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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받는 교회

[비전메시지] 교회의 사회참여(임성빈 공동대표)

교회의 사회 참여

 

임성빈 공동대표(장신대 기독교와문화 교수)

 

임성빈 공동대표(장신대 기독교와문화 교수)

예수님은 소위 종교적인 사안만을 가르치지 않으셨습니다. 돈과 권력, 이웃과 같은 주제로도 우리가 무엇을 선택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치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나라의 좋은 소식을 전하는 교회는 개인의 구원 뿐 아니라 사람들이 밭 붙이며 사는 세상의 질서에도 관심을 가집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기도하며, 이 땅에서 인간됨을 파괴하는 폭력과 질서에 대항해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질서를 퍼뜨립니다. 또한, 개인과 집단의 이기심을 폭로하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생명과 문화를 보호합니다. 이것이 바로 교회의 사회 참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세상의 질서를 지탱하는 권력을 상대하며, 하나님 나라의 질서라는 새로운 통치방식으로 세상의 힘을 재고합니다. 권력이 정당하게 형성되었는지, 권력은 잘 배분되고 있는지, 권력은 정의롭게 행사되고 있는지,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예언자적인 목소리를 냅니다. 그래서 교회는 불의하게 힘을 남용하거나 사람들을 고통에 몰아넣는 권력을 결코 간과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교회의 사회참여를 정권을 감시하는 것으로 축소해서는 안 됩니다. 교회의 사회참여는 거리로 나가 당파성을 띤 사람들과 연대하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오히려 사회 참여의 주된 방식은 하나님 나라의 시각에서 세상의 힘을 재편하는 신앙인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정치적인 입장을 떠나 신앙인들에게 사회 참여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가치 판단의 궁극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신앙인들로 하여금 권력을 형성하고 배분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하는 것입니다. 권력을 행사하는 신앙인에게는 세상의 불의와 모순을 보게 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게 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사회참여의 토대는, 만유의 구주되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과 하나님 나라의 완전한 임함에 대한 기대에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신앙인들의 주로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정사와 권세를 포함해 만물을 다스리시는 주님으로 고백합니다. 또한 우리는 하나님 나라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인간의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신앙인들은 기독교 신앙을 개인적이고 사사로운 것으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활동과 힘을 재편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개인적인 신앙과 분리하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는 개혁교회가 하나님의 계약사상을 강조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계약의 영역과 범위가 온 우주에 미친다는 하나님의 주권사상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학은 우리에게도 책임을 부과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을 이 땅에 실현할 행위자인 청지기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창조 때부터 부여된 ‘생육하여 다스리고 번성하라’는 문화명령(창1:28)의 수행자입니다. 그러므로 신앙인들은 우리의 책임영역이 우주 전체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신앙인에게 신앙이 성숙해진다는 것은 우주 관리에 대한 무한 책임의식을 확실히 지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이 세상을 신격화하거나 아니면 악마화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오히려 신앙인으로 하여금 신앙의 눈으로 인간의 죄로 인해 발생한 사회 전반의 총체적이고 구조적인 모순을 드러내게 하고, 하나님 나라의 자유와 정의를 구현하게 합니다. 신앙인들은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커질수록, 보다 적극적으로 권력을 형성하고 행사하는 과정에 참여할 것입니다. 이러한 사회 참여를 통해 하나님의 만유의 주되심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됩니다. 한국교회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신앙을 가지고 사회 참여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해야 합니다.

 

* 본 글은 기윤실 열매소식지 9~10월호 비전메시지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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