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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실, 소박한 일상

2008 ‘창의 상상’ 일본 방문기


2008. 2. 17

창의상상 일본연수를 다녀온지 1개월이 지났습니다.
연수보고서를 통해 자세한 단체소개와 방문기를 제공해 드리려고 했으나
연수보고서가 늦어져 개인후기를 먼저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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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창의 상상’ 일본 방문기

                                                 조세인 간사 / 진주기윤실

기윤실 간사로 일한 지 1년이 되는 시점에 가진 일본연수는 관계를 통해서 힘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역 간사들의 사정이 그러하듯, 혼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지역마다 열정을 가진 실행위원들이 있지만, 활동가로서 혼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내게 외로운 일이었다. 서울기윤실이나 지역기윤실과의 교류는 1년에 몇 번 있는 수련회였기에 아쉬움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일본 연수는 16명의 기윤실 활동가들과의 5박 6일 동안의 시간을 통해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첫 번째 관계는 기윤실 활동가들과의 관계이다. 가끔씩 만났기에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는데, 이번 연수를 통해서 각자의 상황과 마음을 들어볼 수 있었다. 물론 조별로 다녔기에, 다른 조에 속한 사람들과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오랫동안 이 활동을 저버리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문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다. 지역마다 상황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일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기윤실 활동을 통해서 서로 얻는 게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기윤실도 성장해야 하지만, 활동가들도 새 힘을 얻을 시간이 절실하게 필요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윤실이 생기고 20년만의 첫 해외연수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활동가들에게 좁은 곳에서 벗어나 더 넓은 곳을 보는 안목을 기르는 연수가 추진되어서 기뻤다. 5박 6일 동안 함께 생활한 사람들과의 끈끈한 정을 잘 간직하고 싶다.

두 번째 관계는 일본 지역과 기윤실의 관계이다. 물론 이 부분은 서울기윤실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방문한 공립기독교연구소와 국제기독교대학과의 교류를 꿈꾸는 양세진 총장님의 말씀을 들으며, 이번 연수를 통해서 얻는 게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가나가와 현민센터에 방문했을 때, 정부에서 마련한 시민들의 공간이 참 부러웠다. 물론 우리나라도 그런 공간이 있지만, 아무래도 시민들이 편하게 다니기는 불편하다. 그곳에서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탁자에 자신의 관심사를 적어놓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또한 조별 방문지였던 일본 NPO지원센터도 기윤실과 잘 관계를 맺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민운동이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NPO를 지원하는 단체를 통해서, 기윤실이 기독교를 넘어서 시민단체에게 배울 부분이 많을 것이다. Think the Earth Project는 일상생활 속에서 환경을 생각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작업을 보면서, 기윤실에도 그러한 작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종의 재정사업일 수도 있는데, 기윤실만의 독특한 프로젝트로 좋은 제품을 개발해서 다양한 기업이나, 다른 시민단체와의 교류가 시작되면 좋겠다. 물론 설명을 들으면서 창의적으로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없어서 아쉬웠다. 기윤실은 개인이나 교회의 재정으로 대부분 운영이 된다. 만약에 기발한 아이디어로 기업과도 잘 교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세 번째 관계는 일본과 내 자신의 관계이다. 개인적으로 일본이라는 나라에 매력이 없었던 나는 이번 연수를 통해서 일본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일본의 시민단체의 왕성한 활동력에 놀랐다. 일본의 기업에서는 자원봉사 휴가가 있다고 한다. 일본 NPO단체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도울 수 있는 자원봉사 휴가는 유급휴가로 많은 사람들이 지원해서 찾아온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자원봉사를 통해서 시민사회가 튼튼하게 형성되려면 유급휴가를 통해서 그 질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번 연수를 통해서 ‘일본의 문화’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한 나라의 문화를 알고, 체험한다는 것을 값진 일이다. 물론 일주일 동안 체험한 문화는 일본의 한 단면일 뿐이겠지만, 가이드 목사님을 통해서 듣게 된 일본사람들의 이야기는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일본에서 돌아오고 일주일이 지났다. 며칠 동안 기윤실과 일본에 대한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조별 방문지가 달라서 가고 싶었던 에다가와 조선학교를 가지 못한 것이다. 조별 방문에서 사람들이 가고 싶은 곳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고하고 힘쓴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