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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그리스도인/자발적불편운동

[자발적불편운동 레터03] 에너지절약은 고통을 수반하는 습관입니다.(김재철 교수 인터뷰)

에너지절약은 고통을 수반하는 습관입니다.

김재철 교수(숭실대 전기공학부, 공과대학장)

기윤실은 자발적불편운동을 전개하면서 환경보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전기절약을 위해 [동계 에너지공급 태스크포스팀] 반장으로 활동중이신 김재철 교수(숭실대 공과대학장)를 만나 지난해 9.15정전사태의 원인과 우리나라 에너지 사용실태에 대해서 듣고, 교회와 성도의 역할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창조질서보존을 위해 자발적불편을 선택할 때, 의미있는 변화를 기대해 봅니다.

 



Q. 9.15 순환정전의 원인은 무엇인가? 

9.15 순환정전은, 블랙아웃으로 가기 전에 꼬리를 짤라서 나머지 시스템 살리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이뤄진 정전인데, 우리나라 생긴 이후로 처음 생긴 일이다. 이 정전사태의 원인은 복합적인 이유들이 배경이 되어서 발생했다.

첫째, 전기사용이 급증했다. 전기요금이 가장 싸기 때문에.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가 가난한 시절 전기가격도 비싸고 공급도 부족했었지만, 경제성장하면서는 특히 여름수요가 증가했다.

그런데 최근 2~3년 동안 겨울에 전기수요가 상당 부분 늘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겨울 난방을 하는데, 어떤 소비재로 할 것인가? 답은 가장 싼 것으로 한다. 합리적으로 비용을 고려했을 때, 가장 싼 것은 석탄, 기름, 가스, 전기 순서대로 고비용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전기는 연탄, 가스, 기름을 사용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기가 석탄보다 싸다. 이렇게 전기요금이 저렴한데는 이유가 있다. 물가에 영향을 주는 요소 중에 하나가 전기요금이다. 10년 사이에 기름 값은 50~100% 올랐지만, 전기요금은 20% 정도밖에 오르지 않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겨울철에 난방을 전기로 하는 수요가 급증하게 된 것이다. 사실 전기는 특수한 에너지인데, 즉 소비하는 즉시 생산되어야 하기 때문에 소비량보다 조금 더 큰 공급력이 필요하다. 또 전기를 만드는 시설은 굉장히 많은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부품은 정밀한 보수/유지가 필요하다. 사실 9.15 순환정전사태가 일어났던 시기도 발전소의 보수 유지가 필요한 시점이었는데, 급증하는 수요를 담당하지 못하면서 사태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수요예측이 빗나갔다. 전력수요예측을 적게 했다. 지금 에너지정책은 제 3차 수급계획 시기에 해당하는데, 3차 수급계획을 수립하던 2000년도 당시, 2006~2010년까지 4.5%가 증가할 것이라 예측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6% 증가했다. 에너지 수요예측을 하고, 공급대책 중 하나로 발전소를 건설한다. 그래서 약 4%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이 수치에 맞게 공급대책을 세웠는데, 2010년도에 전력수요가 10%폭증하는 상황이 발생했던 것이다. 이와 맞물려 고효율전력기기(LED, 에너지고효율등급제품 등)이 상당부분 통용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 전기료가 저렴하다보니, 비교적 고가의 고효율제품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

셋째, 우리나라 산업은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구조이다. 우리나라 주요 산업구조를 보면, 철강, 반도체, 디스플레이, 선박, 등 에너지가 과소비 되는 종류이다. 그런데 이 산업이 예측했던 것보다 팽창을 했다. 에너지 소모가 많아 질 수밖에 없다. 


Q. 그럼 이와 같은 정전사태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은 있나?

지금의 전력난은 2014년 정도에 극복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10년처럼 수요가 급증하지 않는다면(웃음) 2014년이면 1천만Kw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발전소가 완공되기 때문에 수요가 급증하지 않는 이상 지금의 문제는 극복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적정수준의 전기요금을 책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전기를 발생시키는 데 필요한 모든 재료를 국제시장에서 사와야 한다. 또 한국전력의 누적적자가 상당한 액수인데, 이 부분 역시 국민들이 갚아야 할 채무인 점에서 어느 정도 전기요금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웃지 못할 이야기이긴 하지만, 일본의 전기요금은 한국의 약 2.4배이다. 그래서 일본이 부산에 데이터 센터를 만들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확률이 적고, 전기요금이 싸기 때문이다.


Q. 그렇다면 현재 전기사용량에 따라 전기요금을 차등인상 하는 것은 어떤가? 

에너지 사용구조를 보면 기업이 50%, 가정 20%, 나머지는 가로등, 농어촌 상가 등이 사용한다. 그럼 기업(산업체)의 전기요금을 대폭인상하면 되지 않겠나 생각하겠지만, 기업(산업체)은 높은 전압을 쓰기 때문에 별도의 보조설비가 필요 없어서 전기료가 싼 것이 적당하고, 가정은 낮은 전압을 쓰기 때문에 보조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산업체보다 전기료가 비싼 것이 맞다. 그러나 산업체든 가정이든 장기적으로 전기 생산의 원가정도는 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현재 기업은 100원 가정은 130원정도 지불하고 있다. 물론 기업은 예산에 따라 예측가능 해야 하고,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 문제도 있기 때문에 갑자기 전기료를 인상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전기에 대한 ‘앞으로 5년 안에 원가로 가겠다’ 등의 중장기 로드맵을 밝혀서 누적적자를 줄일 수 있는 수준까지는 인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최근 안양시에 있는 100여 교회들이 "십자가 불끄기"운동을(23시~04까지 십자가조명소등) 전개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이처럼 교회와 성도가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역할들을 할 수 있나?

이 운동의 경우 좋은 사례이다. 교회 십자가조명의 경우 장시간, 장기간 사용하기 때문에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 것도 좋고, 또 캄캄한 밤에 필요한 조명이기 때문에 간접조명정도로 조명강도를 약하게 조절해도 좋을 것 같다. 또 이런 구체적인 운동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절약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상징적으로 의미가 크다. 

대부분의 교회가 구조상 조명이 밝지 않다. 건축을 할 때,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이유로 어둡게 건축하는 경우가 상당부분인 것 같다. 그런데 교회 건축을 할 때, 본당이 불이 안 켜도 빛이 많이 들 수 있도록 채광과 에너지절약을 고려한 건축을 해야 한다. 건축할 때 치장보다는, 채광과 단열에 신경을 써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천주교같은 경우는 건물을 지을 때, 중앙에서 전문 건축팀이 있어서 지역과 에너지 등을 고려한 전문적인 조언을 한다고 들었다. 

또 에너지 관련해서 협약을 해서 교회가 에너지 진단을 받아봤으면 좋겠다. 어느정도의 규모가 되는 경우, 에너지 관리공단에 문의하여 전기, 가스, 기름 등 에너지 손실여부를 확인 받고, 개선해야 할 부분들을 점검받을 수 있다. 꼭 무조건 절약차원만 생각하는 차원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사용패턴이 적정한 것인지 등 진단받는 것은 교회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대기전력을 차단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인터넷, TV, 음향기기 등은 스위치를 꺼야 한다. 물론, 이런 것들은 습관이기 때문에 한 번에 고쳐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러나 잠시 생각해보면 교회 화장실의 등은 센서등으로 교체하고, 사무실 같은 곳에는 장시간 조명을 하는데, 이런 곳들은 부분적으로 LED로 교체하는 것이 좋겠다. 물론 교체비용을 생각했을 때 수명과 보수 유지비용을 생각했을 때 단기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사회와 이웃에게 기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절약하는 습관이 관건이다. 절약하는 것은 고통을 수반하는 습관이다. 집에서도 절약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 교회에서도 절약하지 않는다. 불 끄고, 나올 때 점검하는 것, 사용하지 않는 스위치를 내리는 등. 그러나 에너지절약은 창조질서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교회와 성도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 인터뷰 : 신동식 본부장(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 빛과소금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