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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세월호 참사를 기억합니다

[세월호 촛불기도회 설교] 심판을 이기는 긍휼(김병년 목사)

세월호 참사 추모와 특별법 제정을 위한 촛불기도회

●일시 : 2014년 9월 1일(월) 오후 6시 30분 

장소 :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주최 :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기독인 모임 (https://www.facebook.com/sewolchrist) 


심판을 이기는 긍휼


본문 : 야고보서 2장 13절

설교 : 김병년 목사(다드림교회) 




긍휼을 행하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긍휼없는 심판이 있으리라
긍휼은 심판을 이기고 자랑하느니라 (약 2:13)


제가 이 자리에 나와서 말씀을 전하는 이유는 이 말씀을 믿기 때문입니다. "긍휼은 심판을 이기고 자랑하느니라".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법을 이기는 날이 옵니다.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먼저 기도할 것입니다.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회복하도록 기도할 것입니다.


먼저 그리스도인 안에 있는 무정함 때문입니다.

우리는 잊지 못합니다. 4,16일을!. 이 날은 모두의 시간이 멈춘 날입니다. 그 시계는 흐르지 않고 여기에 서 있습니다. 그 다음날 4.17일 아침 7시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 Opening멘트가 흘러나왔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아침식사를 준비하던 제 입에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이 나왔습니다. "야, 개새끼야. 오늘같은 날은 슬프고 괴로운 날입니다'고 말하면 안되겠니. 저렇게 세월호는 탔던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이 날도 좋은 날이라고 말하는 너는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이야?. 그게 기독교인의 인사입니까". 저의 분노에 잠자던 아이들도 놀랐습니다. 저는 물론 그 방송국의 한 형제를 알고 있습니다. 그에게 욕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한 사람에게 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안에 있는 이 무정함에 대하여 분노였습니다.


‘울지 말라. 감사만해라. 이제 울음을 그칠 때가 되지 않았느냐.’ 자식이 죽었다니까요. 교회는 형제의 아픔을 아파할 줄 모릅니다. 누가 돈 달라고 했냐고요. 손 한번 잡아달라고 해도 교회는 돈을 모으곤 합니다. 아픔은 함께 함으로 위로가 됩니다. 돈 주고 가면 위로가 안 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함께 사는 법을 잃었습니다. 가난한 자들을 구제합니다. 구제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를 원합니다. 사람을 품을 줄 모르는 구제는 다 긍휼이 없기 때문입니다. 돈을 주면서도 이렇게 기도합니다. "빨리 가난을 벗어나야지". 그들도 벗어나고 싶어요. 그러나 가난한 삶으로 부름받은 이들도 많아요. 이 자리에 나와서 저 유가족들의 울음이 멈출 때까지 함께 하십시다. 그것이 긍휼입니다. 능력이 없어도 함께 할 수는 있습니다. 긍휼이 반드시 이깁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세월호와 관련된 주장을 하는 것을 좌로 몰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픈 자들과 함께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을 좌다, 빨갱이다로 구분하는 그 마음에는 아픈 이들을 보는 마음이 없습니다. 아픈 이들을 위로하는 척하면서 좌우 편가름을 하는 것은 긍휼을 위장한 편가름입니다. 이웃에 대한 무관심과 편가름으로 더 이상 긍휼을 버리지 말기 바랍니다.


둘째는 공무원들의 무정함 때문입니다.

공무원이라는 영어 단어는 분명히 Public Servant이지요. 여러 사람의 종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국민들을 돌보는 많은 존경할 만한 공무원들을 만납니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이 청와대만 가까워지면 사람이 달라집니다. 청와대만 가까워지면 사람이 변합니다. 친구가 아닙니다. 종들이 아닙니다. 사람은 보이지 않고 자신의 힘만 보입니다.


무려 450만명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청원서를 서명으로 받았습니다. 이거 당연히 국회에서 법으로 제정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가 이 나라 국민입니다. 국민들이 힘을 모아서 법을 제정해달라는 것은 우리들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이 사건을 불쌍히 여기는 사람들의 서명입니다. 긍휼로 가득 찬 서명용지란 말입니다. 그런데 법률 요구는 국회가 왜 거부합니까. 사람은 보지 않고 자신들의 권력만 보기 때문입니다.

한승헌 변호사님의 말처럼 "민주주의 제체 아래서는 지배자들의 준법이 우선하지만 억압적인 체제 아래에서는 피지배자들의 준법을 앞세운다". 진짜 어른의 말씀입니다. 우리사회는 피지배자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말합니다. 피지배자들에게 관대하고 지배자들에게 엄격해야 긍휼이 있는 법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반대입니다.


공무원들의 중심에 있는 대통령이 Public Servant가 되길 바랍니다. 종의 마음으로 국민들을 따뜻한 눈으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직책으로 Public Servant가 아니라 오히려 Privat Safety를 구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 직책을 사용하는 것은 명백하게 부르심을 잊은 행위입니다. 국민의 종 노릇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 노릇하는 것입니다. 긍휼이 없는 직위는 다 불안을 감추기 위해서 힘에 의존합니다. 두려움에 갇혀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공무원보다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안전을 허무는 긍휼의 사람들로 말미암아 세상은 변화시킵니다.


긍휼은 법을 반드시 이깁니다. 이 광장에는 긍휼을 베풀지 못하는 난폭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마음에는 분노가 가득합니다. 그러나 여기 모인 기도회로 모인 사람들은 서로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모였습니다. 법보다 강한 긍휼이 우리를 불러냈습니다. 우리는 기도할 것입니다. 긍휼을 회복한 공무원들이 많아지는 사회는 반드시 법을 넘어섭니다. 사람 사는 맛이 날 것입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긍휼을 행하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긍휼없는 심판을 있으리라 긍휼은 심판을 이기고 자랑하느니라". 긍휼이 없는 다스림은 폭력이 되고, 긍휼이 없는 그리스도인은 거듭난 자가 아닐 것입니다. 십자가는 긍휼이기 때문입니다.


Remember0416, 엄마!.

긍휼이라는 말은 자궁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자궁에서 생명을 낳는 곳이지요. 생명이 자라는 곳에는 반드시 긍휼이 넘치는 곳이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세월호 참사로 인하여 자발적으로 헌신한 그룹중 하나는 Remember 0416같은 단체입니다. 엄마의 자궁에서 나오는 생명력에서 긍휼이 나옵니다. 이 긍휼의 마음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이 광화문 거리에 가득한 긍휼을 보십시요. 1인 시위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가와 따뜻한 눈길을 베풉니다. 음료수를 건넵니다. 말이라도 한마디 합니다. 이 긍휼의 마음이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줍니다.


이제는 선거를 통하여 세상을 바꾸는 시기가 지나가는 듯합니다. 국회의원들은 그야말로 이익집단일 뿐입니다. 어떤 당이든지 같은 색깔일 뿐입니다 법을 만들어야 할 국회가 법을 어기고, 특권층으로 전락했습니다. 자기들의 정치적인 논쟁만 일삼고 있습니다. 선거를 통하여 세상을 바꾸는 시기가 지나가고 오히려 시민운동을 통하여 세상을 바꾸는 시기가 도래했습니다. 자발적인 시민운동이 곳곳에서 일어나서 세상을 바꾸는 자리에는 항상 긍휼의 마음이 가득합니다. 자식을 품은 마음으로 유가족들을 긍휼히 품고 그들을 먼저 살립시다. 생명을 낳는 엄마의 마음, 긍휼로 무정함을 벗고, 피지배자들에게 요구하는 준법을 벗고 생명이 안전하게 자라는 건강한 사회, 긍휼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 본 글은 9월1일(월),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렸던 <세월호 참사 추모와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촛불기도회> 설교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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