업생태계를 계속 키워나가는 열린혁신이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
『3부 상생협력의 세 가지 길』에서는 잭 웰치 GE 전 회장이 “지구적 차원의 경쟁에서 가장 의미 없는 성공은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는 것”이라는 말을 언급하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이 부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기술, 인력, 자금, 판로 측면에서 중소기업의 역량 개발이 필요하며, 연결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공정성과 가치 공유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신뢰 형성이 필요하고, 가치 혁신 경쟁력을 위해서는 열린 혁신 체계를 통해 지속적으로 내면적 지식 창조와 외부의 기술과 혁신을 수용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인 부품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역량 진화의 길은 헬퍼의 ‘기업 생태계의 관점에서 보면 양자의 전략 중 가격을 기준으로 아웃소싱하는 퇴출 전략보다 부품업체의 핵심 역량 육성을 중시하는 권고 전략이 효율적인 경우가 많았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퇴출전략 보다는 권고 전략이 효과적인데, 권고 전략이 더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문제는 사람의 문제이며, 중소기업을 학습 중심 경제로 이끔으로 기술이 깊어지도록 유도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두 번째인 연결 경쟁력 확보는 위한 신뢰 구축의 길은 기회주의로 점철된 시장 실패의 문제점과 관료주의로 대별되는 조직 실패의 문제점을 통합적으로 해결 할 수 있는 전략적 대안으로 네트워킹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이때 신뢰는 네트워킹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신뢰의 구축은 일관성, 공정성, 전문성, 공감성, 확신성의 단계를 거쳐 발전해 나간다고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세가지 상생협력의 길 중 현재의 상생을 제고하는 원천으로 역량 진화의 길, 신뢰 구축의 길을 본다면, 미래 상생협력의 원천으로서 가치 혁신 경쟁력을 위한 열린 혁신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열린 혁신의 길은 현대 경영학 이론은 생산성에 편중되어 있고, 창조성은 소홀히 다루는 경향이 있는데, 열린 혁신을 위해서는 창조성이 필요함을 설명하고, 창조성을 위해서는 과거 기업 내부의 연구 개발 능력이 가장 가치 있는 전략적 자산이라는 닫힌 혁신적 사고가 아니라 아이디어들은 더 이상 기업 내부에 가만히 남아 있지 않으며 외부의 연구 결과들을 기업 내부로 가져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열린 혁신적 사고가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
에필로그에서 상생협력이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역량개발을 지원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기업 생태계를 가꾸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라 정의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생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음을 언급하고, 경영현장에서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협력의 부가가치가 경쟁의 부가가치보다 높고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이라는 것을 직시함으로 그것이 상호호혜적인 동반 성장을 가져오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후생 증대에 기여해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상생협력은 200페이지가 안 되는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고, 책 구성 또한 단문 형식으로 읽기 쉽게 편집된 보기 드문 경영서적이다. 그러나, 이 책에 담긴 내용은 대상으로 삼은 대․중소기업 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불신이 깊어가고, 개인주의화 되어 가는 이 시대가운데,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는 사회자본으로서의 신뢰가치를 기억하고, 생태계의 일원으로서의 내 위치를 발견하고, 열린 마인드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 원하는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내용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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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제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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