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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청년이 희망이다

[청년TNA 4기] 동네청년 공개강좌 복음과상황 기고글을 소개합니다.


나는 ‘동네청년’이다!


본 글은 복음과상황 2013년 11월호(통권 276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글_ 박제민 간사

대학생위원회, NGO 아카데미, 대학생 사회적리더십 아카데미 등 청년운동을 펼쳐왔던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2012년부터 청년TNA(Talk & Action)를 진행하고 있다. 청년TNA는 아카데미 형식이 아니라 청년들이 사회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이에 맞는 실천과제를 찾아 스스로 운동을 벌이는 모임을 지향한다.


올해부터는 보다 깊이 있는 실천을 위해 기수별로 주제를 정해보기로 했는데, 4기의 주제는 ‘나는 동네청년이다!’이다. 요즘 교회들이 동네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교회 나름으로는 지역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어쩐지 지역사회와 박자가 맞지 않는다.

사람들은 먹고 살기 바빠 ‘동네’에 관심을 기울이기 어렵다. 그러나 동네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이럴 때 교회에서 훈련받은 청년들이 아무 사심(!) 없이 동네를 섬기기 위해 나선다면 어떨까? 소박하지만 분명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교회는 신뢰를 회복하게 될 것이고, 동네사람들이 하나님을 칭송하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동네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청년들이 분명히 있을텐데, 다만 혼자만의 생각으로 외로움을 느끼며 고립되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모아보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정말 있었다. 동네에 살며, 동네를 섬길 ‘동네청년’들이 모여들었다.



동네청년은 스토리메이커

청년TNA 4기는 10월 11일(금) 오후 7시,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청년, 동네로 돌아가다!’라는 주제로 공개강좌를 개최했다.


첫 번째 강사로 나선 분은 지역스토리텔링연구소 김태훈 소장이었다. 김태훈 소장은 청년TNA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기윤실 대학생위원회 1기 출신으로서 그가 강사로 온 것 자체가 여러모로 뜻 깊은 일이었다.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 이론에 따르면 “공동체의 문제해결 행동은 구성원이 커뮤니티 스토리텔링 네트워크에 얼마나 연결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많이 공동체를 이야깃거리 삼아 대화를 하느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아이오와(Iowa)와 같이 독립된 지역매체를 가진 도시는 자연재해가 닥치면 주민들이 힘을 합쳐 모래주머니를 쌓는 등 대비를 하지만, 터스컬루사(Tuscaloosa)와 같이 전국언론에 종속된 매체를 가진 도시는 협동심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마산 원도심 스토리텔링사업에 참여한 사례도 소개했다. 전통을 가진 도시인 마산은 창원에 통합되면서 자존심이 상했다. 이럴 때 마산을 추억하는 스토리텔링 사업을 진행하게 됐고, 자발적으로 모인 100여 명의 스토리텔러들이 가지각색의 이야기들을 쏟아내어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김 소장은 마지막으로 교회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예전에는 교회가 지역사회문화의 중심으로 ‘센터’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이제는 ‘에이전시’와 같은 역할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교회는 여전히 사람, 돈, 노하우, 사명감 등의 강점을 갖고 있으니 지역공동체를 위한 스토리텔링에 나서자고 했다.



두 번째로는 IVF 동서울지방회 김성우 대표 간사가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 구로구 천왕동에서 벌이는 활동을 소개해주었다. 김 간사는 마을활동가가 직업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게 왕성한 동네활동을 하고 있었다.

잦은 이사 끝에 장기 전세를 얻어 천왕동으로 이사를 가게 된 김 간사는 동네 사람들이 길거리 전도를 나온 사람들을 보며 “교회 다니는 사람 중에 좋은 사람 한 명도 못 봤다”고 평가절하하는 말을 듣고 심한 충격을 받았단다. 결국 김 간사는 내가 먼저 좋은 이웃이 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그 뒤부터는 마을 모임에도 열심히 나가고 혁신중학교 지정문제 같은 동네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역교회 카페를 빌려 ‘사랑의 카페’를 시작하면서 그가 평소 학생들을 대접하기 위해 연마한 프라이팬에 커피콩 볶기, 핸드드립 커피내리기 실력이 빛을 발했다. 거기다 재능기부로 커피교실, 퀼트교실, 기타교실, 영어회화교실 등이 차례로 생겨나며 7개 강좌에 120여 명이 참여하는 문화센터로 진화했고 서울시 마을공동체로 선정되기도 했단다.

김성우 간사는 사람들 안의 ‘선한 의지’를 이끌어내야 함을 강조했다. 불안함에 호소하면 사람의 마음은 이기적으로 변한다면서 지역복지관 입주 때문에 생겼던 갈등을 예로 들었다.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나서 봉사하면서 함께 사는 마을을 만들자는 이야기로 지역이슈를 주도해가면 좋겠다고 했다.



청년, 동네로 돌아가다!

강의가 끝나고 참가자들도 발언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을 비그리스도인이라고 밝힌 중랑구의 마을활동가는 “김성우 간사의 활동은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만 빼고는 마을활동과 비교해서 전혀 다르지 않다”며 특히 ‘선한 의지’라는 표현에 감명 받았다고 했다.


자신을 재일교포라고 소개한 한 참가자는 스토링텔링에 대해 정말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현재 일본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교제하며 향수를 달래고 있는데 그것이 다름 아닌  스토리텔링이었다며 더 깊이 알고 싶다고 했다. 아무쪼록 이번 공개강좌가 여러 청년들에게 뜻 깊은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



앞으로 청년TNA 4기는 각자가 결정한 동네에서 동네청년이 되기 위한 활동을 시작한다. 겨울이 되면 골골샅샅에 새로운 동네모임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한국교회는 그만큼 조금 더 건강해져 있을 것이다.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청년들이 동네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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