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직한 그리스도인

[표절과 한국교회 포럼] 진리는 사되 팔지는 말며(남형두 교수) 발제 요약

[표절과 한국교회 포럼] 남형두 교수 기조발제 요약 


 진리는 사되 팔지는 말며


정리 _ 박제민 팀장

 

* 이 글은 지난 8월 27일(목),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열린 <표절과 한국교회 포럼> 기조발제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표절과 한국교회 포럼> 자료집은 기윤실 홈페이지 (www.cemk.org)에서 내려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잇단 설교 및 신학서적 표절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표절 문제에 대한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청어람ARMC는 지난 8월 27일(목) 오후 7시,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표절과 한국교회>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포럼에서는 남형두 교수(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가 ‘신학의 학문적 보편성과 종교저작물로서의 특수성’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진행했습니다.


남형두 교수는 지적재산권을 전공한 표절 분야의 전문가입니다. 남 교수가 쓴 <표절론>이란 책은 이번 표절 논란 중에서도 표절 의혹을 제기하는 측이나 이를 해명하는 측에서 모두 참고 및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남 교수는 최근의 논란에 대해서 일부러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자칫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데요. 남 교수는 발제를 시작하기 전에 "일단 손에 든 돌을 내려놓자"면서 지난친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한국 교회의 표절을 지켜보자고 당부했습니다.


우선 남 교수는 저작권법과 표절을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남 교수는 저작권법의 목적과 정의에서 볼 수 있듯이 저작권법은 단순히 저작권자들의 보호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 발전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공표된 저작물은 보도와 비평, 교육과 연구 등을 위해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얼마든지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인용하는 경우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경우를 표절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저작권법 제1조(목적) 이 법은 저작자의 권리와 이에 인접하는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남 교수는 저작권법에 저촉되는 경우 민형사 책임을 지지만, 표절로 증명되는 경우 대다수 민형사 책임보다는 윤리적 책임을 지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피표절자의 동의가 표절하는 이들의 면책 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모 목사의 경우, 표절 시비가 불거지자 자신의 스승인 교수가 연구논문의 내용을 참고하는 것을 허락했다고 주장했지만 표절 당한 사람의 용서나 허락이 표절을 한 사람의 표절을 면책시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남 교수는 1990년대 초반 있었던 미국 연방법원의 '포크너 박사 판결' 일화를 얘기했습니다. 지도 교수가 제자에게 "내 논문을 가져다 학위 논문 작성에 쓰라"고 허락해서 제자가 이를 그대로 가져다 썼지만 결국 그 논문은 심의 과정에서 표절로 판명됐고, 제자는 박사학위를 받지 못했는데요. 이에 불복한 제자가 소송을 걸었지만, 미국 연방법원은 표절당한 사람의 용서가 표절 책임을 면제해 준다면, 겨울철 하얀 눈밭에 아버지 발자국만 따라가는 아들은 그 주제에 대해 연구하려는 노력도 없이 아버지의 연구물을 복제할 것이라면서 표절 책임은 저자 동의로도 면책할 수 없다고 명확히 판결했다는 것입니다.


또 저자가 서문에 '누구의 도움을 받았다', '누구에게 힘입은 바 크다' 등의 문장으로 출처 표기를 대신한 경우도 있는데요. 남 교수는 이러한 포괄적인 출처 표시는 제대로 된 출처 표시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남 교수는 이를 '학은형(學恩型) 표절‘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아무리 원작자가 표절을 허락했다 하더라도 정직하게 글을 쓰는 학계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표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는 ‘일반 지식’인 경우 출처 표기를 달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논문에 ‘1+1=2’라는 내용이 있는데 그것을 그대로 인용할 경우 구태여 출처 표기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표절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무조건 표절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남 교수는 표절을 ‘전형적 표절’과 ‘비전형적 표절’로 나눴는데요. 전형적 표절의 경우 해당 분야의 일반지식이 아닌 타인의 저작물 또는 아이디어를 적절한 출처 표시 없이 자기 것인 양 부당하게 사용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비전형적 표절은 ‘전형적 표절’이 아닌 경우로 출처표시를 제대로 했더라도 정당한 범위를 벗어나 인용한 경우와 자기표절, 중복게재, 부당한 저자 표시 등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 교수는 교회법과 세상법이 충돌하는 경우 교회는 더욱 저작권 및 표절 여부를 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에 목적이 있더라도 저작권 및 표절과 충돌해서는 안 되며 이를 벗어나는 경우 기독교의 본질은 훼손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리는 사되, 팔지는 말아야 한다’는 잠언(23:23)의 말씀처럼 학자들이 저작권 및 표절과 관련해서 권리와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OnAir 기윤실"을 구독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