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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실, 소박한 일상

[2014년 일본연수 - 소감문] 편견과 선입견, 그리고 배움(김효준 간사)

2014년 기윤실 간사 일본연수

●연수기간 : 2014년 6월 17일(화)~6월 20일(금) (3박4일)
탐방지 : 일본 간사이 지역(고베, 오사카)
방문기관 : 고베대지진기념관, 주식회사 나이스(N.I.C.E), 에스코프 오사카, 가가와 도요히코 기념관, 기타노 공방, CS고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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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일본연수 소감문]
편견과 선입견, 그리고 배움

글_ 김효준 간사



예상치 못한 기회에 일본을 다녀오게 되었다. 일본의 협동조합, NPO 등을 탐방하는 연수의 기회였다. 틈틈이 관광의 기회도 있는 일정이었다. 참으로 좋은 기회임에도 처음엔 크게 반갑지 않았다. 그것은 일본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있기 때문이었다. 나뿐 아니라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에 대해서 안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일본의 식민통치와 독도문제 등으로 일반적으로 일본은 우리나라에서 좋은 인식을 갖기는 어려운 나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 또한 일본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는 못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마찰들이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일본 전체의 의견이 아니라고 관대하게 생각해준다 쳐도 개인주의가 심하다는 일본의 문화는 나에게 별로 호감을 불러오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방사능 문제가 심각한 나라이지 않은가?(방사능 피폭을 막기 위해 일주일 전부터 다시마를 섭취하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해외여행을 가게 될 경우에 일본이라는 나라를 선택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 선택의 여지없이 일본을 가게 되었고, 이번 연수를 통해서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변화시키게 되었다.

 

방문 중에 한 번은 셀프서비스 식의 우동 집을 가서 식사를 했다. 우동의 종류를 주문하고 정해진 길을 따라 직접 접시에 튀김이나 주먹밥 등의 메뉴를 담고, 끝에서 계산을 하고 자리에 가서 식사를 하는 방식이었다. 식사를 하고 있는데 한 부부가 들어왔다. 아버지가 잠든 아이를 안고 있어서 셀프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어머니께서 익숙하게 접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 때 가게의 직원 한 명이 나와 아버지 대신 접시를 들고 대신 음식을 담아주고 자리에서 기다리라고 한 후에 계산 후에 자리까지 음식을 가져다주는 모습을 봤다. ‘일본이 정말 개인주의가 심한 나라인가? 오히려 정도 많고 배려도 많다는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모습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번 일본연수기간에는 몇 곳의 단체를 방문했다. 놀라운 점은 일본이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예전부터, 또 세계적으로도 아주 빠르게 시민운동이나 협동조합, 마을운동 등이 발달되어 왔다는 것이다. 협동조합이나 마을운동 등은 개인보다는 함께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인 성격이 크다. 그런데 일본과 같은 개인주의가 심한 나라가 옛날부터 이런 활동 등이 발달되어 왔다는 것이 신기했다. 방문했던 일본의 생협 <에스코프 오사카>는 우리나라의 생협처럼 먹거리 위주의 상품을 제공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지역의 복지를 위해서도 활동하고 있었고, <나이스>라는 주식회사는 주식회사 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 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멘션(우리나라의 아파트와 같은 개념)을 지어서 싸게 제공해주는 역할과 동네에서 목욕탕을 운영하는 등 지역을 위한 일들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CS고베>라는 단체는 다른 시민운동 단체를 지원하는 중간조직의 역할과 마을세우기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단체에서나 “태어나고 자란 지역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 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작지만 큰 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고 있는 우리나라의 많은 시민운동 단체나 협동조합들은 사회를 변화시키거나 전국에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거나 하는 등의 큰 목적과 넓은 범위의 활동을 목표로 하는 것을 보게 된다. 하지만 지역을 위해서 활동하는 일본의 단체들의 꿈과 목적도 결코 작아 보이지 않았다.


이번 일본 연수는 새로운 나라, 새로운 문화, 새로운 단체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방문 후에 태어나고 자란 지역보다는 서울로만 몰려드는 한국의 실태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고, 반대로 마을을 세우고 지역에서 살아내고자 하는 일본과는 어떤 지점에서 차이가 생기기 시작한 것인지 더욱 궁금해졌다. 궁금증을 가지는 것은 하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일본 연수는 나에게 새로운 시작을 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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