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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그리스도인

[기고문] 전세 대란 시대와 한국 교회_ 신동식 본부장(기윤실 정직윤리운동본부)

본 글은 기윤실 정직윤리운동본부장이신 신동식 목사께서 "크리스채너티투데이 한국판 2012년 1월호"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크리스채너티투데이의 허락하에 이곳에 옮깁니다.


[기고문] 전세 대란 시대와 한국 교회

신동식 목사(빛과소금교회, 기윤실 정직윤리운동본부장)

"전세 체제가 깨지면 소득 하위층은 물론이고 중산층도 무너진다“[정창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정창무 교수의 말처럼 지금 한국 사회는 위기라 할 수 있다. 지속적인 전월세의 상승은 사회의 기본 틀을 흔들고 있다. 부동산 정책의 성공과 실패에 따라 정권의 운명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렇듯 어떠한 모양이든 부동산과 얽혀 있지 않는 사람은 없다. 우리 모두는 다 부동산의 씨줄과 날줄에 걸려있다. 특별히 일반 서민들에게 있어서 부동산의 위기는 삶의 지형을 바꾸어 놓았다. 여기에 최근에 불거진 동시 다발적인 뉴타운 정책은 서민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결국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어지고 부동산 유랑민들을 양성한 것이다. 이제 우리 주변에 청년들의 한숨 소리와 신혼부부의 탄식에서 노년의 삶에 대한 불안함이 깊게 깔려있다.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다. 이렇듯 한국 사회는 곳곳에서 탄식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한국 교회는 어떻게 반응하여야 할까? 기윤실의 조사에서 보듯이 한국 교회는 사회적 신뢰도가 약16% 밖에 안 된다. 우리 주님의 가슴을 찢게 하는 현실이다. 이것은 더 이상 교회가 사회의 대안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교회를 통하여 삶의 소망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교회를 포기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20-40대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가다가 20년 후의 한국 교회가 한국 사회에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참으로 암울한 현실이다. 이곳저곳에서 한국 교회에 대한 갱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실체가 없는 공허한 외침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세 대란의 시대는 한국 교회를 향한 하나님이 주신 참회의 길이며, 교회가 세상의 대안임을 보여주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전세 대란은 일부의 사람에게만 고통을 주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교회가 이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시간이 온 것이다. 전세 대란이라고 할 정도로 모두가 전세금과 월세의 고공행진으로 신음하고 있을 때 그리스도인들이 전세금과 월세를 동결하거나 깎아 준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가장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것을 함께 지겠다고 한다면 세상은 교회를 다르게 볼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선한 일을 통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렇게 고통을 함께 하고 사랑을 실천적으로 나누자는 마음으로 기윤실은 전월세 대란 시대의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하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전월세 문제는 개인윤리 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한계도 분명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의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우리는 이웃들의 탄식 소리와 죽음 소리를 외면 할 수 없다. 사실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가 걸려있다. 지역과 계층에 따라서 이 문제를 접근하고 해결하는 방법이 첨예하게 다를 수 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마음을 가진 그리스도인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사람들을 향하여 하라고 하기 전에 사랑의 빚진 자인 그리스도인들이 이 일에 앞장선다면 한국 교회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주의 명령을 지키는 일이 될 것이다. 기윤실은 이러한 시대의 문제를 인식하고 한국 교회를 향하여 작지만 실천적 사랑에 동참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문제에 접근하여야 할까? 우리나라 토지는 상위 1%가 전체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세대의 절반에 해당하는 50.3%가 무주택자인데 반해 1세대 다주택은 전체 세대의 16.7%로 이들이 차지한 집은 전체 아파트의 71%에 이른다. 이것은 지금의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잘 보여 주는 것이다. 이렇게 모두가 부동산을 재산증식의 목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시대에 스스로 시대를 거스른다는 것은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경은 “흩어 구제하여도 부하게 되는 일이 있다”(잠11:24)고 말씀하였다. 세상의 방법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법으로 사는 영광을 누리는 길이 있다.

첫째, 교회는 우리 시대의 문제를 직시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순종할 수 있도록 설교하고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교회 역시 부동산의 과도한 매입을 자제하여야 한다. 교회가 이 일에 무디어진다면 세상은 점점 암울 할 것이고 그 피해는 반드시 교회로 돌아올 것이다.

세례 요한은 “옷 두 벌 있는 자는 옷 없는 자에게 나눠 줄 것이요 먹을 것이 있는 자도 그렇게 할 것이니라”(눅 3:11)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방선기 목사는 이 말씀을 좀 더 현실적으로 적용한다면 집이 있는 사람은 집이 없는 사람에 대해 배려하라는 것이며 전세 가격을 올리지 않거나 월세로 바꾸지 않는 것으로 그 배려를 구체화할 수 있다고 하였다.

실제로 기윤실 이사장인 지구촌교회 이동원 원로목사는 설교를 통하여 이 문제를 선포하였고 말씀을 들은 성도 중 50여명이 이 일에 동참하였다고 한다. 전세 값을 동결할 뿐 아니라 내려 준 성도들도 있었다고 하니 작은 일에서 시작하였지만 큰일을 이룬 것이다. 적어도 50여 가정은 전세 대란 시대에 평화를 누린 것이다. 목회자들이 전세 대란 시대를 외면하지 말고 사랑의 나눔을 적극적으로 전해야 한다.

둘째, 그리스도인 가운데 임대를 주고 있다면 임대료를 동결하거나 오히려 인하해주자. 이것은 분명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 어리석은 것이다. 그러나 어려운 시기에 이 일을 한다면 분명 세상은 교회를 다르게 볼 것이다. 세입자들과 함께 고통의 짐을 질 수 있을 때 그리스도의 사랑은 실천되어지는 것이다.

홍릉교회 김영수 집사의 이야기다. “95년 집을 다가구로 신축한 김 집사 가정은 당시 신혼부부에게 전세를 놓았다. 알콩달콩 열심히 사는 신혼부부는 어느덧 중학생 아이들 둔 부모가 되었다. 십 년 넘는 세월 동안 함께 살 수 있었던 것은 가족과 같은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IMF와 최근의 전세대란의 폭풍을 피할 수 있었다. 더욱 놀랄만한 일은 또 다른 세입자 입에서 나온 말이다! 한 번은 전혀 미동도 없는 전세 값에 감격한 세입자가 김 집사에게 ‘전세 값 좀 올려달라’고 했던 것이다. 주변의 시세는 자꾸 오르는데 요지부동 집주인 김 집사에게 먼저 요청한 것이다. 그 후 김 집사는 하는 수 없이 200만원 올렸다. 김 집사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자비를 맛본 사람이 결국 한 둘이 아니다. 전세 대란으로 한숨 소리가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요즘, 이런 소식은 정말 시원한 얼음냉수다.”

전세 값을 올려달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한국 교회 성도들이 바보처럼 살 수 있다면 세상은 대 변혁이 일어날 것이다. 이 일에 동참할 수 있기를 촉구한다.

셋째, 부동산 문제는 개인의 문제로 해결 될 수는 없다. 국가가 이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는 실제적인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지어야 한다. 민간이 짖는 민영임대는 내용만큼 실체가 튼튼하지 못하다. 여러 보도를 통하여 볼 때 민영임대는 전월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합당한 정책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지금의 문제는 공공임대 주택의 충분한 공급이다. 특별히 실수요자가 살 수 있는 장소에 공공임대주택을 다수 공급하는 일이 있어야 한다. 보금자리 주택을 공급하고 있지만 이 보다 더욱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을 낼 수 있도록 끊임없는 청원활동이 있어야 한다.

지금 신혼부부들은 집이 없어서 이리 저리 헤매고 있다. 대학교의 하숙생들은 치솟는 등록금과 함께 하숙비와 자취방의 높은 전월세 값으로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청년들은 결혼을 미루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점점 외곽으로 흩어지며 자괴감을 가지고 있다. 누가 이 고통을 치유할 수 있을까? 한국 교회에 주어진 기회이다. 고통 받는 이들의 신음 소리를 들어주고 보담아 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이웃 사랑을 실천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하나님이 주셨다 이제 우리가 할 일만 남았다. 고통 받는 시대에 작지만 이 일이 곳곳에서 이루어진다면 세상은 교회를 다르게 볼 것이다. 교회가 이 시대의 대안임을 보여 주어야 한다.

* 본 글은 <크리스채너티 투데이 2012년 1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신동식 목사는 정직한 질문에 정직한 답변을 추구하며 고양원당에서 빛과소금교회를 목회하고 있으며, 문화와설교연구원 대표와 기윤실 정직윤리운동본부장으로 섬기고 있다.]


2011/11/25 - [전월세대란실천캠페인] 이웃을 위한 작은 실천으로서의 전월세값 동결 (이동원 목사 설교)
2011/11/11 - [전월세대란실천캠페인] 전월세대란시대, 그리스도인의 기준 딱!정해드립니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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