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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실, 소박한 일상

[기독교연합신문송년대담]서울대 명예교수 손봉호 장로 _ 한국교회,"돈의 우상을 버리자"

[기독교연합신문송년대담]서울대 명예교수 손봉호 장로_한국교회,"돈의 우상을 버리자"
※ 이 글은 기독교연합신문의 허가를 받고 전재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기독교연합신문송년대담] 서울대 명예교수 손봉호 장로
한국교회, “돈의 우상을 버리자”
2011년 12월 21일 (수) 14:17:39 운영자 igoodnews@igoodnews.net

* 대담 일시: 20011년 12월 16일 / 장소: KBS 강태원 복지재단 / 대담자: 장형준 편집국장
<정리 : 이현주 기자>

2011년 한국 교회를 향해 가장 거침없이 쓴소리를 내뱉은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서울대 명예교수 손봉호 장로다. 손 교수는 한국 교회 보수를 대변하면서도 합리적인 성경적 신앙관을 소신있게 밝혀왔다. 손 교수가 올해 가장 아프게 지적한 부분은 한기총으로부터 시작된 한국 교회의 타락상. 이미 오래전 성장과 함께 한국 교회가 ‘돈과 명예’라는 세속적 우상을 섬겨왔다고 지적한 손 교수는 도덕불감증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처를 입어도 아픈 줄 모르니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것. 이미 문화적으로 고착화된 한기총 문제의 경우 고쳐서 쓸 것이 아니라 아예 버리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의 죄가 문제가 아니라 이미 사회적 기득권이 된 조직의 문화가 문제라는 것이다. 그래도 손 교수는 한국 교회는 기도와 연보의 힘이 있고, 성경을 바르게 가르쳐 희망이 있다며 새해에는 “돈을 멀리하는 한국 교회가 되자”고 당부했다. <편집자 주>

성공 가르친 잘못된 신학 반성 … 성경적 옳고 그름 따져야
한기총 그릇된 문화 개혁의 여지 없어, 반드시 해체해야
작은 불편 감수하고 가난한 자 섬기는 교회의 모습 회복


▲ 손봉호 장로는 "한국 교회는 기도와 연보의 힘이 있고, 성경을 바르게 가르쳐 희망이 있다"며 새해에는 돈을 멀리하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11년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입니다. 특히 한국 교회의 타락과 부패를 염려하고 질타하는 목소리가 끊이지키워드 않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그 누구보다도 한국 교회에 대해 많은 염려를 하신 분으로 기억됩니다만 올해 한국 교회,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한국 교회를 바라보면 여러 병에 걸려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도덕불감증’입니다. 한기총을 바라볼 때, 돈 선거 의혹이 나타났는데도 교단들은 탈퇴할 생각은 않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 대표 기관이 사회에서도 인정하지 않는 잘못을 저지르고 이를 바라보는 교단들이 잘못을 외면하고 묵인하는 것은 큰 병입니다. 교회들이 기도와 전도 등 수직적인 신앙은 아직 괜찮다고 자위할 수 있겠지만, 잘못을 모르는 믿음,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결과적으로 한국 교회 전반에 심각한 병이 걸려 있다고 생각됩니다. 개신교 역사상 가장 많이 타락한 때입니다.


● 한국 교회가 이렇게 중병에 걸린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한마디로 잘못된 신학이 문제겠지요. 성공을 가르치는 교회, 성경이 말한 복과 전통 종교의 복을 혼돈해서 세상적인 축복을 강조한 것이 문제입니다. 이 세상에서 돈을 벌고, 권력을 얻고, 명예를 얻는 것 그것이 마치 성경적인 복이라고 착각하고 있지요.

교회가 성공한 것이 지금 교회가 중병에 걸린 원인입니다. 사회가 좋다고 하는 것을 교회도 좋다고 느끼면 그것이 병입니다. 교회사를 볼 때, 우상을 따라가는 교회는 반드시 타락했습니다. 지금의 교회 역시 돈과 권력 등 사회가 섬기는 우상을 따르고 있어 부패하게 된 것입니다. 성장할 때 조심했어야 하고, 핍박받던 시절을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 교수님께서는 유독 ‘한기총 해체’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계십니다. 한기총을 해체하는 것보다 개혁해서 다시 세울 방법은 없을까요?

사람의 잘못이라면 개혁할 수도 있겠지요. 저는 특정한 개인을 두고 한기총을 지칭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한기총을 둘러싸고 있는 ‘문화’입니다. 한기총의 많은 폐단들이 알려지고 있는데도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벌을 받으려 하지 않는 문화가 문제입니다.

특히 한기총에 개혁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이유는 이미 세속적으로 너무 큰 힘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한기총이 어떤 곳입니까.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찾아가는 곳이죠. 국민들의 존경을 받지 않는 단체라 하더라도 표가 정치적 이용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그곳에 찾아갑니다. 한기총은 정치권의 특혜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한기총에 대한 교계의 전반적인 생각은 명예와 권력이라는 세상적인 단어로 압축됩니다. 이미 깨끗한 대표를 배출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개혁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를 대표할만한 기구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도 저는 반대합니다. 다른 종교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습니다.

한국 교회 대표기구가 없어서 손해를 본다고 하는데, 손해를 보면 어떻습니까? 세속적인 것은 손해를 봐야 합니다. 다른 종교와 비교하는 것도 잘못된 것입니다. 기독교는 ‘종교’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계시입니다. 어떻게 다른 종교와 비교가 되겠습니까.

재산이나 명예, 권력이라는 것 역시 성경적으로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혀 성경적이지 않은 문제로 싸우고 있으니 얼마나 타락한 것입니까. 한기총을 여전히 기득권으로 인식하고 있는 문화, 그것이 반 성경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기총은 개혁이 아니라 해체가 답이라고 말하는 것이죠.


● 교회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교회재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목회자 윤리의식이 고갈됐다는 지적도 받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같은 문제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민주주의에서 정치가 잘못됐다면 그것은 유권자의 책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교회가 잘못된 것은 목회자의 잘못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상당수의 목회자는 성경적으로 순수하고, 깨끗하며 성도들의 존경을 받습니다.

하지만 교회가 대형화되고, 돈이 조직을 지배하면서 문제들이 생겨납니다. 성도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이를 분별할 수가 있겠지만 성도들조차 하나님이 아닌 ‘우리 교회’라는 우상을 섬기는 실정입니다.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데 우리 교회에만 집중합니다.

우리 교회의 잘못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복음전파를 방해해도 그 교회를 순종하고 따릅니다. 깨닫지 못하는 사이, 교회를 하나님보다 중요시 하고 있습니다. 노회와 총회도 문제입니다. 치리의 기능을 가져야 하는데 대형 교회는 늘 치외법권에 있습니다. 성도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노회와 총회의 기능이 강화되는 것이 시급합니다.


● 교회개혁 그룹을 좌파로 몰아가는 여론도 있습니다. 교수님도 한기총에 의해 ‘좌파’라는 비난을 받으신 바 있습니다. 교회 개혁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한국 교회 안에 개혁그룹이 있다는 것은 작은 몸부림입니다. 정치개혁은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지만 교회개혁은 ‘호소’하는 것, 강하게 비판하는 것뿐입니다. 다른 방법이 없어요. 그저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듣고 성도들이 바뀌고, 목회자들이 바뀌면 감사한 일입니다. 저 같은 사람에 대해 진보니 보수니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실 저야 보수 중의 보수지요, 좌파 우파를 나누기도 하는데 그저 성경적 기준에 따라 살 뿐입니다. 성경적으로 우파가 옳으면 그게 맞는 것이고, 좌파가 옳으면 그게 맞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저는 굶주린 북한 동포들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교계 일각에서는 좌파로 봅니다.

하지만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강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우파로 봅니다. 좌파와 우파는 사회적 논리일 뿐입니다. 저는 그저 성경적인 삶, 성경의 가르침에 어떤 것이 옳은가를 판단할 뿐입니다.

교회개혁도 마찬가지입니다. 투명성과 정직성은 성경이 가르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성경의 가르침에 교회보다 사회가 더 많이 따라갔습니다. 교회는 사회가 만든 최소한의 제도조차 거부하는 상황이 아닙니까.


● 교회개혁 과제 중 한국 교회가 버려야할 것, 고쳐야할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교회 재정이 문제가 된다면 연간 재정 3~4억 규모의 교회에서는 가능하면 공인회계사의 감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합니다. 장로 임기제와 목사 임기제도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들의 세금도 다시 고려할 문제입니다.

저는 20년 전부터 목회자 세금납부를 주장해온 사람입니다. 교회 건축 역시 한국 교회가 버려야 할 것, 자제해야 할 것 중 하나입니다. 세금납부는 어려운 상당수의 목회자들에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유롭게 혜택을 받는 목회자들에게는 최소한의 책임이라는 것이죠.

무분별한 교회건축 역시 한국 교회가 버려야 할 청산과제 중 하나입니다. 신약 성경에 보면 헌금의 목적은 ‘구제’ 에 집중됐습니다. 물론 예배당은 당연히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검소하게 짓고 나머지는 구제와 선교에 사용해야 합니다. 예배드리는 공간, 그 이상의 세상적 가치를 부여해선 안 됩니다. 겨울이면 예배실은 조금 춥게 하고, 여름에는 조금 덥게 사용하는 것, 이런 작은 불편이 환경을 살릴 수 있지 않습니까. 작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회가 이렇게 하나씩 바뀌면 얼마나 신선할까요.


● 힘든 시간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한국 교회에 희망이 있겠지요?

참 다행인 것은 ‘성경’을 잘 가르쳐 놓았다는 사실이에요. 성경에 대한 확신이 전 성도들에게 살아 있습니다. 지금도 교회를 키우는 것보다 바르게 가르치려는 목회자가 있고, 성장의 우상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바로 믿고 바르게 사는 데 목적을 둔 교회가 있겠지요, 기독교의 순수성이 살아 있는 한 희망은 있습니다. 기도하는 성도들, 마르지 않는 ‘연보’(헌금)도 한국 교회의 희망이지요. 조용히 섬기는 분들을 찾아내고, 존경하는 문화를 세우면 교회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새해에는 ‘돈’을 무시하자”고 전하고 싶습니다. 한국 사회는 돈이 우상입니다. 이 사회가 섬기는 우상을 교회는 철저히 배격하는 것이죠. 돈 많은 사람 우대하지 말고, 가난한 사람 무시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돈을 무시하고 가난해지는 훈련, 이 하나만 집중적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교회는 돈을 무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세상이 전부가 아니니까요. 하나님을 위해 사는 사람들 아닙니까. 2012년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건강과 재물, 기회 모든 것을 하나님을 섬기는데 투자하고 사랑을 베푸는 데 사용하는 보람된 한 해를 보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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