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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

[삼풍백화점 붕괴 20년] 삼풍백화점을 알고 있습니까(신동식 본부장)

2015년 6월 29일은 삼풍백화점이 붕괴된지 20년이 되는 날입니다. 기윤실은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 여러 기관, 교회들과 함께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을 조직해, 구조활동을 하던 119 구조대원들에게 식사 및 간식을 제공하고, 자원봉사 활동과 부상자 방문활동 등을 전개했었습니다.

붕괴 사고가 일어난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수많은 대형 참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인재가 발생하지 않기를 소망해 봅니다.


삼풍백화점을 알고 있습니까?

신동식 목사(빛과소금교회, 기윤실 정직윤리운동본부장)



6월29일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 있는 날입니다. 군사정권의 종식을 가하는 선언이 발표된 날입니다. 하지만 20년 전의 이날은 우리에게 큰 충격을 준 날입니다. 새로운 도시를 여는 강남의 한 대형 백화점이 한 순간에 무너진 날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지 꼭 20년이 되는 시점입니다. 이 사고로 인하여 사망자는 502명, 부상자는 937명이며 6명은 실종되었습니다. 그리고 피해액은 약 2700여억 원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삼풍백화점의 붕괴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모든 문제를 다 드러낸 사건입니다. 공무원의 뇌물, 무허가 변경, 부실시공, 무리한 건축, 안전 무시 등 부정부패와 각종 비리의 종합상자로 밝혀졌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 앞에서 두 번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감독을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20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상황은 어떠합니까? 삼풍백화점 붕괴를 통하여 달라진 것은 무엇입니까? 건축 현장에서 나타나는 부실시공은 사라졌습니까? 공무원들의 뇌물수수는 뿌리 뽑혔습니까? 안전에 대한 국가의 준비는 잘 되어있습니까? 아마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 동안에도 안타까운 일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가깝게는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사건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 국민을 침울하게 만든 사건인 세월호 침몰 사건이 있습니다.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부정과 비리 종합세트라는 것입니다.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안전은 개선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국민 안전은 말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생색내기 정치로 되지 않습니다. 국민 안전은 부정부패의 근절에서 시작합니다. 이것이 우선 되지 않으면 30년 뒤, 40년 뒤에도 삼풍백화점과 세월호의 아픔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시간이 약이라는 말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시간만 지나면 사람들의 생각 속에서 모든 것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라도 시간만 지나가기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잊어야 할 것과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붕괴를 가져온 그 원인입니다. 잊으면 안 됩니다. 그러면 반복되는 슬픔을 겪게 됩니다. 우리는 그 아픔을 생때같은 우리 자녀들이 눈앞에서 수장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천박하고, 정직하지 못하고 여전히 부정과 비리에 빌붙어 사는 이들이 있는 한 우리의 슬픔은 해소 될 수 없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 않는 아픔이 있습니다. 그리고 분노가 있습니다. 이것을 다스리지 않으면 사회는 미래를 향하여 한 발작도 나갈 수 없습니다. 물질에 양심을 파는 천박한 자세를 쓰레기통에 버려야 합니다.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면 남이야 어떻게 되는 상관없는 이기적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이웃의 아픔이 바로 나의 아픔임을 알아야 합니다. 서로에 대한 무관심은 공멸에 이르게 됩니다.

다시금 우리의 자리를 보아야 합니다. 빨리 가고, 빨리 성장하고, 빨리 돈 벌기 위해 온갖 부정과 부패에 눈을 감고 동참하는 추악한 행태를 멈춰야 합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정직하게 삶을 감당해야 합니다. 바르게 갈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함께 살 수 있습니다.

우리 가운데 누가 가족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슬픔을 원하겠습니까? 그러나 정직하지 않으면 내 가족이, 내 친구가, 내 동료가 내가 보는 눈앞에서 사라지는 고통을 당할 수 있습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합니다. 삼풍백화점의 붕괴는 정직함과 이타적인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러나 교훈을 무시하였던 우리는 세월호라는 국가적 슬픔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외형은 달라도 내용은 다를 것이 없는 불행한 사건들이 또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우리는 역사가 가르쳐주는 교훈을 가슴에 새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잊어져야 할 슬픔이 늘 우리를 짓누를 것입니다.

특별히 한국교회는 이러한 아픔 앞에 책임을 공유하여야 합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다면 감당 할 수 없는 고통을 가져오는 죄악을 막아야 합니다. 부조리에 대하여 교회는 회초리를 들어야 합니다. 또한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됨을 강력하게 선포하여야 합니다. 교회는 시대의 아픔에 동참하고 불의에 저항하여야 합니다. 이것이 참혹한 죄악을 벗어나게 하는 일입니다.

삼풍백화점이 붕괴된 지 20년이 된 이 시점에 우리는 더욱 경성하여야 합니다. 역사의 가르침에 우리 모두 정신 차려야 합니다. 이것이 슬픔으로 가득 찬 세상이 아니라 웃음으로 충만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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