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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청년이 희망이다

너는 왜 운동을 하니?..


2005. 10. 24


평화운동으로 본 시민운동   

 

 

김성호(NGO아카데미 수강생,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  

 

 

기윤실 NGO 아카데미를 들으러 토요일 아침, 나는 일어나기 싫은 마음을 다잡고 전철을 타고 기윤실 사무실로 갔다. 오늘이 벌써 세 번째 시간이다. 강의를 듣고 새삼 느꼈지만 이곳을 알게 되고 참여하게 된 것이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  

오늘은 임영신 평화활동가께서 오셔서 좋은 강의를 해주셨다. 기윤실, 참여연대, 녹색연합, 아름다운가게 간사 역임, 현 이라크 평화네트워크 활동가 등과 같이 화려한 전적이 있으셔서인지 오늘 강의는 지난번 강의와 다르게 매우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강의였다.

시민운동가로서 그동안 일했던 삶과 운동가의 삶 속에 있어야할 고민의 시간들을 가졌던 활동가님의 나눔들이 아직 초보자인 나에게 커다란 가르침을 주었다.

강의 가운데 먼저 시민운동가로서 마음의 동기를 물으셨다. 언제나 그렇듯이 처음 운동가들의 마음은 누구나 사명과 헌신을 가지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것이 자신의 야망과 관성으로 일하게 되기 쉽다.

한참 일을 하다가 친구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넌 왜 운동을 하니~”라고 물었더니 그 친구는 “관성이지~”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한 나눔 가운데 다시 한번 내가 왜 이 운동을 하는지, 과연 나의 야망과 욕망 때문에 하는 것인지, 계속하고 하고 있으니까 그냥 하고 있는 것인지, 심각하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사명과 헌신의 첫 마음을 가지고 있는 내게 계속적으로 질문하고 고민해야 할 중요한 문제였다.

또한 강의를 들으면서 ‘나의 운동론은 무엇인가?’란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하게 되었다. 단지 세상의 운동들과 같은 mind로 나갈 것인가. 시민운동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운동론을 더 확고히 정립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민운동을 하면서 시민이 빠진 운동을 하기 쉽고 누구와 함께 하는 운동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시민운동은 상전 운동가, 전문가들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어려운 상류층의 운동이 되면 안된다.

이라크를 갔을 때 각 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큰 목적을 갖고 온 것이 아니라 그저 단순하게 여행온다는 생각으로 왔다고 한다. 그 중에는 모델, 선생, 주부, 학생 등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과연 미군이 버티고 있는 이라크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그것은 세발의 피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본다면 그것은 별 도움이 안된다. 그리고 그들에게 왜 이런 무모한 일을 하느냐고 물을 것이다.

나는 강의를 들으면서 그 대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진실, 진리를 위해서, 그것이 옳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라고 말이다. 내가 하는 운동은 가시적이고 눈에 보이는 운동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보이지 않는 영적인 운동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미군의 권력이 우리보다는 세지만 우리의 권세가 그들보다 약한 것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진실의 권세, 정의의 권세, 선한것의 권세, 이것은 보이지 않지만 운동에 있어 엄청난 힘이 있다고 난 믿는다.

이라크에 있으면서 어떤 한 신부님이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한다. “이 땅에 전쟁이 계속 멈추지 않고 일어나는 이유를 아십니까?”다양한 대답들이 나왔을 것이다. 신부의 대답은 내 마음에 실제적인 대답으로 다가왔다. “전쟁을 하는 자들은 그 전쟁을 위해서 무기를 팔고, 훈련을 하고, 심지어 나가서 죽기까지 하는데, 평화를 원하는 자들은 평화를 위해 모금을 하는 것도, 나가는 것도, 경우에 따라 죽는 것도 꺼려하기 때문입니다.”

실제적인 헌신과 희생을 꺼려하고 두려워하며 귀찮아하는 이상 이 땅의 전쟁은 계속 될 것이다. “내가 하지 않으면 돌들이 외치리라.”라고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를 사용하셔서 외치신다는 것이 얼마나 큰 영광인가.“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해 죽은 것처럼 우리도 형제를 위해 죽는 것이 마땅함이라”이 진리를 붙잡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 삶을 위해 내가 버려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운동과 단체가 있어야 한다고 제시하셨다. 항상 과거의 것에만 머물러 있으면 안된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새롭게 생겨나는 문제와 과제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과연 나에게 주신 운동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며, 이 시간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에 쓰여질 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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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실 NGO아카데미 3주차 강의가 지난 22일 토요일에 진행되었습니다. 3주차 강사로는 임영신 평화활동가께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이와 관련된 수강생의 3주차 소감문을 아래 올립니다. 

 

* 임영신 : 평화활동가, 기윤실 간사 역임.