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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받는 교회

지역에서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뭐 있을까?_'지역공동체와 함꼐하는 교회 탐방' 후기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과 목회사회학연구소(소장: 조성돈)의 주관으로 <지역공동체와 함께하는 교회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말 그대로 지역공동체와 잘 협력하는 교회 또는 앞으로 교회들이 지역에서 할 수 있는 모델들을 찾아 둘러보는 탐방이었습니다.

자아~ 지금부터 이틀 동안의 뜨거운(더웠어요 ㅋㅋㅋ) 일정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0^ 



1. 마을에서 만들고, 마을을 위해 쓴다!_신수동 사회적 기업

신수동 주민센터의 최국모 주무관께서 신수동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특히 주거밀집 지역인 신수동의 특징을 살린 '커뮤니티비즈니스(주: 지역의 과제를 비즈니스 차원으로 해결하고 그 이익을 지역에 환원하는 것)'로서 '행복마을주식회사'를 만들게 되는 배경도 설명해주셨어요.

행복마을주식회사는 건물 옥상에 도시텃밭을 만들어 재배한 작물을 이용해 식당을 운영하거나, 2차 가공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었습니다. 주로 콩을 생산해서 음식을 만들거나, 두부 같은 것을을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마을만들기'를 하면서 여러 가지 고생도 많으셨지만, 굴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시는 최국모 주무관님의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고, 행복마을주식회사를 보며 교회가 사회적기업에 참여할 때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도 해보았습니다.  

<윤실이 생각!> 우리 교회 옥상도 제법 넓은데 도시텃밭을 꾸며보면 어떨까요? 교회 성도들 중에서 은퇴하신 분들을 모셔 고용을 창출하고 남은 이익을 장학사업이나 지역사업에 재투자하면 좋을 것 같아요 ^^




2. 진심은 반드시 통합니다!_염리동과 교회들

염리동은 신수동과 가깝지만 분위기는 또 달랐습니다. 염리동 주민자치위원장이 바로 아름다운교회 담임이신 홍성택 목사님이셨어요. 잠비아 선교사로 오랫동안 헌신하시고 귀국 후 교회를 개척하셨는데요. 주민자치위원회에 들어가셔서 진심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인정받아 위원장까지 되셨답니다.

공무원 분들도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너무 좋아해주시는 게 느껴졌어요. 또 홍성택 목사님은 이미 지역의 선배 목사님들이 계셔서 지역활동을 하기 편했다고 하시고, 선배 목사님들은 홍 목사님이 오셔서 지역과 가까워졌다고 서로 추켜세워 주는 모습도 보기 좋았답니다.

지역활동을 하시는 목사님들은 한결같이 교회가 사심없이 지역에서 봉사하면 지역주민들은 진심을 알아준다고 말씀하셨어요. 마음에 깊이 와닿는 이야기였습니다.

<윤실이 생각!> 오늘 당장 주민자치위원회를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교회 이름도 말하지 말고, 그냥 "저는 아무개인데요. 뭐 좀 도울 일이 없을까요?"라고 묻는거죠. 생각보다 지역 일을 돌보는 사람이 없다고 해요. 사심없이 봉사한다면 진심을 전해질거예요 ^^
 



3. 신협도 있고! 생협도 있고!_주민교회

20일(월) 오후에는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주민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주민교회는 오래 전부터 빈민운동, 민주화운동에 앞장 섰었는데요. 혜안(慧眼)을 가지고 신협과, 생협을 운영해왔다고 합니다.

원래 있던 교회건물을 허물어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센터를 짓고 있어서 지금은 상가건물에 교회가 위치해 있었는데요. 그마저도 도서관, 시민단체 사무실 등으로 함께 사용하고 있었어요. 건물을 없애는 것을 기념해서 잔치를 열었다고 하니 그 놀라운 상상력에 감복할 따름이었습니다.

이해학 담임목사님이 교회의 역사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셨고, 이어서 신협과 생협 담당자 분들께서도 아주 상세하게 잘 말씀해주시고 직접 안내도 해주셨답니다.

<윤실이 생각!> 당장 신협과 생협을 시작하지는 못해도, 여러 가지 협동사례를 만들면 어떨까요? 아주 공정하게 계 모임을 통해 서로 구휼한다든지, 최소한 교회 내에서는 공정무역 제품을 함께 공동구매해서 사용한다든지 말이지요. 또, 주민교회처럼 교회를 헐지는 못하더라도 교회공간을 다양하게 개방하는 것도 정말 필요해요 ^^




4. 웃으세요 치~즈!_임실치즈마을

21일(화)에는 전북 임실 치즈마을에 갔습니다. 가난했던 시골마을에 카톨릭 선교사인 지정환 신부님이 오셔서 치즈 만드는 것을 알려주셨다네요. 이것을 심상봉 원로목사님이 널리 보급하는데 앞장 서주셨다고 해요. 마을위원장님께서 "교회가 없었다면 마을도 없었다"고 하셨어요. 캬~ 이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임실치즈로 만든 맛있는 치즈돈가스를 먹고(무한리필 가능ㅋㅋㅋ) 마을위원장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치즈를 통해 필요한 만큼만 수익을 내고 다시 마을로 환원하는 모습이 감명 깊었습니다.

위원장님의 안내로 마을을 한바퀴 휘 둘러본 뒤, 드디어 전설(!)의 심상봉 원로목사님과 만남을 가졌어요. 수염을 길게 기르신 목사님은 시골 할아버지 같은 푸근한 모습이셨지만, 말씀 한 마디마다 여전히 기운이 넘치셨습니다. 

<윤실이 생각!> '교회가 없었다면 마을도 없었다'는 말이 가슴을 때립니다. 요즘은 교회가 욕도 먹고, 또는 아예 무관심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요. 아! 다시 듣고 싶습니다. 교회가 없는 우리 마을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



이틀 동안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후기를 쓰며 한 순간, 한 순간을 떠올리니 감회가 새롭네요. ^^ 인정하든 안 하든 간에, 교회는 이미 지역의 일원이고, 지역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많은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지역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을 받는 요즘, 교회가 지역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당연한 말을 넘어,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는 즐거운 이틀이었습니다.
   
탐방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평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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