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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

배아도 생명입니다. 캠페인 및 서명운동 개최


2006. 3. 13

지난 3월 11일 토요일 오후 대학로 파랑새 극장 앞에서 생명윤리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황우석 사태로 말미암아 국가적으로 큰 혼란이 초래되었고, 그 여파는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소위 황우석을 지지하는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온-오프라인을 막라하며 벌이는 휑포가 난무하는 가운데 검찰의 조사결과 발표도 미뤄지고 있다. 또 '배아복제' 연구에 대해 더 이상 황우석씨에게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누군가는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정황 속에서 기윤실은 문제의 본질이 호도되고 있음을 느꼈고, 배아복제 연구 자체가 안고 있는 윤리적 문제를 다시한번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번 사태는 한 연구자의 부정직의 문제를 떠나 우리 사회에 깊숙이 뿌리박힌 윤리적 성찰의 부재요, 담론의 부재로 말미암은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윤실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배아가 인간의 초기 생명임을 다시한번 선포하고, 배아복제 연구가 가지고 있는 한계와 문제를 일반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자 하였다. 또 배아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배아보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을 통해 배아보호법의 필요를 함께 알리고자 하였다.

따라서 7개의 만화를 담은 판넬을 전시해 지나가는 행인이 배아복제 및 관련 법의 문제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 배아가 왜 생명인지 과학적, 법적, 윤리적, 신학적 분석을 담은 브로셔와 소책자를 배포 및 판매하였다.

이번 캠페인은 모두 1,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는데, 1부에서는 "배아복제 연구 재개 반대 및 배아보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선포식' 형태로 김일수 교수(기윤실 공동대표), 최은상 목사(기윤실 집행위원장), 김현철 목사(목산침례교회)가 각각 인사말, 성명낭독, 기도 등의 순서를 맡아 진행하여 주었다.

2부에서는 "배아는 인간의 초기 생명입니다!"라는 주제로 캠페인과 서명운동을 병행하여 진행하였는데, "배아는 생명"이라는 문구가 찍힌 풍선을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였다. 약간의 황사가 있었으나 원래의 일기예보와는 달리 비교적 맑은 날씨가 이어져 많은 시민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하여 주었다.

또 낙반연과 목산 침례교회가 서명운동에 적극 협조해 줘 큰 도움이 되었다. 관련된 사진과 당일 행사 내용을 담은 순서지 등은 기윤실 '배아복제 반대 카페'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 배아복제 반대 및 배아보호법 제정 캠페인을 진행하고자 하는 단체나 교회에게는 캠페인 관련 자료를 제공합니다. (제공 가능 자료 : 브로셔, 현수막 시안, 서명용지 등/ 기타 전시물(만화) 및 풍선 제작시 필요한 도구들은 무료로 대여해 드립니다.)

문의 : 김희경 070-7019-3761

** 아래의 내용은 당일 선포되어진 성명서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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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복제 연구 재개를 반대하며, 배아보호법 제정을 촉구한다!

최근 황우석 사태로 말미암아 국가적으로 큰 혼란이 초래되었다. 초국가적 지원에 힘입은 그의 연구는 대한민국을 순식간에 생명공학 선진국으로 끌어올렸다가 곧 거짓의 왕국으로 전락시켰다. 지나친 결과지상주의와 학연․지연의 부적절한 과학정치가 만들어낸 이번의 사태는 비뚤어진 ‘애국주의’와 교묘히 결합되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국민들을 더 큰 혼란 속에 빠트렸다. 그 과정에 선정적이고 비과학적인 언론의 보도태도도 큰 몫을 담당했다.

사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한 과학자의 ‘거짓’ 이전에 ‘배아복제’라는 그의 연구가 안고 있는 심각한 윤리적 한계와 그 연구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윤리적 성찰 및 담론의 부재에 있다 하겠다. 배아복제 연구는 인간의 초기 생명인 배아를 임의로 조작, 생성하고, 파괴하며, 또 인간 개체 복제로 연결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연구에서 드러났듯이 수많은 여성이 난자채취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될 수 있고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노르웨이, 프랑스, 독일, 스페인, 캐나다, 미국 내 7개 주 등에서는 연구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하였고, 지난 2005년 3월 8일 유엔에서는 모든 회원국가에게 배아복제 실험을 금지하는 권고안을 채택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를 무시한 우리의 줄달음은 뼈아픈 대가를 수반하였다. 마치 배아복제 연구가 모든 난치병을 치료할 것처럼, 국가에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가져올 것처럼 생각하였던 것이다. 아직도 이 연구가 성공만 한다면, 그러한 결과를 가져오리라 믿고 배아복제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이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배아복제 연구로 대표되어지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실제로 난치병 치료 가능성에 있어서 지나치게 과장되었다. 난치병 환자의 80%가 유전병임을 감안할 때,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한 줄기세포로는 그 한계가 명확하며, 아직 단 한 건의 치료의 예도 없다. 반면 제대혈 등을 이용한 성체줄기세포는 실제로 많은 종류의 난치병을 치료한 예가 있고, 치료제 개발의 임상단계에 와 있다. 정부는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더 많은 투자를 통해 난치병 치료의 길을 실질적으로 앞당겨야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배아’를 파괴하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한다. 또 배아가 엄연한 인간의 초기 생명임을 선포한다. 배아는 비록 눈에 안보일 정도로 작고 어리지만 인간 생명으로 존중받을 권리가 있고, 마땅히 보호되어야 한다. 우리는 정부에게 이제라도 배아복제 연구의 윤리적 본질을 정확히 직시하고, 배아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배아보호법’ 제정을 촉구한다. 또 생명공학 육성법에 가까운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7인의 장관이 속해있는 국가생명윤리 위원회를 정부정책이나 생명과학 분야와 이해관계가 없는 자들로 전면 개편하기 바란다. 언론도 이번 일을 반면 교사삼아 추측성 선정 보도를 지양하고, 배아복제 연구의 근본적 윤리문제를 심도 깊게 다루기 바란다. (끝)

2006-03-11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 강연안, 김동호, 김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