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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그리스도인

8월 회원가치마당 후기

2007. 8. 29

이 글은 8월 회원가치마당에 참가한 박제우회원님께서 작성하신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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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마지막 월요일은 어느새 저에겐 특별한 만남이 있어 기다리는 날이 되었습니다. 지난 4월 마지막 월요일에 시작된 "기윤실 회원가치마당"이 있는 날이거든요. 오늘 8월 27일에 벌써 다섯 번째를 맞는 회원가치마당이 청어람에서 열렸습니다. 늦여름의 무더위와 때 없이 내리는 소나기가 저의 참석을 방해하고, 갑작스럽게 생긴 회사의 공동업무도 7시에 시작하는 모임에 참여하는 것을 쉽지 않게 만들었지만, 가치마당 모임의 편안함과 카타르시스를 네 번이나 맛본 저는 오후 근무시간 동안 계속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더구나 오늘은 저의 영웅과 함께 가기로 약속한 날이기 때문에 꼭 참석하고 싶었죠. 지난 7월 모임 때 어느 분의 제안으로 다음 번 모임부터는 내 삶의 영역 안에서 나에게 영웅이 되는 작은 예수 한 명에게 꼭 이 모임을 소개해서 함께 참석을 해 보기로 약속했었거든요. 저는 제가 섬기는 교회의 중등부 주일학교에서 함께 교사로 봉사하시는 분으로 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삶과 신앙과 인격에서 스승이 되는 영적 친구 한 명에게 지난 주에 전화로 초청을 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적적으로 저의 일정을 조정해 주셔서 저와 저의 영웅은 회원가치마당에 늦지 않게 참석할 수 있게 되었고, 오늘도 반가운 얼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지난 4,5,6,7월에 새롭게 만났던 모든 분들을 다시 볼 수는 없었지만, 오늘도 또 새로운 회원을 볼 수 있었고, 또 사무처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도시락으로 먼저 함께 음식을 먹고 시작하는 것으로 기분 좋게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정직이란 나에게, 우리에게 무엇인가?"란 주제가 화이트보드에 씌어 있었습니다. 매 모임 때마다 우리의 나눔의 중심이 되어 줄 주제가 칠판에 씌어지는데 이 주제는 이 모임을 중심에서 섬기는 김선민 회원가치위원께서 한 달 동안의 삶 속에서 길러 올린 주제이고 이를 중심으로 대화가 이어지지만 저희의 나눔이 꼭 이 주제 안에 갇혀서 구속 받지는 않는답니다. 오늘도 주제는 적혀 있었지만, 각자 돌아가면서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면서 이름에 담겨 있는 에피소드와 의미, 각자의 경험 등을 나누다 보니 30분이 훌쩍 지나갔지요. 제 기억에는 서로 상(相) 이름 규(圭)를 쓰는 제 영웅이 자신의 이름을 설명하면서 서로 서로 이름을 불러 줄 때 귀한 섬김을 나누고 싶다는 말씀과, 우리가 좋은 서비스를 받았을 때 그 일과 연관된 사람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해 준 사람의 이름을 넣어 칭찬해 주자는 사회자의 제안이 참 따뜻하게 와 닿았습니다. 너무나 흔한 이름이지만 그 이름을 짓기 위해 부모님이 정말 수고한 이름, 발음은 힘들지만 세상에 같은 이름이 거의 없는 이름, 순 한글 이름으로 놀림도 당했지만 발음과 의미가 너무 좋은 이름, 한문의 뜻을 풀면 부모님과 하나님이 나에게 거는 기대와 계획을 알 수 있는 사명이 막중한 이름 등... 우리 정말 이름값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오늘의 첫 대화는 신정아씨 학위위조로 촉발된 최근의 학위 검증 관련 얘기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남을 배려하기 위해, 또는 괜한 오해를 만들지 않기 위해 시작한 우리의 작은 거짓말들, 그리고 매번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느끼는 난처함들... 우리는 학력, 금전, 시간, 감정, 관계 등 많은 상황 속에서 어떻게 정직해야 하나? 얼마나 솔직해야 하나? 어떤 감정에 충실해야 하나? 얼마나 양심에 따라야 하나? 성경 말씀 어디를 적용해야 하나? 등을 고민하게 됩니다. 특히 돈이 걸리는 상황들 (예를 들어 세금 납부, 부동산 관련 계약 등)과 우리의 감정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상황, 내 개인적인 상황(결혼 생활 여부, 학력, 어떤 상황에 대한 호불호 등)에서 우리가 겪는 많은 어려움을 함께 나누면서 기윤실 맨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거의 두 시간 가까이 얘기 마당에 둘러 앉은 참석자 모두가 열심히 듣고, 솔직하게 얘기하면서 우리는 역시 하나님의 사랑과 도우심이 있어야만 정직하면서도 남을 배려하며 지낼 수 있음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양심을 주셨고, 또 그 양심을 비춰볼 수 있는 이웃과 성경을 주셨기에 우리 크리스천은 정직하게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다는 착각 속에 남에게 상처 주는 방식으로 자신의 "감정의 게으름"을 표출하는 이들에게 "나는 당신의 감정의 쓰레기통이 아니랍니다" 라고 말하는 지혜도 배웠습니다.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직해야 할 책무와 내 몸의 보존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정직하게 사는 즐거움이 공히 "정직한 삶"을 위한 엔진이 됨도 대화 가운데서 알게 되었습니다.

공학도 출신인 저에게는 이장규 집사님께서 정리해 주신 말씀 즉, 하나님의 창조 질서가 유지되는 영원한 우리의 삶 위해서는 stable mode가 유지되어야 하는데, 우리가 정직하지 않으면 unstable mode로 들어가는 것이기에 우리는 정직할 수 밖에 없다는 공학적 설명이 참신하게 와 닿았고, “배려가 없는 정직, 무례한 기독교, 이중 언어, 감정의 게으름, 감정의 쓰레기통” 등 적절한 단어들을 접하게 된 것도 참 좋았습니다.

오는 9월에는 20일(목) 7시에 안식년으로 1년간 높은뜻숭의교회를 떠나시는 김동호 목사님을 모시고 같은 장소에서 여섯 번째 회원가치마당을 갖기로 했는데, 존경하는 목사님을 만나 이렇게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니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그 동안 함께 했던 참석자 여러분과 아직 시도해 보지 못했지만 기윤실 회원으로 섬기고 있는 많은 분들을 그날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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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주신 회원님 감사합니다.
김선민, 김혜경, 김현준, 박경희, 박상규, 박제우, 이장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