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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윤리연구소]"교회, 목회자의 성추행 불편하지만 공론화해야한다"(기독교보 2012.10.13)

[윤리연구소] "교회, 목회자의 성추행 불편하지만 공론화해야 한다"
(기독교보 2012.10.13)

* 이 글은 언론사의 허락 하에 전재한 것입니다.
 

“교회, 목회자의 성추행 불편하지만 공론화해야한다.” 
신원하 교수, 연구종합대책 마련해 본연의 복음사역 잘 감당해야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 부설 기독교윤리연구소 목회자 윤리 연속심포지엄이 지난 10월 5일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목회자와 성’이란 주제로 열렸다. 이에 이날 발표된 신원하 교수(고려신학대학원 기독교윤리학)의 기조발제와 하재성 교수(고려신학대학원 목회상담학) 등 3명의 주제발제를 중심으로 목회자의 성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며, 목회자의 성적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살펴보고자 한다.
 

“교회는 목사의 성적 비행과 범죄가 엄청난 대가와 비용을 치르는 심각한 일이고, 자칫하면 교회의 기둥과 서까래를 무너뜨릴 수 있는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태풍과 같은 죄로 인식해야 합니다.”


현재 성은 거리와 광장에서 당당하게 활보하고 있다. 사람들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온갖 성에 관련된 정보, 영상, 뉴스를 접하게 된다. 현재 성은 자본과 결탁해 더 기승을 부리고 재생산되고 있다. 이 성이 현재 사람의 성욕을 부추기고 왜곡된 성 관념을 조장함에 따라 현대 사회는 거의 성 중독 상태에 가까울 정도가 됐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클릭할 때마다 많은 기사와 좌우에는 여성의 몸매와 미모와 관련된 영상으로 도배돼 있고, 심지어 기사의 주제도 그와 관련된 것이 많이 있다. 또 각종 전자우편으로 들어오는 스팸 메일도 전라의 여성과 음란한 장면의 사진과 영상으로 넘쳐난다. 이 인터넷산업은 정욕(lust)의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일등 공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신 교수는 “목사들의 성추문이 교계에서 끊임없이 있어 왔고 많은 목사들은 성적 탈선에 대해 알고 있지만, 교회는 오랫동안 목사와 성이라는 주제를 거론하는 것을 거의 금기시 해왔다”며 “그만큼 성직을 수행하는 목사와 성을 연결시켜 다룬다는 것 자체를 불경하고 부자연스럽게 여기고 이것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논의한다는 것이 목사에 대한 경건한 인상을 신자들에게 약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비록 목회자들의 성추문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이것이 자기 자신과 관련되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목사는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목사들도 일반 성도들과 마찬가지로 성적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어떤 면에서는 성직의 역할을 감당하기에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훨씬 스트레스가 높다. 본인은 제대로 마음 편히 쉬지 못하면서 각종 모임에 참석하고 다양한 처지의 성도들을 만나 문제를 들어주거나 해결해줘야 하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그런 가운데 영적으로 지치고 건조해질 수 있다. 목회자들은 여가와 오락을 찾아 갈만한 곳이 별로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서재나 방으로 들어가 컴퓨터를 클릭함으로 긴장을 해소하는 경우가 많다.

신 교수는 “목회자들이 종종 인터넷 음란물과 포르노물에 접속하는 빈도가 높고 음란물에 빠지기 쉬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며 “특히 목사는 감독자가 없기 때문에 유혹에 넘어갈 경우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목회자가 포르노물에 빠지거나 성적 탈선에 관련하게 되면 교회 공동체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가해자와 피해자 당사자들과 그 가족들을 포함한 교회는 이 일로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고 흔들리게 된다. 또 대사회적으로 교회의 이미지가 손상을 입고 결국 복음 사역에 큰 걸림돌이 된다.

신 교수는 “목회자의 성추행이 드러나게 되면 당사자와 그 가족들은 치명적인 상처를 받게 된다. 목사가 이 일에 관련되면 이미 내적으로 스스로 도덕적 순결을 잃어버리기 마련이다. 목사들은 소위 ‘7계’(간음하지 말라)라고 불리는 이런 일의 당사자가 되면 목사로서의 사역을 감당해 나가기는 쉽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성적 탈선의 당사자인 목사들은 이 일이 드러나게 되면 대개는 강하게 부인하거나, 부인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축소하고, 아니면 우발적으로 일어난 실수라고 몰아가기가 일쑤다. 보통 교회의 당회 내지 결정권이 있는 기구나 사람들은 목사의 편을 드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교회에 미칠 파장을 축소하기 위한 구실로 정확히 진상을 드러내지 않고 대충 무마하거나 축소해서 처리하려 한다는 것. 최근 한국 교회의 젊은이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며 목회했던 어느 목사의 경우도 성추행 문제가 불거졌을 때 정확한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채 사임으로 마무리됐다.

또한 교인과 교회가 받게 되는 상처도 치유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크다. 목사가 여직원이나 성도에게 성적인 폭력을 행사해 온 경우에는 피해자가 받는 상처는 의외로 깊을 수 있다. 피해자는 수치심, 죄 의식, 무력감, 분노 등으로 영적, 정서적으로 심한 내상을 입게 된다. 자기 교회 목사와 성적으로 연관돼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라는 낙인과 이에 대한 교인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럴 경우 대개 그 상대 교인은 교회를 떠나게 되고, 심지어 신앙을 버리게 되기도 한다.

해당 교회의 많은 성도들도 마찬가지다. 영적 지도자에 대한 기대가 깨어지면서 신자들의 영혼은 크게 상처를 받게 된다. 영적 리더십에 대한 신뢰와 존경의 마음이 식어지게 되고, 특히 신앙이 약한 자들은 이런 일로 넘어지게 되면서 교회에 등을 돌리게 될 수도 있다.

교인들의 상처뿐만 아니라 교회의 대사회적인 이미지도 엄청나게 실추된다. 복음사역은 큰 스캔들 즉 걸림돌에 걸려 막히게 되거나 실족하게 된다.

신 교수는 “사람들은 종교 지도자들인 목사들의 성적 비행과 탈선을 그렇게 너그럽게 봐주지 않는다. 목사를 자기 자신도 통제하지 못하면서 많은 회중들에게 설교를 일삼는 이중인격자로 취급할 수 있으며, 예배, 설교, 그리고 기독교 신앙이 별로 삶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무능력한 종교적인 것으로 냉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사회는 점점 기독교와 교회에게 기대하지 않게 된다. 반기독교적 시각을 가진 자들에게는 이런 일은 기독교를 폄하하고 비판할 수 있는 수 큰 호재로 삼아 떠들게 된다. 이런 점에서 목사의 추행은 기독교 복음 사역에 치명적인 스캔들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신 교수는 “목회자가 실수를 넘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에 빠져있는 자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이상, 적지 않는 교회는 이 범죄의 잠재적인 피해 대상인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며 “이제 교회는 비록 불편하더라도 이 문제에 대한 연구를 진작하고 그 연구에 따라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가야 한다.”고 제기했다.

기독교보 | 2012년 10월13일 이국희 기자 cookie022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