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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세월호 참사를 기억합니다

[성명서]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정치권의 야합을 규탄하며, 유가족들이 원하는 특별법 제정을 강력히 촉구한다.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정치권의 야합을 규탄하며,
유가족들이 원하는 특별법 제정을 강력히 촉구한다.


오늘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118일째이고,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며 유가족들이 단식을 시작한지는 29일째이다. 유가족들도, 국민들도 이토록 오랫동안 아무런 진실도 밝히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참사 당시에도 무능한 대처로 비판받던 대한민국 정부는 100여일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진상규명을 위한 책임 있는 조사나 대책마련 없이 시간만 보내며 국민과 유가족을 절망시키고 있다. 우리 사회는 2014년 4월 16일로부터 단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했다.

참사 초기의 절망스런 정부 대응에 격앙된 국민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대통령, 정부, 국회는 ‘필요한 모든 것을 다 하겠다’며 약속하고, 또 약속하였다. 그러나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 선거 결과에 고무된 일부 여당 국회의원들은 참사 초기의 약속과 달리 진상규명과 사후 대책마련보다는 이 문제를 빨리 종결하고자 안하무인의 행동과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특히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진실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박근혜 정부와 정치권이 언론까지 등에 업고 도리어 진실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개탄스럽다. 300명이 넘는 생명이 침몰된 이 참사를 그저 교통사고로 폄훼하고, 유병언 일가의 개인비리인 것처럼 떠넘기는데 입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유가족과 대다수 국민의 간절한 염원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 제정 요구조차 보상에 눈이 먼 유가족들의 무리한 요구인 것처럼 매도하고 있는 현실은 참담하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국가인가. 국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참다 못한 생존 학생들은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안산에서 국회까지 눈물로 걸으며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였고, 유가족들은 한 달이 가깝도록 목숨을 걸고 단식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와 정치권은 그런 절박한 호소마저 '노숙자' 취급하며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참담한 일은 그동안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리라 약속했던 새정치민주연합마저 지난 8월 7일 유가족의 요구가 아닌 새누리당의 요구안을 대부분 수용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합의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진실을 투명하게 밝히길 요구하는 유가족과 국민의 뜻을 외면한 명백한 밀실 야합이다.

우리는 고아와 과부의 아버지요, 선한 재판장으로 하늘을 향한 억울한 호소를 반드시 들으시는 하나님(출22:21~23, 눅18:7~8)을 굳게 믿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후부터 기도회로, 단식으로, 행진으로, 1인시위로 세월호 희생 가족들의 고통에 동참하며 뜻을 같이 해왔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이 참혹한 현실의 공범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이웃들의 곁을 지키지 못하였고, 한 줌 위로조차 되지 못했음을 고백하고 사죄드린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세월호 유가족들과 몸과 마음을 같이하여 마침내 진실이 투명하게 드러나고, 책임자들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처벌받고,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더욱 공의롭고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도록 힘 모을 것을 약속하며 더 많은 그리스도인의 동참을 호소한다.

오늘 우리는 마음과 뜻을 모아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박근혜 정부는 참사 초기의 약속대로 진상규명에 책임을 다하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명확한 정부대책을 마련하라.

둘째, 새누리당은 두 번의 선거 승리에 도취되어 민심을 호도하지 말라. 유가족과 국민이 원하는 바대로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을 반드시 제정하라. 유가족을 향해 망언한 조원진, 김무성, 김태흠 의원 등을 징계하고, 즉각 사과하라.

셋째,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과의 야합 산물인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파기하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여 유가족들이 원하는 특별법 제정을 위해 책임을 다하라.

넷째, 언론은 진실을 밝혀야할 본연의 책임에 충실하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유가족의 호소보다는 유병언 일가에 대한 선정적 보도에만 집중하는 행태를 깊이 반성하고, 엄중하고 공정한 언론보도에 힘쓰라.

다섯째,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12:15)는 말씀대로 국민상주(喪主)의 마음이 되어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 제정 촉구, 단식 동참, 기도회 참여 등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앞장서라. 특히 이번 가을에 총회를 개최하는 한국교회 각 교단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전 교회적으로 특별법 제정 서명운동 등을 전개하라.


2014년 8월 11일(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기독인 모임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2.0목회자운동,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기독청년아카데미, 새벽이슬, 생명평화연대, 성서대전, 신비와저항, 좋은교사운동, 주거권기독연대, 청어람M, 평화누리, 평화한국, 하나누리 갈등전환센터,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희년함께, IVF사회부(이상 18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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